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한동안은 팀 내부 경쟁에 대한 부담은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기존 마무리투수였던 트레버 로젠탈이 시즌 초반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카디널스는 27일(이하 한국 시각) 로젠탈을 15일 부상자 명단(15 Days Disabled List)에 등록했다. 로젠탈이 어깨 부위에 불편함을 호소하여 검진을 실시했는데, 오른쪽 어깨 회전근 염증을 발견한 것이다.

로젠탈이 통증을 호소한 시점은 지난 25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경기가 끝난 이후였다. 카디널스는 5월에도 구원투수 세스 매니스가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바 있다.

로젠탈의 부진, 숨겨왔던 부상?

마이너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던 로젠탈은 일단 구원투수로 메이저리그에 올라왔다. 베테랑 선발 아담 웨인라이트가 그랬던 것처럼 불펜으로 1~2시즌 메이저리그에 적응한 뒤 선발투수로 전환하는 게 카디널스의 선발 육성 방식이었다.

그런데 로젠탈의 뛰어난 탈삼진 능력 때문에 카디널스는 2013년 시즌 막판 로젠탈에게 마무리투수 자리를 맡겼다. 이후 로젠탈은 2014년부터는 풀 타임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그리고 2년 동안 93세이브를 올리며 위력적인 마무리투수로 입지를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2016년 시즌 시작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비록 시범경기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고들 하지만, 로젠탈은 시범경기 중 2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한 차례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9경기에서 10피안타(1피홈런) 5볼넷 1사구 등을 내주며 불안감이 커졌다.

로젠탈은 정규 시즌을 시작한 뒤 처음 3경기에서는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즌 네 번째 경기였던 4월 14일 밀워키 브루워스와의 홈 경기에서 볼넷 2개에 홈런까지 허용한 뒤 패전투수가 됐다.

5월 들어서도 불안한 모습들은 계속됐다. 한 차례 블론세이브가 있었고, 세이브 상황과 관계 없지만 안타를 4개나 맞으면서 2실점했던 경기도 있었다.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악몽이 시작됐다. 6월 첫 등판에서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3실점한 로젠탈은 6월 11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또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16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인터리그 경기에서는 3피안타 2실점, 19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인터리그 경기에서는 아웃 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2실점 패전을 당했다.

6월 25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인터리그 원정 경기에서 로젠탈은 다시 2피안타 3실점을 허용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5월 말까지 2.12였던 로젠탈의 평균자책점은 6월 말 무려 5.00까지 치솟았다. 6월 한 달동안 14경기에서 2패 6세이브(2블론)에 평균자책점이 무려 9.00이다. 결국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패한 뒤, 로젠탈은 마무리 역할을 오승환에게 넘겨주게 됐다.

로젠탈의 부진은 7월 들어서도 멈출 줄 몰랐다. 로젠탈은 7월 4일 밀워키와의 경기에서도 3피안타 2실점으로 불을 질렀고,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실점했다.

로젠탈은 7월 들어 8경기에 등판했는데, 정확하게 부상이 발생한 시점은 알 수 없다. 로젠탈이 25일 경기를 마친 뒤 어깨에 통증을 호소한 것 뿐이지, 그 전부터 부상을 숨겼을 가능성도 있다. 로젠탈의 부진이 6월에 집중되었던 것으로 보아 6월에서 7월 사이 로젠탈의 어깨에 이상이 생겼을 수 있다.

투수에게 치명적인 어깨 회전근 부상

어깨 회전근 염증이라는 것도 불안 요소다. 투수에게 있어 치명적인 부상 두 가지를 꼽으라면 팔꿈치 인대와 어깨 회전근의 부상이다. 팔꿈치 인대는 토미 존 서저리 기술이 점차 발달하면서 후유증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어깨 회전근 부상의 경우 재활 후 구위 회복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2005년 카디널스로 이적하여 2006년 어깨를 다쳤던 마크 멀더(은퇴)가 조기 은퇴한 것도  바로 이 어깨 회전근 부상 때문이었다.

일단 15일 부상자 명단에 들어간 로젠탈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현재 단순 염증으로 검진 결과가 나왔지만, 부상 부위가 어깨 회전근이니만큼 상태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6월 말부터 사실상 마무리 역할을 맡게 된 오승환은 당분간 팀 내부 경쟁에 대한 부담 없이 자신의 본업이었던 마무리투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 277세이브에 NPB 80세이브, 카디널스 시절까지 합하여 통산 362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이 통산 400세이브에 도전할 기회가 탄탄해졌다.

물론 같은 팀 동료의 부상이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오승환은 로젠탈의 부상이 알려지기 전에 실력으로 마무리투수 역할을 차지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확실히 인정 받은 오승환의 세이브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자.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MLB 메이저리그야구 세인트루이스카디널스 오승환입지 트레버로젠탈부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