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SBS의 15년 된 장수 프로그램 <TV동물농장>의 녹화가 있었다. 그 녹화 현장을 <오마이스타>에서 잠시 동행했다.

지난 18일 SBS의 15년 된 장수 프로그램 778회(28일 방송분) 녹화가 있었다. 그 녹화 현장을 <오마이스타>에서 잠시 동행했다. 신동엽·정선희·김생민 MC가 세트 위에서 녹화를 진행 중이다.ⓒ 유지영


8월 18일 <TV동물농장> 녹화 30분 전. 아직 불이 켜지지 않은 SBS 목동 스튜디오. 제일 먼저 스튜디오에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이덕건 <TV동물농장> 메인 피디였다. 이 피디는 세트에 배치된 동물 인형들의 각도를 매만진다. 그는 2008년 <동물농장>에 합류해 8년째 <동물농장>을 이끌고 있다. 그가 나가고 스태프들이 들어온다. 몸보다 더 큰 카메라를 이끌고 스튜디오로 들어와 카메라 각도를 맞추고 대기한다.

이어 <동물농장> 녹화를 위한 불이 켜지고 엠시들이 하나씩 <동물농장> 세트 위로 올라와 카메라에 얼굴색을 맞춘다. 촬영이 시작된다. 이날 녹화에는 신동엽·정선희·김생민 엠시가 함께 했다. 그리고 오래되고 익숙한 신동엽의 그 한 마디.

"일요일 아침의 확실한 선택, <동물농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동물농장> 녹화가 시작됐다. 세 명이 10여 분간 꽁트를 이어간다. 재촬영은 있지만 NG는 없다.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말이 섞일 법도 한데 이들은 단 한 번의 NG도 없이 한 호흡으로 녹화를 마무리했다. 생각해보면 이 프로그램을 1회(2001.05.01)부터 함께 해온 신동엽과 정선희 그리고 그 다음회부터 출연한 김생민까지 그들이 <동물농장>에서 서로 호흡을 맞춘 지 15년이 됐다.

<동물농장> 녹화 시작 전 <동물농장> 대기실을 방문해 이들에게 <동물농장>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이들은 '장수 프로그램' <동물농장>의 '장수MC'들이고 누구보다 열렬한 <동물농장>의 시청자이기도 하다.

신동엽은 방송을 쉴 때에도 <동물농장> 하나만큼은 놓지 않았고 정선희는 잠시 방송을 쉬다가 <동물농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동물농장> 진행과 내레이션을 함께 맡고 있는 김생민은 "내가 아직 이 현장에서 막내라는 것이 행복하다"라며 웃었다.

어느새 15년... '동물농장 아저씨' 신동엽에게 <동물농장>은

 SBS < TV동물농장 > 캡쳐화면

SBS < TV동물농장 > 진행자 3명(신동엽·정선희·김생민)을 대기실에서 만났다. 이날 장예원 아나운서는 녹화에 참석하지 못했다.ⓒ SBS


일명 '동물농장 아저씨'로 불리는 신동엽은 <동물농장>을 '가족'에 비유했다. 신동엽은 "사실 의도적으로 방송을 1년 정도 쉬었는데 유일하게 <동물농장> 이거 하나만은 계속 했다"면서 "다른 사람이랑은 싸우면 헤어지거나 안 만나지 않나, 그런데 가족하고는 죽을 때까지 봐야 한다, 나에게 <동물농장>은 그런 프로그램이다"라며 웃었다. 신동엽은 "유재석에게 <런닝맨>이 있고 송해에게 <전국노래자랑>이 있다면 나에게는 <동물농장>이 있다"고 했다.

"제가 <동물농장>이 아니었으면 미취학 아동들과 초등학생들에게 어떻게 그런 환대를 받을 거며 사진을 같이 찍을 거며…. (웃음) 어렸을 때 일요일 아침 눈을 뜨면 무조건 봐야 하는 프로그램이 <한 지붕 세 가족>과 <은하철도999>였어요.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면 으레 밥을 먹는 것처럼 온국민이 그 드라마를 봤습니다. 지금 많은 분들이 일요일 아침에 <동물농장>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 안에 제가 포함돼있다는 게 굉장히 행복합니다." (신동엽)

정선희는 그 말을 받아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기대하는, 그 프로그램 안에 내가 들어가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사실 사람이랑 이야기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 않나,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런 사람들도 동물에겐 마음을 열더라"라며 "나에게도 동물은 그런 (존재다)"라고 말했다.

정선희에게 <동물농장>은 '치유의 매개체'였다. 길었던 공백 기간, 그저 동물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 그는 자연스럽게 치유됐다고 한다. "동물에게 배울 것이 무척 많다, 동물들은 '생존'에 대해 정직한 본능을 갖고 있는데 그런 순수한 본능에 대해서도 동물들에게 배운다." 정선희의 말이다.

그는 또 "이 프로그램이 더 오랫동안 사람들과 소통했으면 한다"면서 <동물농장>이라는 프로그램이 가진 공익적인 가치를 언급했다. "사실 그동안 동물을 짐승으로 취급하지 않았나. 같이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동물농장>이 그런 제도나 분위기를 바꾼 측면도 분명히 있다."


 지난 18일 SBS의 15년 된 장수 프로그램 <TV동물농장>의 녹화가 있었다. 그 녹화 현장을 <오마이스타>에서 잠시 동행했다.

이덕건 < TV동물농장 > 메인 피디는 먼저 스튜디오에 나와 동물 인형들의 각도를 조정했다.ⓒ 유지영


김생민은 동물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고 했다. "다 아는 건데도 엄청난 감동을 받는다. 효도하고 의리를 지키고 약속을 지키고 이런 동물들의 삶이 교훈이 되어준다."

그는 장난스럽게 "우리 진짜 오래 됐지 않나! 15년도 넘게 흘렀고 나도 마흔이 훨씬 넘었는데 아직 이 현장에서 막내라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아휴!" 한숨소리가 스튜디오를 흔들었다

세트 녹화를 마치고 엠시들은 스튜디오 한 편에 모여 <동물농장> 한 회분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했다. 이들은 때로는 귀여운 동물들의 모습에 감탄하고 구조를 필요로 하는 동물들을 볼 때는 안타까운 듯 한숨을 쉬기도 했다. <동물농장> 자료화면 속에 등장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스튜디오 현장 녹화를 찍고 난 후에 바로 녹음된 것이다.

'동물농장 녹화시간은 유쾌한 시간이다. 개그맨 신동엽은 동물들의 행동이 자기보다 더 웃긴다며 매번 박장대소 한다. 씩씩하기로 유명한 개그우먼 정선희도 녹화를 하다보면 그렇게 눈물 많고 감성이 풍부한 사람일 수 없다. 자료화면이 나가는 동안 조금이라도 '짠한' 장면이 나오면 그녀의 눈엔 십중팔구 눈물이 고여 있다.' ([PD노트] 동물의 동물다움이 시청자에 감동 준다, 동아일보 2002.05.01)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2002년 당시 <TV동물농장> 박두선 피디는 이렇게 썼다. 과연 지금도 그럴까. 14년이 흘렀지만 신동엽은 여전히 동물들을 보며 웃고 있고 정선희는 아직도 눈물이 많다. 내레이션을 맡은 김생민의 목소리는 인간의 언어를 하지 못하는 동물들의 목소리를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들에 전해준다. 그들이 여전하다는 건 <동물농장>을 사랑하는 애청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지난 18일 SBS의 15년 된 장수 프로그램 <TV동물농장>의 녹화가 있었다. 그 녹화 현장을 <오마이스타>에서 잠시 동행했다.

커다란 카메라 4대가 < TV동물농장 > 스튜디오를 비춘다. 사실 스튜디오 녹화는 < TV동물농장 >에서 앞뒤로 짧게 삽입된다. 하지만 여기에 들이는 정성은 우리가 생각한 그 이상이다.ⓒ 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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