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국카스텐이 21일 오후 '전국투어 스콜-서울 앙코르' 공연에 앞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보컬 하현우가 기자들의 말에 답하고 있다.

밴드 국카스텐이 21일 오후 '전국투어 스콜-서울 앙코르' 공연에 앞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보컬 하현우가 기자들의 말에 답하고 있다. ⓒ 인터파크


"조금 덜 벌더라도 올해는 공연을 더 자주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데뷔 8년 만에 첫 단독 콘서트를 진행했고, 이제 그 대미를 장식하는 밴드 국카스텐의 속마음이었다. 동시에 그간 예능 <나는 가수다> <복면가왕> <마이리틀텔레비전> 등에 출연하며 자신들의 곡 작업에 대한 의지를 다잡는 말이기도 했다.

지난 6월부터 서울,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을 돌며 '전국 투어-스콜'을 진행한 국카스텐이 21일 앙코르 서울 공연을 끝으로 투어를 마친다. 본 공연에 앞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현우를 비롯해 전규호, 이정길, 김기범은 본인들의 음악에 대한 변함없는 각오를 다졌다.

지난 활동에 대한 자평

 밴드 국카스텐이 21일 오후 '전국투어 스콜-서울 앙코르' 공연에 앞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국카스텐의 노래는 이제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소리가 되었다. 그런 주변 반응에 국카스텐도 힘 입어 여기까지 왔다. ⓒ 인터파크


2007년 홍대 클럽가를 중심으로 본격 활동을 시작한 국카스텐이 어느덧 데뷔 9년 차가 됐다. 그사이 많은 팬들이 열광했고, 음악적으로도 인정받는 등 밝은 날이 많았지만, 소속사 갈등 같은 어두운 날도 공존했다. 최근 인터파크로 적을 옮기면서 이들이 다시금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다른 멤버에게) 지금 우리가 몇 년째 활동했지? 8년인가 9년인가. 오래 했구나. 우리나라에서 밴드로 관심받는 게 힘든 일이고, 더구나 자기 음악성을 지키면서 대중과 호흡하고 관계 맺는 게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간 여러 시도를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전국 투어에서 표가 매진됐다는 말도 들었어요.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함께 힘든 일과 좋은 일을 겪은 멤버들에게도 감사드려요." (하현우)

총 7회 차 공연이었던 전국투어를 돌면서 하현우가 개인적으로 느낀 소회였다. "일흔이 넘는 분이 저희 공연을 보고 불편한 몸이 나았고, 우리에게 마치 한국의 비틀스 같다고 하셨다"며 재치 있게 일화를 전한 그는 "제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고, 삶에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참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일련의 예능 프로 출연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앞서 언급한 프로들은 밴드 국카스텐과 보컬 하현우를 극적으로 알리는 역할도 했지만 동시에 밴드로서 활동을 제약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기 때문.

"<나가수>는 처음으로 대중에게 국카스텐이라는 밴드가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함이었다면 <복면가왕>은 좀 고민한 게 사실입니다. 밴드가 아닌 혼자 활동에 익숙하지 않았는데 제 목소리로 매력을 보일 기회일 거로 생각했어요. 반응이 너무 좋아서 감사했죠. 너무 오래 남아 있어서 이제 대중들도 제 목소리에 익숙해지신 거 같아요. 예전엔 너무 소리만 지르는 거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거든요. 좀 더 편안하게 봐주시는 거 같고, 국카스텐에도 관심을 기울이시게 된 거 같고 나아가 여러 페스티벌과 또 다른 밴드에 관심을 주는 분도 생겼어요. 나름 밴드 사운드 분야가 활성화되는 데 조금은 기여한 거 같아 자긍심도 들었습니다."

내 음악을 하겠다는 일념

 밴드 국카스텐이 21일 오후 '전국투어 스콜-서울 앙코르' 공연에 앞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밴드 국카스텐은 유명했지만, 국카스텐의 노래는 아직 그렇게까지 대중화되지 못했다. 이 간극에 대해 하현우는 "삐딱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국카스텐은 그런 밴드이다. ⓒ 인터파크


물론 대중의 귀에 익숙한 유명 곡을 편곡해 활동하다 보니 정작 국카스텐의 곡엔 상대적으로 반응이 덜한 예도 있었다. 기자회견장에선 자산 밸리 페스티벌 사례를 들며 대중과 국카스텐 음악과 괴리감을 지적하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하현우는 "그 온도 차는 우리 역시 느끼고 있지만 삐딱하게 생각하진 않는다"며 "우리 음악이 한국 대중음악에서 어느 정도의 관심과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낯선 노래를 할 때도 관객들이 반응을 해주시고 그다음을 궁금해하신다"며 "편곡한 곡 역시 자작곡과 비슷한 에너지가 들어가기에 똑같은 애정을 느낀다, 다만 저작권이 우리에게 없기에 자주하진 않는 것"이라 설명했다.

팬이라면 이번 전국투어가 밴드 국카스텐의 진가를 제대로 아는 기회가 됐을 것이다. 국카스텐은 곡들을 두 파트로 나눠 번갈아 가며 공연했고, 특히 부산 공연 등에선 초기 활동 당시 즐겨 선보였던 거울-가비알-미로-림보 메들리를 선보여 팬들을 열광케 하기도 했다. 하현우는 "오늘 앙코르 공연엔 이 모든 걸 다 추스르는 느낌으로 준비했다"며 "마지막을 예쁘게 장식하기 위해서 전국투어 때 못 들려드린 곡도 준비했다"고 밝혔다.

연신 밝은 모습이었지만 국카스텐은 종종 소속사 갈등 전후로 생계를 위해 멤버 별로 다른 직업을 가졌던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하현우는 "화장품, 섬유 공장 등에 다녔는데 점심시간마다 공장 분들이 '몸도 건강하고 좋으니 밴드 그만하고 돈을 벌라'고 말씀하셨다"며 "지금 반짝 주목해 주시는 거 같기도 한데, 이럴 때일수록 우리 매력을 잘 보여드려야겠다"고 말했다.

"활동 초기 우린 뭔가 불량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 적응 못 한 사람들이라 생각했고, 패배주의적이었죠. 20대가 되면 달콤하게 세상을 사랑할 줄 알았는데 막상 돼보니 건설현장에 가 있고, 누구는 배달하고 앉아있고! (웃음) 우린 아름다울 줄 알았는데 세상과 간극이 크더라고요. 그걸 음악으로 해소해 온 거 같습니다. 우리 스스로 모자람이 많으니까 음악으로 채워 온 거죠.

그래서 그런지 1집에 그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지금 제가 들어도 불편한 노래가 많아요. 세상을 향해 아프다고 말한 게 1집이라면 2집은 우리 상황에 맞게 조금은 달라졌고요. 다음 앨범은 또 달라지겠죠. 우리 음악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사실 없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우리 같은 삶을 살았든 혹은 살고 있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예요. 세상과 소통하고 융화되는 밴드가 되고 싶고요. 한창 활동했던 밴드 말고 어떤 시대가 오든 계속 변화하고 자기가 쌓았던 세계를 과감하게 부술 줄 아는, 공존하는 밴드가 되고 싶습니다." (하현우)

국카스텐 하현우 복면가왕 MBC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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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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