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트라이애슬론 브라운리 형제, 올림픽 금·은 합작 지난 18일,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트라이애슬론 경기에서 금메달리스트 알리스터 브라운리와 은메달리스트 조나단 브라운리가 시상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따.

▲ 영국 트라이애슬론 브라운리 형제, 올림픽 금·은 합작 지난 18일,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트라이애슬론 경기에서 금메달리스트 알리스터 브라운리와 은메달리스트 조나단 브라운리가 시상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따. ⓒ 연합뉴스/EPA


지난 22일 폐막한 2016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영국은 미국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영국은 금메달리스트에게 지급하는 포상금이 없는 나라로 알려져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국내 일부 언론은 영국도 이번 대회부터 금메달리스트에게 포상금 4000만 원을 지급한다고 보도했다. 과연 어느 쪽 얘기가 진실인지, <오마이팩트>에서 팩트체크했다.

금메달 포상금 없이 종합 2위 달성한 영국, 4000만 원의 진실은?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는 폭스 스포츠 자료를 인용해 리우 올림픽 주요 국가의 금메달 포상금을 비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는 폭스 스포츠 자료를 인용해 리우 올림픽 주요 국가의 금메달 포상금을 비교했다. ⓒ statista


이번 올림픽에서도 각국의 금메달 포상금이 화제였다. <연합뉴스>는 지난 19일 '싱가포르 8억원·영국 0원…나라별 金포상금 천차만별' 기사에서 리우 올림픽 수영(남자 접영 100m)에서 싱가포르에 첫 금메달을 안긴 조셉 스쿨링 선수가 74만6000 달러(약 8억 3000만 원)를 포상금을 받게 된 반면, 영국 정부와 올림픽위원회는 금메달리스트에게 금전적인 혜택을 전혀 주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올림픽 포상금은 싱가포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다. 대만(64만 달러: 7억 1000만 원), 인도네시아(38만2000 달러: 4억2000만 원), 태국(29만 달러: 3억2000만 원)처럼 올림픽 메달이 귀한 나라에선 금메달 포상금이 보통 수억 원대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금메달이 많은 미국도 2만5000 달러(2800만 원), 프랑스 6만6000 달러(7000만 원), 독일 2만 달러(2000만 원) 등 선진국들도 수천만 원대 포상금을 지급한다. 우리나라도 금메달 포상금 6000만 원과 연금 100만 원, 남자선수는 병역 면제 혜택까지 준다.

반면 영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정부 차원에서 지급하는 금메달 포상금이 없는 나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KBS는 지난 22일 "영국은 이번 대회부터 금메달을 따면 우리 돈 4000만 원을 주는 등 파격적인 포상금 제도로 선수단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CBS노컷뉴스도 지난 17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인용해 "영국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에겐 1년에 2만8000 파운드(약 4000만 원)를 포상금으로 지급한다"고 보도했다. 

이들 보도가 맞다면, 지금까지 영국은 금메달 포상금이 없다는 국내외 언론 보도는 모두 사실인 아닌 셈이다.

금메달 포상금과 선수 보조금 혼동... 올림픽 메달 따면 A등급

 영국 <가디언>은 지난 15일 리우 올림픽에서 영국 선수단이 종합 2위를 달성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복권기금 지원을 꼽았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15일 리우 올림픽에서 영국 선수단이 종합 2위를 달성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복권기금 지원을 꼽았다. ⓒ 가디언


하지만 이는 영국에서 엘리트 선수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을 올림픽 메달 포상금과 혼동한 것이다. 실제 <가디언>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메달리스트, 장애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국영 복권 기금에서 나오는 선수 경기력 향상 보조금에서 연간 최대 2만8000파운드(약 40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Medallists at the Olympic Games, senior world championships and Paralympics gold medallists can receive up to £28,000 a year in athlete performance awards funded by the national lottery)고 보도했다.

이는 다른 나라 정부나 올림픽위원회에서 금메달 수상자에게 지급하는 포상금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영국은 과거 우리나라의 '올림픽복권'처럼 1990년대부터 국영 복권 수익 일부를 엘리트 스포츠 육성에 사용하고 있다. 특히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복권 기금 스포츠 배분율을 16% 수준에서 20%로 높였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1일 "영국 올림픽 스포츠는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복권 기금에서 2억7400만 파운드(약 4000억 원)를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영국스포츠협회(UK Sport)에서는 선수별로 국제대회 성적에 따라 A, B, C 세 등급으로 나눠 '선수 경기력 향상 보조금'(Athlete Performance Awards)을 지급한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장애인 올림픽/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딴 A등급 선수들은 매년 최대 2만8000파운드(약 4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은 못 땄지만 8강(장애인 올림픽은 메달) 안에 든 B등급 선수도 연간 2만1500파운드(약 3100만 원)까지, 지금 메달은 없지만 차기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이 유력한 C등급 선수들은 연간 1만5000파운드(약 216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선수를 지원하는 보조금이기 때문에, 스폰서나 광고 수입까지 포함한 연간 총소득이 6만5000파운드(약 9300만 원)를 넘으면 더는 지급하지 않는다.

 영국 스포츠협회 재정은 상당부분 국영복권기금에서 나온다.

영국 스포츠협회 재정은 상당부분 국영복권기금에서 나온다. ⓒ UKsport


올림픽 메달 획득 여부가 보조금 등급을 좌우하기 때문에 넓은 범위에서 포상금으로 오해할 소지도 있지만, 선수 활동 기간 지속적으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올림픽 메달을 받을 때마다 일시적으로 지급하는 다른 나라 포상금이나 연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같은 선수 재정 지원이 오늘날 영국 올림픽 성적을 향상시킨 밑거름이 된 건 틀림없다. 영국은 올림픽에서 종합 10위권 안팎에 드는 스포츠 강국이었지만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단 1개에 그치며 종합 순위 36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1990년대 복권기금 등 엘리트 스포츠 투자에 힘입어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4위로 뛰어올랐고, 2012년 런던 올림픽 3위를 거쳐 이번 리우 올림픽에선 미국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이는 금메달리스트에게 집중되는 일시적 포상금보다 1300명에 이르는 엘리트 선수 지원 프로그램과 재정 보조금으로 꾸준히 지원한 결과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영국 올림픽위원회 대변인 말이 의미심장하다.

"우린 포상금이 선수들을 올림픽 단상에 오르게 만든다고 보지 않는다. 스포츠에 대한 애정과 올림픽이라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나라를 대표해 최선을 다하려는 열망이 최우선적인 동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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