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돌아온 <슈퍼스타K 2016>

새롭게 돌아온 <슈퍼스타K 2016> ⓒ CJ E&M


국내 최장수 오디션프로그램인 엠넷 <슈퍼스타K>가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왔지만, 시청자의 반응은 미지근하기만 하다. 지난 22일 방영된 1회 시청률은 2.9%(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에 그쳤고, 지난 일곱 번의 시즌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낚시성 편집' 또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제작진은 <슈퍼스타K 2016>으로 이름을 바꾸고, 총 7명의 심사위원을 섭외하는 등 나름대로 변화를 꾀했지만, 참가자들의 학교와 직업, 그리고 부모님의 직업 등을 강조해서 보여주는 불필요한 장면으로 그 의미를 퇴색시켰다.

특히, 한 참가자의 아버지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 부사장이란 사실에 일곱 명의 심사위원이 탄성을 내지르는 장면은 이 프로그램이 노래경연대회인지 아니면 금수저 대회인지 헷갈리게 만들 정도였다.

또 다른 참가자의 부모가 해외 유명 대학 교수라는 사실을 밝히며 보여준 심사위원들의 반응 역시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부모의 직업과 참가자의 실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화제를 모으기 위해 굳이 이런 정보를 조사하고, 방송에서 반복해서 보여준다.

 <슈퍼스타K 2016>은 참가자들의 스펙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슈퍼스타K 2016>은 참가자들의 스펙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 CJ E&M


과거 <슈퍼스타K 4>에 출연했던 로이킴이 '엄친아' 이미지를 앞세워 승승장구, 우승까지 차지했던 사실을 떠올려 본다면, 제작진의 이러한 참가자들의 스펙 나열이 결국엔 '이슈 만들기'에 다름 아님을 짐작해볼 수 있다.

이날 방송 역시, 의대 출신의 밴드 보컬, 하버드 출신 참가자, 버클리 음대 출신 참가자 등이 노래와는 무관하게 주목받았다. 본격적인 경연을 펼치기에 앞서 스펙검증으로 기대감을 불러 모으는 건, 그렇지 못한 참가자들에게 있어 불공평한 처사로 느껴질 수도 있다.

역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인 도전자의 스토리를 부각하는 이른바 '사연 팔이'도 마찬가지다. 정정당당하게 노래로 승부를 겨뤄야 할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스펙과 사연을 앞세워 참가자들의 캐릭터를 만들거나 이미지를 구축하는 <슈스케>의 오래된 전략은 이제 원점에서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신청서에 부모의 직업을 적고, 출신 대학을 기재하는 게 과연 정당한 절차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것이 참가자에 대한 이해를 돕고, 방송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한 부득이한 선택이라면, 그건 방송 외적인 영역에서 최소한의 정보로서 다루어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 스펙을 하나하나 나열하고 환호성을 지르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건, <슈퍼스타K>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 대체 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를 물어 보아야 하나.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saintpcw.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슈퍼스타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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