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1일. 경기도 일산 SBS 탄현제작센터 <질투의 화신> 기자간담회. 공효진, 조정석, 고경표.

21일 경기도 일산 SBS 탄현제작센터에서 열린 <질투의 화신> 기자간담회에 앞서 배우 조정석, 공효진, 고경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BS


시동은 일찌감치 걸려있었다. 마초 기자와 생계형 기상캐스터의 질투 어린 로맨스를 그린 <질투의 화신>은 현실적인 스토리와 기상천외한 반전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단단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던 경쟁작 <더블유>에 밀려 아쉬운 2인자에 머물렀던 <질투의 화신>. <더블유>가 떠난 자리, <질투의 화신>은 새로운 경쟁작들을 뛰어넘고 새로운 수목극의 강자로 우뚝 섰다. 지난 21일 방송된 9회가 12.3%(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첫 맞대결 직전인 2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SBS 탄현제작센터에서 열린 <질투의 화신> 기자간담회에서 보인 배우들의 자신감에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공효진·조정석 "이렇게 뜨거운 반응 처음" 

 2016년 9월 21일. 경기도 일산 SBS 탄현제작센터 <질투의 화신> 기자간담회. 공효진, 조정석, 고경표.

공효진은 “그동안 여러 드라마를 했지만, 주위 친구들의 이렇게 열렬한 반응은 처음이었다”면서 작품에 대한 뜨거운 호응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 SBS




공효진은 "그동안 여러 드라마를 했지만, 주위 친구들의 이렇게 열렬한 반응은 처음이었다"면서 "댓글 반응 등을 보면 호평이 많더라, 확실히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조정석도 "(너무 연락이 많이 와서) 방송 때 핸드폰을 꺼둔 건 처음이었다"면서 남다른 반응을 체감하고 있음을 전했다.

조정석은 극 중 유방암 1기 판정을 받은 마초 기자로 분했다. 그는 화제가 된 유방암 검사 장면을 언급하며 "실제 유방암 검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너무 아파서 그때 자신의 표정이나 느낌은 연기가 아니었다고. 실제 유방암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남자분들이 있으므로 코믹한 표현이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자신은 "화신의 입장을 대변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너무 진지하게 연기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 같다는 이유라고.

그런 이유 때문일까? 유방암에 걸린 상 마초 이화신의 투병기는 슬프고 무겁기보다 유쾌하고 웃기다. 화신의 가슴을 만지작대는 표나리(공효진)이나, 여성 병동에 입원한 그의 모습, 특히 수술 후 보정 속옷을 입은 그를 보며 "변태"라며 그를 두들겨 패는 어머니(박정수 분)의 모습 등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웃프다'는 단어를 표현하는 데 이보다 알맞은 장면이 또 있을까 싶다.

웃음 참지 못해 NG 많이 난다 

 2016년 9월 21일. 경기도 일산 SBS 탄현제작센터 <질투의 화신> 기자간담회. 공효진, 조정석, 고경표.

조정석은 극 중 유방암에 걸린 마초 기자 이화신으로 분했다. ⓒ SBS




코믹한 장면들은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드는 요소인 한편, 웃음을 참지 못해 NG를 쏟아내게 하기도 한다. 특히 웃음이 많기로 소문난 배우 공효진은 "화신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쌍코피 흘리는 장면은 웃음 참기가 너무 힘들었다"면서 "매일 웃음을 참느라 힘들다, 감독님도 NG인지, 연기인지, NG를 연기로 승화한 건지 헷갈려 물으실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조정석은 "작가님이 대본을 너무 재밌게 잘 써주시는 것도 있지만, 배우들 모두가 코미디가 뭔지 아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모두 웃음 포인트도 비슷해 자신의 경우에는 웃음을 참는 모습이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 얻어걸린 장면도 있다고 고백했다.

공효진은 <파스타>에 이어 서숙향 작가와 두 번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는 "독자의 입장에서 대본을 보는데, 너무 재미있다"고 이야기하며, "매회 레전드를 갱신하는 기분이다, <파스타>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 선택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는데, 안 했으면 어쩔 뻔했지 싶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뒤에 등장할 이야기를 듣고 무릎을 칠 정도로 놀라웠다, 매회 모두가 만족하면서 연기하고 있다, 여러 작품을 해봤지만 이런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자랑했다.

우려 불식 시킨 고경표의 반전

 2016년 9월 21일. 경기도 일산 SBS 탄현제작센터 <질투의 화신> 기자간담회. 공효진, 조정석, 고경표.

나이와 맞지 않는 역할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여심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배우 고경표. ⓒ SBS




첫 방송을 앞두고 사실 가장 많은 우려를 모았던 캐릭터는 고경표였다. 그의 능청스러운 연기야 전작 <응답하라 1988>이나 <SNL 코리아>에서 익히 봐왔지만, 극 중 38살로 설정된 고정원을 연기하기에 그는 너무 젊었기 때문이다. 짧은 하이라이트 영상으로는 조정석의 친구이자 재벌 3세로 설정된 그의 모습이 어딘지 겉도는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품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따뜻함으로 표나리의 지난 흑역사를 "그동안 수고했다"며 보듬어주고, 모든 걸 가졌음에도 표나리의 사랑을 구걸하는 그의 모습은 여성 시청자들의 환심을 사는 데 성공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느끼기 전까지, 그 역시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고정원의 80%는 선배님들이 만들어주신 것"이라면서 "리액션이 좋아야 진짜 좋은 연기라고들 하는데, 선배님들이 잘 받아주시니 위화감 없이 잘 된 것 같다, 두 선배님 덕분에 촬영장에서 예쁨 받고 있다, 시청자분들도 예쁘게 봐주셨다면 감사한 일"이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질투의 화신>은 수목극 1인자 자리 계속 지킬까

 2016년 9월 21일. 경기도 일산 SBS 탄현제작센터 <질투의 화신> 기자간담회. 공효진, 조정석, 고경표.

<더블유>가 떠난 자리. <질투의 화신>은 새로운 수목극의 1인자가 될 수 있을까? ⓒ SBS




작품에 대한 뜨거운 반응과 쏟아지는 호평. 그리고 웃음이 가득 차다 못해 넘쳐흐르는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까지. <질투의 화신>은 수목극의 1인자가 될 모든 요소를 갖춘 셈이다. 첫 전면전을 앞두고, '드라마 흥행 불패 신화'의 주인공 공효진의 각오도 남다르지 않을까? <더블유>의 시청 층을 유입하는 건 이상적인 결과지만, 이미 1/3이 지나온 드라마에 중간 유입되기보다 새로 시작하는 두 드라마로 채널을 돌리는 일이 더 쉽다.

하지만 공효진은 "<개그콘서트>보다 재미있다는 반응도 있더라"면서 "드라마는 입소문이 중요한데, 워낙 재미있다는 이야기도 많고 요즘은 재방송도 많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조정석과 고경표도 공효진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앞으로 더 재미있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질투의 화신>은 24부작이다. 지난 8회까지가 화신이 표나리를 향한 마음을 깨닫는 1막이었다면, 이제 시작될 2막은 본격 '양다리 로맨스'다. 질투로 활활 타오를 두 남자와 두 남자를 두고 저울질을 시작하는 표나리의 간 보기가 극의 재미를 더할 예정. 공효진은 기대와 함께 우려도 털어놨다. 나리의 양다리가 과연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고민이라는 것이다. 그는 16회 이후 펼쳐질 3막은 새로운 이야기와 함께 세 남녀의 감정의 폭풍이 휘몰아치게 된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비록 2인자였지만, <질투의 화신>은 지난 8회, 1막을 지나며 엔진을 뜨겁게 달구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2막 시작과 동시에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질투의 화신>은 질주를 시작했다. '드라마 무패 신화' 공효진의 역사는 계속될지, 앞으로 조정석과 고경표는 또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얼마나 더 설레게 할지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질투의 화신 공효진 조정석 고경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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