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조민지는 평생 연극을 하고 싶다고 했다. 결혼해서도 연극을 계속할 거라고.

연극배우 조민지는 평생 연극을 하고 싶다고 했다. 결혼해서도 연극을 계속할 거라고. ⓒ 남유진


연극배우들은 불규칙한 생활패턴, 적은 보수 등으로 오랫동안 무대에 서는 사람이 많지 않다. 무대가 좋아도 열정만으로는 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려워 무대를 떠난다. 하지만 연극배우 조민지씨는 중학교 때 처음 접한 연극으로 지금까지 무대에 서고 있다. 연극 외에 다른 길은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그를 지난 3월 25일, 서울 혜화역 부근에서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귀엽고 밝지만 똘기 있는 배우"

- 연극배우 조민지는 어떤 사람입니까?
"저는 무대 위에서 보통 귀엽고 밝은 이미진데 약간 똘기 있다는 소리도 많이 듣습니다. (웃음) 무대에서도 똘기가 있어야 하겠지만, 캐릭터에 맞게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작품을 할 때마다 저를 버려야 할 때가 많아요."

- 현재 어떤 공연에서 볼 수 있나요?
"대학로에서 하는 <나의 PS 파트너>, 뮤지컬 <꿈에 본 내 고향>, 청소년 뮤지컬 <베스트 프렌드>, 기업극 <넌 소중해>까지 4개의 공연을 하고 있어요. 생계유지가 되려면 뭐든 해야 해요. 다들 저한테 생활력 강하다고…. (웃음) 공연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 언제 처음 연극을 접했나요?
"처음으로 연극을 접한 건 중학교요. 학교에 연극반이 있었거든요. 고등학교 때도 연극반 활동을 했어요. 저희 학교가 청소년 연극제에 나가서 대상도 받고, 제가 최우수 연기상까지 받은 거예요. 대학에서도 연극영화 전공하고, 졸업하고 나서 바로 프로로 뛴 거예요. 한길로만 오롯이 갔는데 저도 참 신기해요."

- 관객 수에 따라 무대 위 연기도 영향받나요?
"관객이 총 4명 온 적 있었어요. 오전 타임이었는데, 배우 4명에 관객 4명…. 그런데 되게 재밌게 했어요. 관객이 많든 적든 그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관객과 배우, 그날의 분위기가 중요해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희열, 앞으로도 이렇게 쭉

- '비매너'인 관객도 많을 것 같아요.
"많죠. 암전 상태인데 핸드폰 만지작거리고. 무대에서 다 보이거든요. 또 맨 뒤에서 앞자리에 다리 올려서 보는 분들도 계시고 무슨 영화관인 줄 알아요. 팝콘 먹으면서 보는 사람은 없어서 다행이에요. 그런 모습 보면 진짜 회의감 들어요. 이 공연을 내가 왜 해야 하나…. 하지만 전 배우니까! 맡은 역할을 열심히 해야 할 임무가 있으니까! (웃음)"

- 실생활에서도 연기가 가능하시나요?
"그런 적은 없는데 예전 남자친구가 연애할 때 그러더라고요. '너 지금 연기하는 거야?'라고. 난 아닌데…. 이런 저의 모습이 연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더라고요. 또 '울어봐' '연기해봐' 이러기도 해요. 되게 매너없는 거죠. 그럼 전 '네가 해봐' '너나 해!' 이렇게 대답해요."

- 배우로서 지금의 삶에 만족하세요?
"전 이 생활이 너무 좋아요. 무대가 너무 좋아요. 그 희열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어요. 매 공연 때마다 느낀다면 거짓말인데 제가 나약해지면 '그래, 파이팅하자!' 하면서 혼자 다짐해요. 제 주변에는 돈 때문에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생활비 벌었다가 다시 무대에 돌아오고. 돈 다 쓰면 다시 일하고…. 근데 저는 한 번도 그 외의 삶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결혼하고 나서도 50대까지 기회가 된다면 계속할 거예요."

-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전 지금처럼 나아갈 겁니다. 솔직히 먼 미래를 본 적이 없어요. 현실에 충실한 편이라서 그러다 보면 미래가 보이겠죠? 지금 제가 열심히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니까 미래는 보장돼 있다고 생각해요. 더 좋은 작품을 향해 가고 있다고…. 믿음이겠죠?"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월간 <세상사는 아름다운 이야기(http://snsmedia.wix.com/snsmedia)> 5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연극배우 조민지 나의PS파트너 무대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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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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