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파더> 속 한 장면. 박근형은 왕년의 베트남전 참전용사 기광 역을 맡았다. 기광은 공장 통근버스를 운전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독거노인이다.

<그랜드 파더> 속 한 장면. 박근형은 왕년의 베트남전 참전용사 기광 역을 맡았다. 기광은 공장 통근버스를 운전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독거노인이다. ⓒ 디스테이션


베트남전 참전용사 기광(박근형 분)은 공장 통근버스를 운전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독거 노인. 어느 날 그는 왕래를 끊고 살던 아들의 자살 소식을 듣고, 아들의 장례식장에서 고등학생 손녀 보람(고보결 분)을 만난다. 이후 기광은 아들의 죽음에서 어딘가 석연찮은 점을 발견하고, 아들이 일했던 건축회사 사장(정진영 분)과 보람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하나하나 마주하게 된다.

영화 <그랜드 파더>는 세대를 아우르며 현재 대한민국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고엽제를 비롯한 전쟁 후유증으로 고통에 시달리는 참전용사, 돈 되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남을 짓밟을 수 있는 사업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엇나가는 10대까지. 극 중 기광이 법과 공권력이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 속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전개는 뼈아프다.

노인 문제 고민한 감독, 노인에 총 들렸다

 기광은 연락을 끊고 살던 아들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된다. 아들의 죽음에서 어딘가 석연찮은 점을 발견하고 숨은 진실을 하나하나 밝혀 나간다.

기광은 연락을 끊고 살던 아들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된다. 아들의 죽음에서 어딘가 석연찮은 점을 발견하고 숨은 진실을 하나하나 밝혀 나간다. ⓒ 디스테이션


다음 달 개봉 예정인 <그랜드 파더>가 2016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2016)를 통해 먼저 공개됐다. 지난 22일 오후 1시 CGV 부천에서 영화 상영 후 이서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박근형, 고보결이 GV(관객과의 대화) 무대에 올랐다.

이서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 "소외된 사람들에게 정이 가는 편이다, 특히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힘든 상황을 겪는 노인들을 보면 예전부터 가슴 아팠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하면서도 마지막까지 힘을 낼 수 있는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가 처음 본 영화가 <엄마 없는 하늘 아래>(1977) 였다"며 "그 영화의 주연배우였던 박근형 선생님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기뻤다"며 배우 박근형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영화는 중반 이후 불의에 맞서 총을 드는 기광의 모습을 그린다. 이 지점에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그랜 토리노>(2009)가 연상되기도 한다. 감독은 "어떻게 하면 선생님이 지닌 힘과 에너지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박근형은 "손녀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총을 든다는 게 좀 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극 중 기광이 처한 상황을 보면 다분히 그러고도 남는다고 생각한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예산이 많지 않은 영화이기도 하고 촬영하면서 많이 고생했다"며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작품이다, 영화를 통해 우리가 편한 삶을 누리면서 무심코 타인에게 해를 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근형과 호흡 맞춘 신인 고보결

 <그랜드 파더>로 장편 신고식을 치른 배우 고보결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수확이다.

<그랜드 파더>로 장편 신고식을 치른 배우 고보결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수확이다. ⓒ 디스테이션


<그랜드 파더>로 장편 신고식을 치른 배우 고보결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수확이다. 홀로 남겨져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은 보람이 할아버지 기광에게 마음을 열기까지 폭넓은 감정 연기를 소화한 그의 연기는 깊은 울림을 준다. 그는 "단편영화보다 호흡이 길다 보니 고민을 많이 했다, 캐스팅된 뒤에도 많은 연습 기간을 가졌는데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특히 "거의 반년을 보람이로 살았다, 그동안에는 다른 작품 하나 안 하고 거기에만 집중했다"며 영화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그랜드 파더>는 BIFAN 2016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오는 24일(부천 CGV)과 26일(부천시 오정구청 오정아트홀), 28일(부천시 소사구청 소향관) 상영되며 24일에는 다시 한 번 감독과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정식 개봉은 오는 8월 31일이다. 러닝타임 91분, 18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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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레드컬튼 콘텐츠 에디터입니다. 문화생활 다이어리/리뷰 앱 '봐봐'에 공연, 영화 리뷰를 포스팅합니다. 인사이트는 있지만 스포는 없는 알찬 리뷰를 추구합니다.

오마이뉴스 스타팀에서 방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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