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출전 준비' KIA 타이거즈 임창용 선수가 KBO 리그 출장정지 징계 마지막 날인 6월 30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몸을 풀고 있다.

▲ 임창용 '출전 준비' KIA 타이거즈 임창용 선수가 KBO 리그 출장정지 징계 마지막 날인 6월 30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몸을 풀고 있다. ⓒ 연합뉴스


'칩드래곤' 임창용(기아 타이거즈)이 마침내 프로야구 1군 무대에 복귀한다. 해외 원정도박에 연루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정규시즌 절반인 72경기 출장 정지 처벌을 받은 임창용은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오늘(1일) 열릴 넥센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부터 징계가 완료되며 1군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임창용에겐 그야말로 벼랑 끝에서의 기사회생이다. 지난겨울 삼성에서 방출당하고 무적 신분이 된 임창용은 사실상 은퇴 기로에 몰리는 듯했다. 다행히 친정팀 기아가 극적으로 손을 내밀며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기아는 임창용의 프로 경력 시작과 첫 전성기를 함께했던 팀이다. 돌고 돌아 무려 18년 만에 돌아온 친정팀에서 선수생활의 마무리를 장식하게 되었다는 것도 특별한 인연이다.

속죄 그리고 명예회복

복귀 앞둔 임창용, 연봉 3억 원 전액 기부 기아 타이거즈 임창용이 6월 2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를 통해 1억 원을 기부하고 있다.

해외 원정도박으로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방출된 임창용은 지난 3월 기아에 입단하며 연봉 3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임창용은 오는 12일 광주, 전남지역 야구협회를 통해 지역 29개 학교에 야구용품 2억원 상당을 기부할 예정이다.

▲ 복귀 앞둔 임창용, 연봉 3억 원 전액 기부 기아 타이거즈 임창용이 6월 2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를 통해 1억 원을 기부하고 있다. 해외 원정도박으로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방출된 임창용은 지난 3월 기아에 입단하며 연봉 3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임창용은 오는 12일 광주, 전남지역 야구협회를 통해 지역 29개 학교에 야구용품 2억원 상당을 기부할 예정이다. ⓒ 연합뉴스


물론 여전히 임창용의 복귀를 달갑지 않게 보는 시선들도 존재한다. 단지 징계 완료와 복귀가 끝은 아니다. 단지 야구를 잘하는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팬들은 물론, 그를 다시 받아들인 기아 구단이나 KBO에도 큰 짐을 남겼다. 임창용이 앞으로 시간을 두고 진정성 있는 속죄 행보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다.

임창용은 최근 속죄의 일환으로 자신의 올 시즌 연봉 3억 원 전액을 기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 지역 사회복지 모금회와 초·중·고·대학 등에 현금과 야구용품 등을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임창용이 올해 초 기아에 입단하면서 공약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임창용을 바라보는 여론도 사건 초기에 비하면 약간은 달라진 분위기다. 임창용과 함께 도박 혐의로 물의에 올랐던 선수 중 윤성환-안지만(이상 삼성)은 아직도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두 선수는 지난 6월 초에도 다시 경찰에 소환되어 8개월 만에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임창용만 방출당한 것을 두고 이런저런 말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어쨌든 임창용이 징계를 마무리 짓고 비교적 홀가분하게 복귀하게 된 것과 비교하여 삼성은 아직 그 후유증에 휘둘리고 있다. 삼성은 올 시즌 9위에 머물고 있으며 꼴찌 한화와도 반게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임창용과 같은 징계를 받았던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여 세인트루이스의 필승 조 투수로 거듭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맹활약으로 오승환을 바라보던 국내의 부정적인 여론도 많이 달라졌다. 임창용으로서도 과거의 손민한이나 오승환처럼, 야구를 통하여 다시 잃어버린 명예회복을 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느낄 법하다.

절묘한 타이밍, 그들은 서로를 원한다

임창용 '복귀 임박' KIA 타이거즈 임창용 선수가 KBO 리그 출장정지 징계 마지막 날인 6월 30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몸을 풀고 있다.

▲ 임창용 '복귀 임박' KIA 타이거즈 임창용 선수가 KBO 리그 출장정지 징계 마지막 날인 6월 30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몸을 풀고 있다. ⓒ 연합뉴스


소속팀 기아 입장에서도 때마침 절묘한 상황에 임창용이 가세하게 됐다. 기아는 현재 33승 1무 18패로 6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에서는 6연승 한차례 포함 8승 2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이 주어지는 5위 롯데와는 불과 반게임 차이다. 중하위권이 종이 한 장 차이 박빙의 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기아의 최대약점은 아무래도 불펜이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를 맡았던 윤석민이 다시 선발로 전환한 이후 올 시즌 아직 고정 마무리를 낙점하지 않았다. 임창용의 복귀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임창용은 KBO리그 232세이브, 일본 NPB 리그 128세이브를 따내 통산 360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임창용의 구위가 여전하다는 전제하에 아무래도 마무리가 최적의 포지션임이 틀림없다.

공교롭게도 기아는 지난 6월 30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7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 접전 끝에 9-10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심동섭-한승혁-김광수 등 필승 조를 총동원하고도 마지막 9회를 버티지 못하며 7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임창용을 한 경기만 더 일찍 투입할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장면이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임창용의 필요성을 다시 절감한 경기이기도 했다.

또한, 다음 상대이자 임창용의 복귀전이 예상되는 넥센과의 주말 3연전은 기아로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기아는 최근 2년간 넥센에 8승 24패로 유난히 약했다. 심지어 올해도 1승 6패로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다. 이번 3연전은 선발 로테이션상 대체 선발들이 나서야 하는 일정인 데다 전날 LG와 연장접전 끝에 불펜 소모까지 컸던 기아로서는 마운드 운용에 부담이 크다.

어떤 식으로든 넥센전에서 임창용이 투입될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임창용이 호투해준다면 기아는 5강권 진입을 향한 희망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팀으로서나 본인에게나 적지 않은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임창용이 과연 기아의 돌아온 수호신으로서 성공적으로 재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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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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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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