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빅리그>충청도의 힘 코너

<코미디빅리그>충청도의 힘 코너 ⓒ tvN


이혼 가정 아동을 조롱하는 내용을 개그의 소재로 삼은 방송사와 프로그램 제작진, 참여 개그맨들이 7일 피소됐다. 전날 제작진의 사과와 개그맨 장동민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tvN <코미디 빅리그>의 '충청도의 힘' 파문이 확산되는 형국이다.

'차별 없는 가정을 위한 시민 연합'(이하 차가연)이 tvN과 <코미디 빅리그> 제작진, 그리고 개그맨 장동민, 황제성, 조현민을 모욕죄 혐의로 고소했다. 제작진에는 담당 PD와 구성작가를 포함한 프로그램 제작 책임자가 모두 포함됐다.

차가연은 한부모 가정 구성원들의 심리적, 사회적 재기를 지원하는 시울시 등록 비영리 민간단체다. 구성원들은 이혼·사별·미혼모·미혼부 등 전원 한부모 가정 구성원들로서, 총 8만5천여명이 등록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차가연의 이병철 대표는 7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7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부모 가정이 개그라는 명목으로 비하나 폄하의 방식으로 다뤄져서는 안된다"면서 "사회적 약자의 상처를 후벼파는 연예인들과 시청률 올리기에 혈안돼 문제의식 없이 이를 방송에 내보내는 제작진과 방송국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고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코미디 빅리그> '충청도의 힘' 코너에는 애늙은이 7세 어린이 캐릭터로 설정된 장동민과 조현민이 이혼 가정 아동으로 설정된 양배차를 가리켜 "쟤네 아버지가 양육비 보냈나 보다", "쟤 때문에 부모 갈라선 거 동네 사람 다 아는데 애 듣는다" 식의 대화를 나눈다. "생일 때 선물을 양짝(양쪽)으로 받으니 재테크다"라는 대사도 등장한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장동민 할머니 역의 황제성은 "너네 아버지 서울에서 다른 여자랑 두 집 살림 차렸다는 소문이 돈다"며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을 내뱉는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쟤 때문에 부모 갈라선 거 다 안다'는 대사를 언급하며 "이혼 가정 아이들은 누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자기 때문에 부모가 이혼했을 거라는 죄책감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을 본 아이들이 장난처럼 이혼 가정 아이에게 농담하면 당하는 아이들의 상처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약자에 대한 조롱을 다시는 개그의 소재로 삼을 수 없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가연 측은 이번 형사고소에 이어 회원들의 서명을 받아 집단 민사 소송까지 진행할 뜻을 밝혔다. 김태륜 사무국장은 "우리에게 10원이든 100원이든 금액은 중요하지 않다, 결국 소송에서 지더라도 약자들이 강력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방송도 조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차가연 측은 "이미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도 마쳤으며 직접 소송에 참여하기 어려운 회원들도 탄원서 형태로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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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진심으로 사죄... 해당 코너 금주부터 폐지"

 <코미디빅리그>충청도의 힘 코너

<코미디빅리그>충청도의 힘 코너 ⓒ tvN


 <코미디빅리그>충청도의 힘 코너

<코미디빅리그>충청도의 힘 코너 ⓒ tvN


<코미디 빅리그> 제작진은 이날 오후 2시30분 경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건 제작진의 잘못이며, 제작진을 믿고 연기에 임한 연기자에게도 사과의 말을 전한다"면서 "해당 코너는 폐지하여 금주부터 방송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방송사와 장동민 소속사 코엔스타즈 측은 고소 내용과 관련해 "아직 내용을 확인하지 못해 대응 방법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황제성 소속사 뉴에이블 엔터테인먼트는 "관련 내용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으며, 조현민 측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음은 제작진의 사과문 전문이다.

[사과문]

'충청도의 힘' 코너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들께 불편함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충청도의 힘'이라는 코너로 시청자 여러분들께 불편함을 드린 점 사죄드립니다.
본 코너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든 건 제작진의 잘못이며, 제작진을 믿고 연기에 임한 연기자에게도 사과의 말을 전합니다. 해당 코너는 폐지하여 금주부터 방송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앞으로는 신중하게 생각하여 좀 더 건강하고 즐거운 코미디를 선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코미디빅리그> 제작진 드림.

코미디빅리그 장동민 황제성 조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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