리그 개막 후 3경기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두 팀이 만났다.

지동원(25)과 구자철(27)이 동시에 선발 출전한 아우크스부르크가 22일 오전 3시(이하 한국 시각)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분데스리가 4라운드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양 팀 모두 승리가 절실했지만, 아쉬운 결정력과 경기력으로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져야 했다. 

홈팀 레버쿠젠은 경기 초반부터 아우크스부르크를 강하게 몰아쳤다. 주로 왼쪽 측면을 활용하며, 최전방에 있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28, 멕시코)의 결정력을 믿었다. 전반 22분 하칸 칼하노글루(22, 독일)의 코너킥을 케빈 폴란트(24, 독일)가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28분에는 아우크스부르크 진영에서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폴란트가 올려준 크로스를 에르난데스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일차적으로 레버쿠젠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집중했고, 한 번의 역습을 노렸다. 특히, 눈에 띈 것은 지동원이었다. 과거와는 달리 자신감이 넘쳐흘렀고, 과감한 드리블 돌파와 슈팅을 선보였다.

지동원은 전반 18분 왼쪽 측면에서 순간적으로 상대 수비 한 명을 제쳐내는 드리블 돌파를 선보였고, 크로스까지 연결했지만 도움 수비를 들어온 라스 벤더(27, 독일)의 태클에 걸렸다. 32분에는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쳐낸 뒤 중앙으로 파고들며 슈팅을 시도했으나 베른트 레노(24, 독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것이 아우크스부르크가 전반에 기록한 유일한 유효 슈팅이자 가장 위협적인 공격 장면이었다.

전반 42분 레버쿠젠은 득점이나 다름없는 기회를 맞이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페널티박스 안에서 폴란트가 수비의 방해를 받지 않았던 차를레스 아랑기스(27, 칠레)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이 허공을 가르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결국, 전반전은 지루한 공방전 끝에 0-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레버쿠젠은 최전방에 있는 에르난데스를 중심으로 몇 차례 득점기회를 맞이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반면, 아우크스부르크는 지동원의 개인 능력에 의한 유효슈팅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슈팅을 기록하지 못하며 후반을 기약했다.

    22일 오전 3시(이하 한국 시각)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분데스리가 4라운드 레버쿠젠과 아우크스부르크의 경기에서 키슬링(레버쿠젠)의 헤딩슛을 마빈 히츠(아우크스부르크) 골키퍼가 막아내고 있다.

22일 오전 3시(이하 한국 시각)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분데스리가 4라운드 레버쿠젠과 아우크스부르크의 경기에서 키슬링(레버쿠젠)의 헤딩슛을 마빈 히츠(아우크스부르크) 골키퍼가 막아내고 있다. ⓒ 아우크스부르크 공식 홈페이지


마빈 히츠의 맹활약에 힘입은 무승부

아우크스부르크는 후반 시작 직전 몸에 이상을 느낀 구자철을 빼고 필립 막스(22, 독일)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반면, 레버쿠젠은 별다른 변화 없이 후반전을 맞이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레버쿠젠은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특히 케빈 캄플(25, 독일)이 적극적으로 오른쪽 측면을 공략했고, 에르난데스가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며 기회를 잡으려 했다. 다만, 마빈 히츠(29, 스위스) 골키퍼의 선방과 부족한 결정력에 득점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레버쿠젠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에르난데스가 강력한 슈팅을 시도하며 아우크스부르크의 골망을 노렸으나 히츠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10분에는 다소 먼 거리에서 시도한 칼하노글루의 무회전 프리킥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완전히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레버쿠젠의 적극적인 공세에 최전방 공격수까지 내려와 있으면서 수비에 힘을 보탰다. 후반 중반까지 아우크스부르크는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하면서, 답답한 경기 흐름을 이어갔다. 그나마 지동원이 후반 22분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쳐내는 드리블 돌파를 통해 기회를 만들어보려 했지만, 받쳐주는 선수가 없었다.

레버쿠젠은 후반 19분 에르난데스와 칼하노글루를 빼고, 슈테판 키슬링(32, 독일)과 율리안 브란트(20, 독일)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그리고 후반 25분 레버쿠젠에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키슬링의 로빙 패스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파고든 폴란트에게 연결되는 과정에서 제프리 하우레우(25, 네덜란드)가 반칙을 범했고,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런데 키커로 나선 아랑기스가 페널티킥을 관중석으로 차내며 기회를 날려버렸다.

레버쿠젠은 완벽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마음이 급해졌다. 후반 26분 브란트가 아우크스부르크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순간적으로 무너뜨리며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 옆을 살짝 벗어났다. 경기 막판에도 브란트가 페널티박스 우측 부근에서 짧게 올린 크로스를 키슬링이 강력한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히츠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결국, 득점에 실패한 홈팀 레버쿠젠은 아우크스부르크와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22일 오전 3시(이하 한국 시각)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분데스리가 4라운드 레버쿠젠과 아우크스부르크의 경기에서 지동원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2일 오전 3시(이하 한국 시각)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분데스리가 4라운드 레버쿠젠과 아우크스부르크의 경기에서 지동원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아우크스부르크 공식 홈페이지


'자신감 상승' 지동원, 이제 득점이 필요하다

홈팀 레버쿠젠은 경기를 주도했지만, 결정력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많은 공격을 시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득점을 해줄 수 있는 선수의 부재가 뼈아팠다. 경기 내내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졌고, 양 팀 모두 만족할 수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최근 울리 슈틸리케(61, 독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큰 신뢰를 받는 지동원이 자신감을 회복한 모습을 보인 것은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지동원은 이날 왼쪽 측면 미드필드로 선발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드리블 돌파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고, 과감한 슈팅까지 이어진 장면은 과거 몸 상태가 좋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다만, 아우크스부르크가 워낙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택하면서 많은 공격 시도를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구자철은 레버쿠젠과 인연이 깊은 선수다. 그는 2012년 2월 19일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터뜨렸고, 2015년 4월 11일에는 마인츠 소속으로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만 멀티골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시즌 레버쿠젠과의 홈경기에서는 분데스리가 진출 이후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좋은 추억을 이어 간 바 있다.

이번 시즌 레버쿠젠과의 첫 맞대결이었던 이날 경기 역시 평소보다 큰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구자철은 오른쪽 측면 미드필드로 선발 출전해 전반 45분간 뛰었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후반 시작 직전 교체됐다. 구자철의 부상으로 인한 교체였지만, 지동원과는 달리 공격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다행히 구자철의 부상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몸 상태가 좋은 시기에 잦은 부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경험이 많은 만큼 몸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대체로 좋지 못한 시즌 출발을 보였다. 박주호(29, 도르트문트)와 김진수(24, 호펜하임)는 후보 명단에 포함되는 것조차 힘겨워 보이고, 매 경기 선발 출장 중이던 구자철은 또다시 부상을 당했다. 지동원 역시 이날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리그 경기에서 골 맛을 본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러나 시즌은 이제 막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 선수들이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자신의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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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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