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의 시즌 6호 홈런을 알리는 미네소타 트윈스 홈페이지 갈무리.

박병호의 시즌 6호 홈런을 알리는 미네소타 트윈스 홈페이지 갈무리. ⓒ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의 홈런 레이스가 놀랍다.

박병호는 1일(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 경기에서 4회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린 미네소타에서 나온 유일한 득점이며, 2013년 다승왕 출신이자 최근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선발투수 조던 짐머맨을 상대로 터뜨린 홈런이라 더욱 특별했다.

아시아 타자 최다 홈런도 가능?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박병호는 4월 한 달간 17경기에 출전해 무려 6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각에서 장타력에 대한 의심도 있었지만, 박병호는 자신의 강점을 기록으로 증명했다.

박병호의 홈런은 미네소타에서 단연 돋보인다. 3개의 홈런으로 공동 2위에 올라있는 브라이언 도저, 오스왈도 아르시아, 에디 로사리오보다 두 배나 많은 홈런을 터뜨리며 독보적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미네소타가 속한 아메리칸리그 전체에서도 공동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지금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박병호는 올 시즌 최대 40홈런도 가능하다.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한국인 타자 최다 홈런 기록(22개)은 물론이고 2004년 뉴욕 양키스에서 마쓰이 히데키가 세운 아시아 타자 최다 홈런 기록(31개)마저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크다.

더구나 마쓰이의 기록은 타석에서 왼쪽 담장까지의 거리가 짧은 양키스 홈구장의 '특혜'를 누렸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박병호는 타자가 불리하기로 유명한 미네소타 홈구장에서 6개 중 5개의 홈런을 터뜨릴 정도로 진정한 거포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박병호의 강점은 홈런 비거리가 보여주는 강력한 힘이다. 대부분의 홈런이 외야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거나 중앙 담장을 넘어가며 엄청난 비거리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도 박병호의 홈런 개수보다 비거리에 더 놀라워하고 있다.

박병호의 가장 큰 약점은 메이저리그의 낯선 환경과 처음 맞서는 투수들이었다. 하지만 이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다. 현지 언론들은 벌써 박병호를 올스타 후보로 거론하며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인' 아직 넘어야 할 많다

한국에서 최고의 타자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이나 다름없는 박병호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고비도 많다. 지금보다 더 홈런을 터뜨리려면 무엇보다 경기에 꾸준히 출전해야 하고, 주전으로 자리 잡으려면 홈런도 중요하지만 타격의 기본 지표인 타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박병호의 현재 타율은 0.241로 홈런에 비해 아쉽다. 박병호가 진정한 강타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타율을 2할대 후반으로 끌어올리고, 특히 득점권 타율이 높아야 중심 타자로 활약할 수 있다.

이날 박병호의 홈런은 좋았지만 6회말 타석은 지적받을 만하다. 1루에 주자를 두고 상대 투수의 초구를 성급하게 공략하다가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신중한 타격으로 득점 기회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또한 박병호이 활약이 계속될수록 투수들이 더 치밀하게 분석하고, 견제도 심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 타자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다. 하지만 박병호는 데뷔 한 달간 자신감이라는 가장 큰 성과를 거뒀다. 과연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거포'의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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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미네소타 트윈스 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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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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