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벌써 2016년의 절반이 지나간다. 올해에도 다양한 뮤지션들이 내놓은 음악들로 국내 가요계는 그 어느때 못잖게 풍성한 시절을 보냈다. 지난 6개월간의 가요계 흐름을 다양한 키워드를 통해 간략히 되돌아 봤다.

[하나] 걸그룹

 여자친구 < Snowflake >, 트와이스 < Page Two > 음반 표지

여자친구 < Snowflake >, 트와이스 < Page Two > 음반 표지 ⓒ 쏘스뮤직, JYP엔터테인먼트


여자친구 '시간을 달려서', 마마무 '넌 is 뭔들', 트와이스 'Cheer Up', 아이오아이 'Dream Girls' 등

신예 걸그룹의 대약진 역시 2016년 상반기의 화제거리 중 하나였다.  물론 기존 고참 아이돌 그룹들의 전반기 활동이 없었던 탓도 있지만 데뷔한지 불과 1~2년 안팎 밖에 되지 않은 신진 세력들의 선전은 올 여름 컴백을 앞둔 선배 그룹들에겐 자극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여자친구, 트와이스, 마마무는 각종 방송 및 음원 순위를 장기간 석권하면서 단번에 세대 교체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트와이스는 걸그룹으로는 보기 드물게 CD 10만장 판매(미니 2집 Page Two)를  기록하면서 남자 아이돌 그룹 못잖은 음반 시장 강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프로듀스 101>이 탄생시킨 11인조 프로젝트 그룹 아이오아이(I.O.I)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멤버들의 매력을 뽑내면서 데뷔와 동시에 큰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반면 기존 걸그룹들은 상대적으로 약세의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걸크러쉬 성향의 '싫어(Hate)'를 내놓았던 포미닛은 예전 대비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최근 공식 해산을 발표했다.

연이은 히트 행진으로 기대를 모았던 에이오에이(AOA)는 컴백 직전 불거진 '역사 지식 논란'으로 인해 기대치에 못미치는 성과를 거뒀다. 그나마 "역주행 신화" 이엑스아이디(EXID)가 첫 정규 음반 < Street >로 선전을 펼치며 체면을 세웠다.

[둘] 콜라보 (Collaboration)

 수지 & 백현 < Dream >, 웬디&에릭남 <봄 인가봐> 표지

수지 & 백현 < Dream >, 웬디&에릭남 <봄 인가봐> 표지 ⓒ 미스틱89, SM엔터테인먼트


수지&백현 '드림'. 케이윌&다비치 '니가 하면 로맨스', 지민&시우민 '야 하고 싶어', 에릭남&웬디 '봄 인가봐', 에디킴&이성경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 박경&은하 '자격지심' 등

지난 2014년 '썸'의 폭발적인 인기는 이후 각종 '콜라보' 음원의 제작에 큰 영향을 끼쳤다. 기존 솔로 가수 또는 그룹 멤버들의 조합을 통해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남녀 듀엣 형태의 구성으로 꾸며진 달달한 느낌의 곡들이 대거 인기 순위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이밖에 매주 한 개의 신곡을 매주 발표하는 SM의 <스테이션(Station)> 시리즈 역시 다양한 SM 및 타사 소속 가수들의 협업을 통해 가요계의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고 JYP, SM, FNC 등 대형 기획사 소속 가수들의 교류 역시 어느 때보다 활발히 이뤄졌다.

하지만 일부 레이블의 경우, 지나치게 획일화된 성향(BGM 용도의 듣기 편안한 곡)의 제작에만 치우친 탓에 실험적인 시도를 상대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웠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셋] 드라마

 거미 < You Are My Everything >, 벤 < 꿈처럼 > 표지

거미 < You Are My Everything >, 벤 < 꿈처럼 > 표지 ⓒ 뮤직앤뉴, CJ E&M


거미 'You Are My Everything', 다비치 '이 사랑', 윤미래 'Always' (이상 <태양의 후예>)
벤 '꿈처럼', 서현진&유승우 '사랑이 뭔데', 정승환 '너 였다면' (이상 <또! 오해영>)

올해도 어김없이 드라마 삽입곡(OST)가 강세를 보였다. 음원 시장에서 여성 소비자들의 영향력이 크게 발휘된 사례 중 하나.

평일 30%를 웃도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자랑한 <태양의 후예>, 케이블 드라마의 또 다른 히트작 <또! 오해영> 등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드라마 속 삽입곡들은 발표와 함께 거의 매주 주요 음원 차트를 석권하는 데 성공했다.

이밖에 지난해 말 방영되어 인기를 얻었던 <응답하라 1988>에 사용된 주요 곡들 역시 올 상반기에도 꾸준히 음악팬의 사랑을 받았다.

[넷] EXO

 엑소(EXO)는 2016 가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엑소(EXO)는 2016 가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 SM엔터테인먼트


"기승전엑소."

최근 몇 년 사이의 가요계를 정리하는데 이들의 이름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엑소는 지난 9일 컴백과 동시에 또 하나의 신화를 만들었다.

이번에도 100만 장 판매가 유력해 보이는 정규 3집 <EX'ACT>의 더블 타이틀곡 'Monster', 'Lucky One'은 공개와 동시에 음원 차트를 석권했고 방송 순위에서도 역시 올해 최고 점수(KBS 뮤직뱅크 기준)를 기록하며 단숨에 1위를 차지했다.

8월 올림픽으로 인해 기존 가수들의 7월 대거 컴백이 대거 예정되어 있지만 당분간 엑소의 인기를 뛰어넘을 가수는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섯] 보이그룹

 방탄소년단 <화양연화 Young Forever>, 세븐틴 < Love & Letter >

방탄소년단 <화양연화 Young Forever>, 세븐틴 < Love & Letter >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 '불타오르네(Fire)', 세븐틴 '예쁘다'

앞서 6월 컴백한 엑소, 잠시 휴식기를 가진 빅뱅의 뒤를 쫓는 후발 주자 보이그룹들의 강세 역시 2016년 상반기 관심거리 중 하나였다.

지난해 <화양연화> 시리즈로 돌풍을 일으킨 방탄소년단은 '불타오르네(Fire)'가 수록된 3부작 완결편 <화양연화 Young orever>로 올해에도 큰 인기를 얻었다. 3장 합계 93만 장 판매(2016년 5월 기준)로 엑소 이후 남자 아이돌 그룹으론 최고 음반 판매 기록도 달성했다.

13인조 초대형 편성으로 데뷔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자체 제작 아이돌' 세븐틴 역시 만만찮은 성공을 거뒀다. '예쁘다'가 수록된 첫 번째 정규 음반 < Love & Letter >로 발매 첫 주 8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올리며 차세대 그룹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여섯] 우리동네 음악대장

 <복면가왕>의 우리동네 음악대장으로 오랫동안 즐거움을 줬던 하현우.

<복면가왕>의 우리동네 음악대장으로 오랫동안 즐거움을 줬던 하현우. ⓒ @guckkasten_v


'하여가', '매일매일 기다려', '일상으로의 초대', '라젠카, 세이브 어스(Lazenca, Save Us)'

올들어 주요 방송사들이 새롭게 선보인 예능 프로그램 상당수가 이른바 '음악 예능'이었다. <판타스틱 듀오> <신의 목소리>(이상 SBS) <듀엣 가요제>(MBC) 등이 속속 방영되었지만, 이들 프로의 원조 격인 <복면가왕>(MBC)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9회(총 18주 방영)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우리동네 음악대장' 하현우(국카스텐)의 맹활약은 잇단 후발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인해 자칫 위기에 놓일 수 있었던 <복면가왕>의 인기를 높이는데 일등공신이 되었다.

단순히 고음뿐만 아니라 중저음을 오가는 매력적인 목소리와 다양한 선곡을 앞세운 하현우야말로 올해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 발굴한 최고 스타가 아닐 수 없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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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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