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용희 감독

SK 김용희 감독 ⓒ SK 와이번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5할 승률을 기록하며 4위가 유력해 보였던 SK 와이번스의 가을야구 가능성이 사실상 희미해진 상황이다. SK는 지난 18일 NC 다이노스와의 문학 경기에서 7:13으로 대패해 8연패의 늪에 빠져있다.

9월 3일 마산 NC전부터 9일 넥센전 까지 6연승을 내달리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큼 다가서는 듯했지만 1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8경기에서 내리 진 SK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2000년대 중후반 'SK 왕조'를 연상시키는 붉은색 상의의 '가을 DNA' 유니폼을 착용한 채 경기에 임했지만 1승도 건지지 못했다.

4위 LG 트윈스와는 5경기차, 5위 KIA 타이거즈와는 3.5경기 차로 벌어진 6위 SK는 7위 롯데에 1.5경기차로 쫓기는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SK의 잔여 경기는 KBO리그의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6경기에 불과하다.

현재 65승 73패 0.471의 승률에 승패 차 -8을 기록 중인 SK가 잔여 경기 6경기에서 전승을 해도 5할 승률은 맞출 수 없고 포스트시즌 자력 진출은 불가능하다. 정규 시즌 잔여 일정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가장 유리하다고 평가받던 SK가 아무도 예상치 못한 8연패로 인해 도리어 잔여 경기 수에 발목을 잡힌 셈이 되고 말았다.

 9/22 기준 SK 팀 타격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9/22 기준 SK 팀 타격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올시즌 SK의 팀 기록을 살펴보면 결코 나쁘지 않다. 팀 타율은 0.292로 4위, OPS(출루율+장타율)는 0.813로 공동 3위다. 무엇보다 174개로 팀 홈런은 1위를 질주했다. 타고투저 추세에 부합되는 팀 컬러를 갖추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은 4.95로 4위다. 김광현(상세기록 보기)-켈리라는 확실한 원투 펀치에 박희수라는 마무리 카드도 갖추고 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속설에 따른다 해도 SK의 마운드는 타 팀에 비해 처지지 않는다.

하지만 팀 타율 4위, 팀 홈런 1위, 팀 평균자책점 4위의 SK의 현재 순위는 6위다. 팀이 갖춘 전력을 온전히 성적으로 이끌어내는 운용 능력이 현 사령탑에 부족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2014시즌 종료 후 이만수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SK 김용희 감독은 '시스템 야구'를 표방했다. 그는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에서 감독을 맡은 바 있으며 SK에서는 퓨처스 감독과 육성 총괄을 역임했다. 현역 감독으로서는 긴 공백이 있었지만 지도자 경력과 야구관에 있어서는 남부럽지 않은 김용희 감독이 자신이 역설한 시스템을 SK에 안착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김용희 감독은 팀 내 중요 보직 및 포지션을 확정짓지 못했다. 마무리 투수의 앞을 지키는 셋업맨은 여전히 미정이다. 좌완 마무리 박희수의 앞에서 우완 박정배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평균자책점 5.40, 11홀드에 그쳤다. 어깨 부상 이후 재활을 거쳤으나 구위가 예전만 못했다.

 SK 채병용

SK 채병용 ⓒ SK 와이번스


채병용(상세기록 보기)의 쓰임새도 불명확하다.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67경기에 등판해 무려 82.1이닝을 던지며 6승 2패 2세이브 9홀드를 기록하고 있지만 9월 평균자책점은 6.57로 치솟았다.

롱 릴리프에 가까운 마당쇠 역할에 결국 한계를 노출하고 만 것이다. 채병용을 셋업맨으로 고정해 등판 경기와 소화 이닝을 관리했다면 후반기 승부처에서 속절없이 무너지는 일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주전 유격수 고메즈(상세기록 보기)도 실망스러웠다. 실책이 리그에서 가장 많은 24개이다. 무엇보다 수비가 우선되어야 할 유격수 자리에 수비력이 검증되지 않은 외국인 선수를 선택한 것부터 잘못된 것 아닌가 하는 때늦은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고메즈는 21홈런을 기록했지만 타율은 0.285, OPS는 0.825에 불과해 방망이도 타 팀 외국인 타자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고 보긴 어렵다. 고메즈의 재계약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 SK는 주전 유격수 물색을 원점부터 다시 출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K가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불펜 필승조와 센터라인 유격수부터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했다. 하지만 시즌 종료까지 6경기 남은 현 시점에서 돌이켜 볼 때, 김용희 감독은 자신이 천명한 시스템 야구를 지난 2년의 임기 동안 온전히 이식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정규 시즌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SK의 최종 순위와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 그리고 김용희 감독의 향후 거취까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제 남은 방법은 잔여 6경기 전승 뿐이다. (관련 기사: SK의 김광현 불펜 활용, 득일까 독일까 )

[기록 출처: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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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필진, 편집: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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