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딴따라>.

20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딴따라>. ⓒ SBS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방영 전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던 SBS 새 수목드라마 <딴따라>가 첫 방송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6.2%(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은 같은 시간대 '꼴찌'이며, 시청자 반응 역시 '실망스럽다'란 분위기다.

<딴따라>가 차려 놓은 '밥상'에 비춰보면, 이런 성적은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딴따라>는 지난해 <킬미힐미>를 통해 생애 첫 연기대상을 받은 지성과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연기자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혜리의 만남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방영 시기도 절묘했다. 첫 방송이 KBS 2TV <태양의 후예> 종영과 맞물리면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딴따라>는 <태양의 후예> 스페셜 방송은 물론이고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도 뒤처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제는 잔칫집 손님을 끌어모으는 것이 아니라 당장 내놓은 음식부터 재정비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딴따라> 1회는 여러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지성의 연기만큼은 임팩트 있었다.

<딴따라> 1회는 여러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지성의 연기만큼은 임팩트 있었다. ⓒ SBS


단순한 이야기 전개, 뻔한 스토리 극복해야

대부분의 드라마가 그렇듯, <딴따라> 역시 정해진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최고의 아이돌을 키워낸 매니저 신석호(지성 분)가 음모에 휩싸이면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고, 이후 하늘이(강민혁 분)를 만나 재기를 꿈꾸며 결국 '딴따라'라는 밴드를 스타로 만들어낸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뼈대다.

주요 배경이 연예기획사와 방송국이다 보니, 자연스레 아이돌 산업에 대한 뒷이야기를 다루기도 할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도 아이돌 그룹의 음원사재기라든가 자작곡 둔갑 사태 등 연예계 이면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나름의 재미 포인트를 만들어냈다. 앞으로도 아이돌 산업과 문화에 얽힌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를 참신하게만 풀어낸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드라마는 복합장르의 형태로 발전하며 시청자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켜야만 한다. 그에 비교해본다면 <딴따라>의 이야기 구조는 너무 단순하고 평범하다. 예측 가능한 스토리를 극복하기 위해 통통 튀는 대사의 맛이 있던가, 아니면 매력 넘치는 캐릭터가 등장해야 하는데, <딴따라>의 경우엔 아직 이도 저도 아닌 모양새다.

히어로물과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의 장르를 적절히 버무린 <태양의 후예>, 그리고 타임슬립과 형사물을 접목한 <시그널> 등의 성공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면, <딴따라>는 그저 아이돌을 소재로 한 평범한 드라마에 그치고 말 것이다.

차라리 1회에서 등장한 작곡가의 죽음을 조금 더 비중 있게 다뤄서 스릴러 요소를 가미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은 코믹 요소가 부각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화끈한 복수극도 아니며, 절절한 멜로는 더욱 아닌, 너무 심심하고 맹맹한 맛일 뿐이다.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여전히 지성의 연기는 볼만 하다는 것이다. <킬미힐미>에서 보여준 일곱 개의 인격과는 또 다른 지성만의 색깔을 찾아낸 듯 보인다. 관건은 그가 맡은 신석호 캐릭터에 제작진이 얼마나 매력적인 옷을 입혀줄 것인지 여부다. 지성의 연기만 믿을 게 아니라,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맛깔 나는 대사, 그리고 캐릭터 간의 시너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제아무리 대상 출신 지성이라 할지라도 혼자서 <딴따라>를 살려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딴따라>는 불안한 출발을 극복하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지성의 어깨가 무겁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창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saintpcw.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딴따라 지성 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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