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드라마 <W>는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수목 드라마 1위의 자리를 계속 지켜오고 있다. 완결인 16화까지 7화가 남은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전개로 결말이 맺어질지 많은 시청자가 관심을 쏟고 있다.

<W>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송재정 작가가 <W>를 통해 설명하기 힘든 맥락에 대해 '설정값'이라는 이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웹툰 작가 오성무(김의성 분)의 펜 끝에서 태어나 맥락 없이 가족을 희생당하고 힘든 삶을 살아야 했던 강철(이종석 분)이 진범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단지 '설정값'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드라마 <W>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온갖 비현실적이고 맥락 없는 상황에서도 시청자들이 '설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한다.

게다가 웹툰은 이제는 명실상부한 인기콘텐츠라고 부를 만큼 잘나가는 분야다. 웹툰의 주인공이 스스로 의지를 갖고 현실 속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니. 웹툰을 즐겨보는 많은 사람에게 이만큼 로맨틱한 이야기가 있을까. '설정값'이라는 설명을 통해 드라마 <W>의 수많은 설정을 설명하지 않고 넘어갈 핑계를 만든 송재정 작가는 살아있는 만화 캐릭터라는 창의적인 소재로 매력까지 제대로 더하고 있다.

웹툰과 현실, 그리고 드라마의 3중구조

 실질적으로 웹툰세상-드라마 속 현실-현실의 3중구조가 진짜이다. 3중구조가 흥미로운 점은 웹툰 속에서 특별한 자각을 통해 자신의 의지로 웹툰을 이끌 수 있었던 강철이 현실 세계를 인식하는데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드라마 바깥 세상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질적으로 웹툰세상-드라마 속 현실-현실의 3중구조가 진짜이다. 3중구조가 흥미로운 점은 웹툰 속에서 특별한 자각을 통해 자신의 의지로 웹툰을 이끌 수 있었던 강철이 현실 세계를 인식하는데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드라마 바깥 세상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 MBC


드라마 <W>는 표면적으로 2중 구조를 선보이고 있다. 강철이 사는 웹툰 속 세상, 그리고 오연주(한효주 분)이 사는 현실 세계이다. 여기서 오연주가 사는 현실 세계는 실제로는 드라마 <W> 속의 세상이다. 그러므로 실질적으로 웹툰 세상 - 드라마 속 현실 - 현실의 3중 구조가 진짜이다.

3중 구조가 흥미로운 점은 웹툰 속에서 특별한 자각을 통해 자신의 의지로 웹툰을 이끌 수 있었던 강철이 현실 세계를 인식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드라마 바깥세상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3중 구조를 통해 드라마 <W>를 바라보게 되면 강철에게 쉽게 무너졌던 오성무 작가가 아니라 실제 싸워야 할 존재는 송재정 작가가 된다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

극 중에서 강철은 웹툰에서 나와 현실 세계의 존재를 직접 눈으로 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이 알코올 중독자인 웹툰 작가의 펜 끝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그가 뜬금없이 가족이 살해당하는 일을 겪고 맥락 없이 살해당할 뻔 했던 일들이 모두 누군가가 멋대로 만들어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10년이 넘는 시간을 진범을 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진범은 단지 작가의 '설정값'이었고 비극적인 자신의 삶은 누군가에게 돈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흥미롭게 소비되는 이야기였을 뿐이라는 것은 강철이 자신의 '설정값'을 이겨내고 살의를 담은 총을 쏘도록 만든다.

설상가상으로 강철이 자각을 통해 원래의 스토리와 다른 방향으로 웹툰 'W'을 이끌어나가자 역할이 사라진 여주인공 윤소희(정유진 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이에 강철은 오성무 작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로 한다. 하지만, 강철은 자신이 알고 있는 현실 세계도 드라마 속 세상임을 인지하지 못했다. 여기서 자유의지로 움직이던 강철을 얽매게 하는 한계가 생겨난다.

바로 송재정 작가의 존재다. 송재정 작가는 오성무 작가보다도 전지전능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오연주가 현실이라고 믿는 세상을 만들어낸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는 오성무 작가가 강철을 만들도록 만들었고 강철이 자유의지를 갖도록 만들었다. 또한, 오연주와 사랑에 빠지게도 하였다. 그리고 그는 이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끝을 내려는 강철에게 또 다른 시련을 준다. 바로 강철처럼 특별한 자각을 해낸 진범이다. 웹툰과 드라마 속 현실이라는 2중 구조에서는 특별한 존재였던 강철은 송재정 작가가 만든 세상 속의 등장인물이고 여전히 누군가에게 관음 당하고 있는 존재이다. 겨우 웹툰 속 세상 위의 세상을 알게 되었는데 여전히 드라마 속에 갇혀 있는 그의 모습은 흥미로우면서 안타깝기도 하다.

드라마 <W> 속 보이는 작가의 마음

 이는 강철과 오성무의 싸움을 통해 잘 나타난다. 오성무는 웹툰 'W'를 통해 큰 인기를 얻었으나 자신의 세계를 멋대로 바꾸어버리는 강철에게 점점 지쳐간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스토리를 선보이는 스트레스가 점점 쌓여가는 것이다. 결국 오성무는 스스로 강철을 죽이고 자신의 세계를 끝내려고 한다. 작가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강철과 오성무의 싸움을 통해 잘 나타난다. 오성무는 웹툰 'W'를 통해 큰 인기를 얻었으나 자신의 세계를 멋대로 바꾸어버리는 강철에게 점점 지쳐간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스토리를 선보이는 스트레스가 점점 쌓여가는 것이다. 결국 오성무는 스스로 강철을 죽이고 자신의 세계를 끝내려고 한다. 작가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 MBC


드라마 <W>를 보다 보면 작가의 마음이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오성무 작가에 대한 이야기다. 극 중 오성무 작가는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알코올에 중독되어 살아간다. 그는 작품에 대한 고뇌로 현실 세계에 충실하지 못하고 딸에게도 신경을 써주지 못한다. 이는 오성무 작가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작가는 꾸준한 임금을 받지 않고 작품에 따라 돈을 받기 때문에 꾸준한 연재를 할 수 있는 인기 작품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인기를 얻기 위한 재밌는 이야기를 향한 갈구와 창작의 고통이 시작되는 것이다.

일본 만화이자 영화로도 제작된 <바쿠만>을 보면 만화가 나가는 주마다 독자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피드백이 받고 그것을 반영해 앞으로 연재를 이어나갈 수 있는지가 결정 나게 된다. 그로 인해 만화가들은 인상 깊은 시작을 한 이후에도 꾸준히 피드백을 통해 더욱 인기를 얻는 내용을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뇌한다. 소년만화답게 주인공들은 즐거운 모습으로 매번 재밌는 스토리를 만들어내지만, 그 이면에는 창작의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실패한 많은 만화작가가 존재한다.

송재정 작가의 <W>에는 이것이 더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바로 오성무 작가에게 끊임없이 피드백을 던지고 스토리마저 고쳐버리는 강철의 존재다. 그리는 단계에서 피드백을 주고 알아서 내용을 이어가주는 강철의 존재는 창작의 고통을 겪는 작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던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작가에게 달가운 일이 아니다. 작가는 창작의 고통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것을 선보이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작가들에게 자기 생각과 어긋난 스토리를 계속 선보여야 하는 것은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이는 강철과 오성무의 싸움을 통해 잘 나타난다. 오성무는 웹툰 'W'를 통해 큰 인기를 얻었으나 자신의 세계를 멋대로 바꾸어버리는 강철에게 점점 지쳐간다. 자기 생각과 다른 스토리를 선보이는 스트레스가 점점 쌓여가는 것이다. 결국, 오성무는 스스로 강철을 죽이고 자신의 세계를 끝내려고 한다. 작가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강철이 상징하는 바는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한 장면과 겹치면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바로 강철의 어이없는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 독자들이 스토리를 바꾸라고 작가에게 요구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통해 강철의 자유의지가 그동안 상징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드러난다. 바로 독자이다. 송재정 작가는 강철에게 휘둘리는 오성무 작가의 모습을 통해 매번 독자들에게 휘둘리게 될 수밖에 없는 작가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그런데 <바쿠만>에는 이런 장면도 있다. 연재마다 인기가 떨어지는 주인공들이 독자들이 보낸 편지를 바탕으로 독자들에 원하는 장면을 넣어 만화를 그리는 장면이다. 결과는 어땠을까? 라이벌인 만화가는 더는 볼 필요가 없다는 악평을 남겼고, 독자들에게도 좋은 호응을 얻지 못했다.

송재정 작가가 말하고자 싶은 것도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작가의 세계는 작가가 자유로울 때 더욱 흥미롭고 재밌을 수 있다는 교훈. 이제 더 자유롭게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메시지 말이다.

이제 <W>는 16화까지 7화가 남았다. 강철이 과연 드라마라는 세상을 깨닫고 진정으로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을지, 그리고 송재정 작가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그것이 비록 비극적인 결말이라고 해도 말이다.

 이제 <W>는 16화까지 7화가 남았다. 강철이 과연 드라마라는 세상을 깨닫고 진정으로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을지, 그리고 송재정 작가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그것이 비록 비극적인 결말이라고 해도 말이다.

이제 는 16화까지 7화가 남았다. 강철이 과연 드라마라는 세상을 깨닫고 진정으로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을지, 그리고 송재정 작가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그것이 비록 비극적인 결말이라고 해도 말이다. ⓒ MBC



W 드라마 송재정 강철 이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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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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