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27일 오후 4시 53분]

어느 한 조용한 마을에 양치기 소년이 살고 있었다. 평화로운 생활에 심심했던 소년은 "늑대가 나타났다!" 하고 거짓말로 소리를 쳤다. 마을 사람들은 놀라서 양치기 소년에게 왔지만, 소년은 "사라졌다"고 말한다. 소년의 장난은 한번이 아니었다. 심심할 때마다 소년은 거짓말을 했고 이것이 두 번, 세 번 반복되자 마을 사람들은 소년을 믿지 않기로 한다. 결국, 진짜로 늑대가 나타났을 때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고 양들은 늑대에게 모두 죽임을 당한다.

이는 이솝우화 <양치기 소년>의 내용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거짓말을 반복하게 되면 사람들에게 신뢰를 잃게 되고 결국 진실도 믿지 않게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여기에는 한가지의 교훈이 더 있다. 거짓말도, 잘못도 반복되었을 때 그 사람을 더욱 믿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남자 그룹 슈퍼주니어의 강인이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켜 대중들로부터 냉담한 시선을 받고 있다. 게다가 2009년에도 이미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같은 잘못의 반복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강인은 24일 새벽 2시경 음주운전을 했고, 가로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현장을 떠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인은 프로그램을 전면 하차하기로 했지만 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인의 문제는 무엇일까.

가볍지 않은 음주운전의 잘못

 지난 24일 음주운전 사고를 낸 슈퍼주니어 강인.

지난 24일 음주운전 사고를 낸 슈퍼주니어 강인. ⓒ 이정민


먼저 강인이 일으킨 사고가 단순한 스캔들이나 가십거리가 아니라 음주운전이라는 사실이다. 음주운전은 결코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니다. 도로교통공단에서 나온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년 동안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상자 수는 24만8975명이라고 한다. 연간 평균은 4만9795명으로 하루 동안 136명이 음주운전으로 죽거나 다친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음주운전 차량은 빠른 속도로 돌아다니는 흉기나 다름없다. 교통 선진국의 경우에는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음주운전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중대범죄(행위자가 범죄사실의 발생을 적극적으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자기의 행위가 어떤 범죄 결과의 발생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하는 것)'로 인식하고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알코올 농도가 0.05~0.1% 미만이면 형사 입건과 100일간 면허 정지, 0.1% 이상일 경우에는 형사입건 및 면허 취소를 처벌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0.2% 이상이더라도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명시하고 있어 다소 관대하게 처벌한다.

교통사고의 경우에는 서로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음주운전의 경우 누군가의 생명을 다치게 할 수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그렇기에 강인이 음주운전으로 사상자를 내지 않았더라도 그의 행위는 누군가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던 위험천만한 것이었다.

되풀이된 잘못

더욱 큰 문제는 강인의 음주운전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미 7년 전인 2009년에도 음주운전을 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임대한 승용차를 몰다가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고, 인근 골목으로 달아나는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경찰서를 찾아 사고를 시인했고, 6시간이 지났음에도 그의 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0.082%였다.

이후 강인은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8개월 동안 자숙의 시간을 가진 뒤 군에 입대했다. 공백 기간 군 복무 결정은 강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는 모습으로 비쳤다. 하지만, 최근 음주운전을 되풀이하면서 대중은 강인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실수는 원인을 찾아내고 고쳐나가면 된다. 잘못도 마찬가지다. 잘못을 했을 때 이를 뉘우치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으면 된다. 그렇다면 잃어버린 사람들의 신뢰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인의 두 번째 음주운전은 대중과 팬들의 마음을 쉽게 되돌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인은 이미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적이 있다. 음주운전이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충분한 경험이 있음에도 다시 음주 후 핸들을 잡은 것이다. 그의 차에 치인 것이 사람이 아니라 가로등이었다는 것은 강인에게도, 모두에게도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연예인의 자숙과 방송출연

 강인에게 중요한 것은 연예활동을 중지하고 자숙기간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반성하고 그 마음을 팬들에게 보이는 것, 반복된 잘못으로 팬들에게 배신감을 준 것. 그것을 되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강인에게 중요한 것은 연예활동을 중지하고 자숙기간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반성하고 그 마음을 팬들에게 보이는 것, 반복된 잘못으로 팬들에게 배신감을 준 것. 그것을 되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 MBC


강인은 모든 연예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의 시간을 가질 것을 밝혔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한가지. 연예인의 자숙과 방송출연은 어떤 기준에서 결정될까?

아쉽게도 명확한 자숙기간이나 방송출연의 기준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연예인들의 복귀소식에는 항상 "아직은 방송출연은 이르니 더 자숙해야 한다"와 "충분히 자숙했다"는 의견이 대립한다.

사실 명확한 자숙기간을 정해 방송출연을 결정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제대로 반성을 할 수 있는지, 용서받을 수 있는지는 물리적인 수치로는 가늠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그러니 규정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지는 않아 보인다. 매번 구설에 오르면서도 반복되는 잘못을 하고 있는 '옹달샘'도 지금의 강인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제대로 반성했는지는 명확하게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모습은 그들이 가졌던 프로그램 하차나 자숙기간을 무색하게 만든다.

물론, 연예인이라는 존재에게 과한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옳지 않다. 그들은 도덕적이라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수는 노래하기 위해서, 배우는 연기를 하기 위해서, 개그맨은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서 방송에 나오고 있다. 그렇기에 공인이라는 잣대를 들이밀고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과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좋지 않다.

연예인은 사회를 올바르게 만들기 위해서 일하는 국회의원이나 대통령과는 분명히 다른 존재. 그렇기에 사회에서 요구되는 성품의 정도도 다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연예인들의 방송출연을 법적으로 제재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악용될 우려가 있기에 옳지도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연예인에게 중요한 것은 이미지이다. 그들은 이미지를 이용하여 자신의 재능을 팬들이 소비하도록 돕는다. 그래서 반복되는 잘못은 그들의 이미지를 스스로 깎는 지름길이다.

강인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그의 자숙과 입대, 복귀를 묵묵하게 지켜봤지만, 그 결과는 반복된 음주운전이었다. 팬들의 실망감도 적지 않을 것이다. 강인에게 중요한 것은 그저 연예활동을 중지하고 자숙기간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반성하고 그 마음을 팬들에게 보이는 것. 반복되는 잘못으로 팬들에게 배신감을 준 것. 그것을 되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강인 음주운전 슈퍼주니어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