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음과 류준열의 조합으로 화제가 된 MBC 새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가 25일 첫 방송을 시작한다. 황정음은 그동안 주연으로 출연한 많은 드라마를 성공시키고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며 믿고 보는 황정음이라는 뜻의 '믿보황'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황정음의 작품은 보통은 한다는 인식이 생겨나며 황정음에게 거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운빨로맨스>는 확실히 기대작이다.

현재 경쟁작들이 10%를 넘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황정음의 드라마는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정음이 또 다른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뛰어넘어야 하는 난관들이 존재한다.

[하나] '응답하라'의 저주

 류준열은 '응답하라의 저주'를 벗을 수 있을까?

류준열은 '응답하라의 저주'를 벗을 수 있을까? ⓒ MBC


'응답하라의 저주'는 <응답하라> 시리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이후 출연 작품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에서 유래됐다. <응답하라> 시리즈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모두 대단한 주목을 받으며 무명에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르는 등의 비약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그 차기작 성적은 다소 아쉬웠다. 서인국, 정은지, 유연석, 정우, 고아라 등 <응답하라> 시리즈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그때 만큼의 파급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응답하라 1988>(아래 <응팔>)에 출연했던 스타들도 예외는 아니다. 혜리의 <딴따라>가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응답하라의 저주'는 어느 정도 맞는 말인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응답하라>에 출연했다고 해서 차기작이 모두 실패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응답하라> 시리즈에 출연했던 배우들 대부분은 이전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배우들이 대부분이다. <응팔>만 해도 혜리를 제외하고는 주연급 배우들이 무명에 가까웠다. <응답하라 1997>부터 시작된 시리즈는 대중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며 tvN의 킬러 콘텐츠가 되었다. 콘텐츠의 힘은 배우의 이름값에 기대지 않고도 성공이라는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엄밀히 말해 배우들은 배우 자체의 힘보다는 콘텐츠의 힘에 기대어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본 셈이다. 그러나 그 차기작은 다르다.

이미 그들은 <응답하라>로 주목받은 상태에서 시작한다. <응답하라>로 주연급이 된 그들에 대한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작품에 대한 호평, 그리고 흥행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콘텐츠의 힘으로 스타가 된 그들이 주연으로서의 흥행력이 있느냐를 진검승부하는 자리인 것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관심은 생각보다 빠르게 식는다.  <운빨로맨스>에 출연하는 류준열은 <응답하라>를 넘어서 주연급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켜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믿보황'이 과연 그런 결과의 교두보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가 첫 번째 난관이다.   

[둘] '믿보황'의 비슷한 이미지

 황정음은 <그녀는 예뻤다>와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황정음은 <그녀는 예뻤다>와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 MBC


황정음은 아이돌에서 연기자로 전향한 후, 연기력 논란을 딛고 성장해 왔다. 연기자로서 스펙트럼을 넓힌 황정음은 시트콤에서 로맨틱 코미디, 의학드라마, 멜로에 이르기까지 대중을 만족하게 하는 연기자로 변모해왔다. 그러나 <비밀>에서의 멜로 연기나 <골든타임>에서 보여준 의사 연기보다는 <지붕 뚫고 하이킥> <돈의 화신> <킬미힐미> <그녀는 예뻤다> 등으로 각인된 밝고 건강한, 통통 튀는 이미지의 로맨틱 코미디가 더 강하게 대중의 뇌리에 남아 있다. 물론 황정음의 연기력은 시청자들의 인정을 받은 부분이지만 비슷한 역할을 주로 맡은 황정음의 연기 패턴이 읽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더군다나 작년 호평을 받은 <그녀는 예뻤다> 김혜진과 <운빨 로맨스> 심보늬 캐릭터가 묘하게 겹쳐 보이는 지점을 경계해야 한다. 물론 두 캐릭터는 다른 캐릭터고, 아직 <운빨 로맨스>의 뚜껑이 열리지 않았지만, 로맨틱 코미디라는 공통점, 약점을 가진 채, 안절부절못하는 성격, 코믹한 설정 등이 겹친다. 황정음의 연기는 인정받은 만큼 대중에게 익숙하다. 그 익숙함을 뚫고 또 다른 캐릭터로서의 가치를 황정음 스스로 찾아내느냐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셋] 신인 작가

 <운빨로맨스>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낼 수 있을까?

<운빨로맨스>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낼 수 있을까? ⓒ MBC


마지막으로 <운빨 로맨스>는 신인인 최윤교 작가 손에서 탄생하는 작품이다. 물론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나 웹툰의 내러티브와 드라마의 내러티브는 엄연히 다르다. 더군다나 웹툰의 분량은 16부작 드라마를 커버할만큼 방대하지 못하다. 이에 따라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이야기를 재창조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첫 작품부터 대박을 치거나 필력을 인정받는 작가도 있지만, 첫 작품 속에서 미숙함을 드러내는 작가도 있는 만큼, 최 작가의 역량에 기대만큼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과연 드라마의 기승전결이 대중의 기대를 만족시킬만큼 탄탄할 것인가 하는 것은 분명 넘어야 할 산이다. 초반에는 재미있게 쓰더라도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가 지지부진해지는 경우도 간과할 수 없기에, 드라마의 성공을 확실히 예측하기란 힘들다. 다행인 것은 경쟁작들이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고, 황정음-류준열 조합이 확실히 높은 화제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끝까지 이런 장점을 살려 드라마를 확실한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과연 믿보황이라 불리는 황정음이 또 한 번의 성공이라는 열매를 거둬들일 수 있을지, <운빨로맨스>의 행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황정음 운빨 로맨스 류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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