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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 해상에서 세월호가 좌초되어 침몰했다. 이 참사로 탑승인원 476명중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아직도 수습되지 못했다.

2014년 11월 19일. 참사의 발생원인과 수습과정 등에 대한 진실 규명을 위한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특별법)이 제정되고, 이듬해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2015년 1월 25일.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250명의 엄마 아빠를 중심으로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416 가족협의회)를 구성했다.

2015년 6월 28일. 이들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유가족과 시민단체, 시민들이 눈물로 약속한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 연대)가 구성됐다.

2015년 8월 4일. 참사의 진실규명, 안전사회 건설과 관련 제도 개선, 피해자 지원 대책을 위해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 특조위)가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 800일도 훌쩍 지난 오늘(20일). 그러나, '참사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세월호 침몰 원인, 제주해군기지용 철근과 H빔 가능성"

416 가족협의회와 416안산시민연대 주최로 19일 오후 안산시글로벌다문화센터에서 열린 시민강연회에서 장훈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과제’ 강연에서 세월호와 국정원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416 가족협의회와 416안산시민연대 주최로 19일 오후 안산시글로벌다문화센터에서 열린 시민강연회에서 장훈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과제’ 강연에서 세월호와 국정원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박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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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416 가족협의회와 안산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416안산시민연대가 주최한 시민강연회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어디까지 와 있나?'를 주제로 19일 오후 안산시글로벌다문화센터 강당에서 열렸다.

안산시민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강연회는 제1강 '세월호 참사-밝혀진 의혹, 밝혀야할 의혹'에서 장훈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이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과제'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장 분과장은 사견을 전제로 "세월호는 당시 선수 쪽에 철근 426톤과 H빔을 싣고 가다 좌초돼 침몰한 것"이라며 "이중 철근 276톤이 제주해군기지 건설용 관급자재로 세월호 침몰 직전 항로에서 H빔이 잇따라 발견된 이유와 침몰원인의 상관관계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교수들 말로는 창문 크기의 구멍만 나도 바닷물이 빨리 들어가 배가 침몰될 수 있다고 한다"며 "철근, H빔 등으로 배에 구멍이 나 침몰했을 수도 있는데, 최근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선수들기를 하면서 철근이 실렸던 선수 쪽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장 분과장은 구조 방기의 이유와 책임과 관련 수뇌부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하는 가운데 국가정보원과 청해진해운의 관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참사 직후 세월호와 국정원의 관계 의혹이 해상사고 보고 계통도를 통해 대두되었으며, ▲이후 세월호에서 획득한 청해진해운의 컴퓨터를 조사해 '국정원 지적사항.hwp'라는 한글파일에서 국정원이 청해진해운의 운영 전반에 관여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장 분과장은 "'국정원 지적사항.hwp' 파일을 보면 휴지 하나까지 (세월호의) 어디어디에 놓아두라고 지시할 정도"라며 "국정원이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지시할 필요가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전 세월호 조리부 선원이 "국가정보원이 세월호에 와서 특별히 신경을 썼다"고 증언했고, ▲청해진해운 직원 이성희의 수첩에도 국정원 관련 내용이 기재되고, ▲국정원은 청해진해운이 있었던 인천연안부두에도 별실이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장 분과장은 "세월호 침몰 당시 선원 박기호씨가 맨 처음 국정원에 보고, 123정이 선원을 먼저 구한 것 등은 세월호가 국정원 소유라는 것을 뒷받침한다"며 "세월호 진상 규명은 정권이 바뀌지 않는 한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혀진 의혹'을 에둘러 말했다. 

장 분과장은 수뇌부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123정 김경일 정장(구속) 이외에는 아무도 처벌받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보고체계에서 책임을 져야 할 김문홍 목포해양경찰서장은 해임된 후 서해지방청으로 자리를 옮겼고, 김석균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정년퇴임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국회의원으로, 유정복 안정행정부장관은 인천시장으로, 이장수 국가안보실장은 주중대사로 영전됐다.

결국 재판에서 법적 책임을 지고 실형을 받은 사람들은 선원, 관련 기업의 임직원, 항만청 공무원 그리고 해경의 하급 지휘관 한 명뿐이다. 국민이 납득할 정치적·도덕적 책임을 진 수뇌부는 없었다.

장 분과장은 세월호 참사 조사 진행과정 현황(올해 4월 26일 현재)에 대해서도 말했다.

장 분과장이 밝힌 조사신청 현황을 보면 416가족협의회 이름으로 총 239건의 신청서가 제출됐다. 이 중 192건이 조사 진행 중이며, 11건은 조사신청 취하, 35건은 조사 결정이 나지 않았으며, 1건은 신청을 했으나 접수가 되지 않은 상태다.

장 분과장은 세월호 특조위의 향후 과제와 관련 ▲신청사건 보고서 작성 ▲인양과정과 인양 후 조사할 내용 등의 준비(인양 TF 인원 보강) ▲청문회 TF팀 구성 ▲특조위의 조사·생산·수집 자료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TF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분과장은 끝으로 참석한 시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저는 나쁜 아빠였습니다. 돈만 벌어주고 통닭이나 사주고 술만 먹고… 영업을 오래하면서 밖에서는 싹싹한 사람인데, 집에만 들어가면 가부장적인 사람이었죠. 준형이 보내고 삼우제 지나 생각해 보니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기억이 없더군요. 그때부터 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루에 세 번씩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우리 가족이 바뀌어 갔습니다. 집에 가면 꼭 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 주세요."

"세월호 특조위 예산 0원... 8월에 3차 청문회할 것"

김형욱 세월호 특조위 언론팀장은 특조위의 현황과 향후 조사활동 계획에 대해 밝혔다.

김 팀장은 "특조위 예산과 관련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30일자 공문을 통해 조사활동이 6월 30일로 만료돼 7월 1일부터 특조위 예산은 0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조위 별정직 공무원들에 대한 임금 지급, 출장비 등 조사활동 경비 지급도 못하고 있다"며 "과 운영비 등 일상적 경비도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국회 의안과 관련 "20대 국회 들어 3개 개정법률안이 제출됐으나 여소야대 상황에서도 잠자고 있어 더불어민주당이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또 국회에 특검요청안을 제출했으나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법사위에 회부하는 등 사실상 특조위의 조사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특조위는 현재 4개 TF팀으로 나눠 업무를 하고 있다"며 "다음달 23일부터 이틀에 걸쳐 침몰 원인 규명, 정부 대응의 적정성, 언론보도의 공정성, 선체 인양 과정의 문제점 및 선체 인양 후 보존 등에 대한 조사를 중심으로 3차 청문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416안산시민연대, #세월호와 국가정보원, #세월호 제주해군기지 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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