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태양의 후예> 기자간담회

송중기 <태양의 후예> 기자간담회 ⓒ 블러썸엔터테인먼트


"방송을 끝까지 봐주세요. 그 다음에도 비판하실 부분이 있으시다면 개인적으로 더 인터뷰하겠습니다. 작품을 끝까지 보신다면 그 안에 인류애라든지 깊이를 분명 느낄 수 있으실 거예요."

<태양의 후예> 방영 중반기 가졌던 기자간담회에서 송중기는 이렇게 말했다. '군국주의와 애국주의 냄새가 짙다', '서사는 없고 로맨스만 작렬한다' 등 <태양의 후예>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한 답이었다.

그랬던 송중기가 다시 기자들 앞에 섰다. <태양의 후예>가 최종 38.8%(닐슨코리아 제공)라는 어마어마한 시청률로 종영한 다음 날인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송중기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그는 드라마의 어마어마한 성공에 대해 "얼떨떨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태양의 후예>. 최근 드라마 프로모션을 위해 홍콩을 방문했던 송중기는 "기사로만 접하던 인기를 직접 몸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드라마로 인해 9시 뉴스에도 출연했고 박근혜 대통령과도 만났다. 송중기는 "배우로서 내 일을 한 것뿐인데,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언급된다는 건 책임이 따르는 일 같다"면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청춘스타에서 한류스타로

 송중기 <태양의 후예> 기자간담회

송중기 <태양의 후예> 기자간담회 ⓒ 블러썸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와 <뿌리 깊은 나무>, 영화 <늑대소년>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이미 스타의 반열에 올랐던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를 만나 '넘사벽' 급 한류스타로 거듭났다. 달라진 위상. 송중기는 "기본적인 것은 지켜야겠지만, 초심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배우로서의 위상과 위치가 달라지는데 마음가짐이 언제나 늘 처음과 같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는 그가 지금 느끼고 있는 '책임감의 무게'를 표현한 말이기도 했다.

"신인 때의 마음가짐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어쩔 수 없이 책임져야 할 것들이 늘어난 게 사실이에요. 지금은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 해외 팬분들도 많이 생겼어요. 그분들에게 실망을 드리면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제 일을 하면서,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송중기는 <성균관 스캔들> 여림으로 뜬 후 차기작으로 <뿌리 깊은 나무> 청년 이도 역을 택했다.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의 역할은 한석규의 아역. 주연 배우로 발돋움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청년 이도 역은 청춘스타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송중기가 옳았다. 그는 태종의 무게에 눌려 방황하면서도 올바른 왕이 되기 위해 고민하는 세종대왕의 모습을 멋지게 그려내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인 시절부터 늘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고 싶었어요. 지금도 완벽하진 않지만, 급히 올라가 제 부족한 모습을 보여드리기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며 성장하고 싶었어요. 지금도 그 과정인 것 같아요."

"꽃미남 배우? 아직 버릴 수 없어요"

 송중기 <태양의 후예> 기자간담회

송중기 <태양의 후예> 기자간담회 ⓒ 블러썸엔터테인먼트


"'꽃미남 배우'라는 타이틀을 스스로 버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는 송중기는 "피부관리도 열심히 하며 노화현상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다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배우는 연기만 잘한다고 다는 아닌 것 같아요. 분명 신체 조건이든 얼굴 생김새든 외모에서 오는 매력도 크다고 믿거든요. 언젠가 꽃미남 이미지가 내가 연기를 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버리겠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더 나이가 들면 생각이 바뀔지 모르지만 지금 솔직한 생각은 이거에요."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인기도 많고, 논란도 많았던 <태양의 후예>. 끝까지 방송을 지켜보면 논란이 해소될 거라며 자신만만해하던 송중기는 결말을 어떻게 봤을까? 그는 "드라마를 둘러싼 여러 가지 해석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군국주의나 애국주의적인 시각으로 작품을 해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신 분들의 여러 해석을 존중합니다. 다만 작품을 받아보고 연기하고 결과적으로 방송을 지켜본 입장에서 저는 국기에 대한 경례나 유시진 대위의 사명감, 책임감 같은 부분은 먼 곳에 있는 군인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 가족, 더 나아가 국가를 향해 '나 잘 지내고 있다' '잘 지내겠다'는 약속, 다짐 같은 거라고 해석했어요."

김은희 작가 특유의 대사에 대해서도 "오글거린다고 생각한 적 없다"면서 "취향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오히려 "유시진을 연기하면서 '여자들이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배웠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유시진은 현실에 없는 판타지 속 인물이다, 그냥 멋진 놈"이라고 표현했다.

"각자의 취향이 다른 거죠. 저는 대사를 보면서 오글거린다는 생각을 크게 한 적은 없지만, 혹시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더라도 내가 가진 색으로 잘 융화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내가 가진 장점과 대사가 주는 장점이 서로 보완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태양의 후예>는 끝났다, 차기작은 <군함도>다

이제 <태양의 후예>는 끝이 났다. 차기작은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다. 일제강점기, 일본 하시마 섬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의 목숨을 건 탈출기를 그린 작품이다. 송중기는 "연기를 시작하면서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 이뤘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군함도>에서 독립군 역을 맡았다. 시대는 다르지만, 유시진에 이은 또 한 번의 군인 역할. 그는 "유시진과는 비슷하지만 다른 역"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작품이 좋다, 재밌을 것 같다"미 애정을 드러냈다.

특전사 블랙 요원에 이어 일제강점기 독립군 역으로 돌아올 배우 송중기. 그는 현재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송중기 태양의 후예 유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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