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신화

그룹 신화 ⓒ 신컴엔터테인먼트


1998년 데뷔 이래 꾸준히 활동하며 현재 최장수 아이돌로 불리는 그룹 '신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인 신화의 팬클럽 '신화창조' 역시 1998년부터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하며 아이돌 팬덤 문화가 형성되는 데 기여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신화의 데뷔기념일마다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하는 팬들이 있다. 2012년부터 꾸준히 거리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신화 팬 댄스팀 D.U.R(Do U Remember?)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D.U.R이라는 팀명은 신화의 정규 9집 수록곡인 '기억나니?'에서 따온 말로, 신화의 특별한 날을 함께 기억하고 축하하고 싶다는 포부가 담겨있다. 구성원들이 모두 신화의 팬이라는 D.U.R은 매년 신화의 데뷔일을 축하하며 거리 공연을 펼치곤 한다.

데뷔 18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역시 예외는 없다. 18주년 콘서트가 열리는 오는 26일과 27일 양일간, D.U.R 역시 콘서트장 근처에서 거리 공연을 열 예정이다. 햇수로는 5년째, D.U.R이라는 팀을 본격적으로 결성한 이후로는 무려 7번째 공연이다.

장수의 비결

 신화 팬 댄스팀 D.U.R

신화 팬 댄스팀 D.U.R ⓒ 정보정


"처음에는 두어 번 공연하고 끝일 것이라 생각했어요. 다른 팬덤의 사례를 봐도 팬들이 결성한 커버댄스팀은 다 일회성이었으니까요."

D.U.R의 대표이자 기획자인 Y(24)씨는 "우리 팀이 벌써 5년차라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며 웃었다. 처음 결성되었을 때 그녀는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이었지만 현재는 어엿한 직장인이다. Y씨는 "스무살 대학생 때 시작해서, 인생의 중요한 기점 중 하나인 취업을 지나고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 D.U.R이 존재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D.U.R은 나의 20대 그 자체와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Y씨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 또한 D.U.R 활동 기간 동안 여러 변화를 겪었다. 고등학생이었던 멤버는 대학생이 되고, 대학생이었던 멤버들은 졸업을 앞두거나 직장인이 되었다. 직장을 옮긴 사람도 있었다. 현재 멤버들은 20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다. 개인의 생활과 취미생활을 동시에 잡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 게다가 한 집단을 5년이나 유지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단순히 취미생활을 위해 모인 집단이 이렇게 꾸준히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활동하는 동안 대학과 대학원을 거쳐 이제 직장인이 되었다는 K(26)씨는 "우리는 D.U.R보다 각자의 삶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처음 D.U.R을 결성할 때 반드시 각자의 공부, 직장생활, 집안일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 내에서 활동하기로 약속했어요. 아이러니하지만 그 약속 덕분에 D.U.R이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팀 활동으로 인해 자신이 뭔가를 희생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면, 그 때부터 갈등이 시작되거든요."

또 다른 멤버 L(22)씨는 "사실 D.U.R의 모든 멤버들이 다 함께 공연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첫 공연 이후 학업에 열중하기 위해 공연을 쉬고 있는 멤버도 있고, 반대로 첫 공연 때는 합류하지 못했다가 나중에 함께하게 된 멤버도 있다. 직장생활로 인해 중간에 공연을 쉬었다가 돌아온 멤버도 있다. L씨는 공연에 참가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판단에 맡기는 시스템을 설명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연에 참가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다, 이처럼 각자 서로의 사정을 최대한 배려하며 이해해주고 있기 때문에 D.U.R이 오래 갈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멤버인 J(29)씨는 "사실 그간 갈등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우리는 모두 그룹 신화의 팬이에요. 신화는 인터뷰를 할 때마다 '장수 비결'을 묻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많이 싸웠기 때문'이라고 답해요. 싸움 자체보다는, 싸움이라는 수단을 통해서라도 서로간의 생각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이죠. 이게 굉장히 당연한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도 실상은 굉장히 어렵거든요(웃음). 그래서 저희도 무슨 일이 있던지 숨기지 말고 이야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어요. 물론 단순히 투정을 부리고 끝나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이유에서 서운했으며 멤버들이 어떤 행동의 변화를 보여주길 바라는지까지 차근차근 이야기를 하는 거죠. 그렇게 솔직하게 대화를 하다보니 서로의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하고 배려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진정 즐길 줄 아는 팬들

이들은 결성 이후 자그마치 6번의 공연을 치렀고 이제 7번째 공연을 앞두고 있다.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D.U.R의 존재를 아는 신화 팬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멤버 U(24)씨는 "신화창조의 숫자가 엄청난데, 몇 분들이 우리를 꾸준히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갈수록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응원해주는 분들을 위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K(21)씨는 "공연 전에 홍보를 하면 우리를 알아봐주며 '꼭 보러갈께요! 너무 멋있어요!'하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며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하고, 더욱 힘을 내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게 된다"고 말했다.

인지도가 올라갈수록 부담 역시 떨쳐내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대해 다른 K(24)씨는 "공연을 거듭할수록 스스로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것 또한 일종의 부담 요소이다"라고 말했다.

"연습을 끝내고 집에 돌아갈 때마다 '지난 공연보다 실수가 더 많아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어요.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내 자신이 더 나은 공연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기도 해요. 그래도 이런 감정들이 스트레스를 주지는 않아요. 좋은 사람들과 모여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다는, 기분 좋은 부담감이죠."

취미로 뭉친 팀이지만 벌써 5년차라는 수식어가 붙었기에 그녀들은 주변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매 번 공연을 준비하며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관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B(26)씨는 "우리가 워낙 여러 차례 공연을 하다보니, 이제 보러 와주시는 분들도 셋리스트나 공연의 흐름을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오는 것 같다"며 "이번에는 관객들의 예상을 뒤엎기 위한 시도들을 많이 했다"고 귀뜸했다. 본래 하루만 했던 공연 날짜를 이틀로 늘린 것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였다. C(24)씨는 "이번 공연은 양일 간 셋리스트도 다르게 하는 등 특별히 힘을 주었다"며 "지금껏 D.U.R이 했던 그 어떤 공연보다 큰 규모의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의 꾸준한 활동은 신화 팬덤 내에서 또 다른 커버댄스 팀들이 결성되는 데에 일조하기도 하였다. Y씨는 "신생 팀들로부터 공연 준비와 관련된 질문을 받는 등 꾸준히 연락을 하고 있다"며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보며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신화창조는 정말 열심히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인데, 이러한 일면이 댄스팀이라는 모습을 통해 표출되는 것 같아서 보기 좋고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춤으로 행복해진 우리들, 그 즐거움을 관객들에게 돌려주고파"

 그룹 신화의 팬 댄스팀 '디유알'

그룹 신화의 팬 댄스팀 '디유알' ⓒ 김성실


'Do U Remember?(기억나니?)'라는 이들의 이름대로, D.U.R이 앞으로 팬덤 내에서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를 물었다. 멤버 U(24)씨는 "누가 보더라도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춤을 추는 사람들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2012년 병역 의무를 마치고 다시 뭉친 그룹 신화를 축하하며 D.U.R이 시작되었어요. 우리는 춤을 추며 굉장히 즐겁고 행복했고, 그 누구보다 열정적인 팬덤 활동을 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의 춤을 보는 사람들도 저희와 함께 웃고 즐기며 행복한 기운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멤버 C(24)씨 역시 "즐거움을 전해주는 사람들로 기억되고 싶다"고 대답했다.

"작년 3월 D.U.R의 공연 도중에 무대에 난입했던 아이가 있었어요. 음악에 맞춰서 춤추는 우리를 보며 자기도 흥이 났는지 덩실덩실 따라서 춤추다가 엄마 손을 붙잡고 나가더라고요. 그때 그 아이의 모습처럼, 꼭 신화 팬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공연을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D.U.R의 즐거운 기운이 전파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또 다른 멤버인 J씨는 "먼 훗날 누군가가 '예전에 신화콘서트에서 춤을 추던 D.U.R이라는 팀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 덕분에 콘서트가 더 즐거웠다'고 회상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26)씨는 "지금껏 신화창조에서 시작된 팬덤 문화들이 상당히 많다"며 "D.U.R처럼 거리공연을 정기적으로 하는 팀이 신화창조를 넘어서 다른 팬덤까지 퍼져나간다면 그보다 더 뿌듯한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D.U.R의 대표인 Y씨는 "자신의 일과 취미생활을 모두 책임질 수 있는 멋진 팬들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는 20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모여 있고, 수년을 함께 하면서 다양한 일을 거쳐 왔어요. 가끔 20대의 팬덤 활동을 철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직장, 취업준비, 학교 등의 자신의 일을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리고 D.U.R 활동은 우리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주는 창구임과 동시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단이에요. 물론 힘들 때도 있었지만, 자신의 일과 취미까지 모두 해내는 D.U.R의 모습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 L(27)씨는 "D.U.R은 추억을 공유하는 USB(이동식 저장장치)같은 존재"라고 비유했다.

"신화는 오랜 활동기간 덕분에 기억할 것이 너무나 많아요. 그 세세한 추억들을 꺼내는 데에 D.U.R이 일조했다고 생각해요. 모든 팬들이 한 장소에 모이는 신화 콘서트 날, 신화의 많은 추억들이 새겨져 있는 체조경기장 앞에서 신화의 18년간의 퍼포먼스를 재현했어요. 팬들과 신화의 추억을 함께 되새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올해 데뷔 18주년을 맞이한 최장수 아이돌그룹 신화는 오는 26~27일 이틀에 걸쳐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18주년 콘서트 'HERO(히어로)'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리고 팬 댄스팀 D.U.R은 신화 콘서트를 축하하기 위해 1집 수록곡인 '천일유혼'부터 12집 타이틀곡 '표적'에 이르기까지, 신화의 18년 역사를 담은 다양한 곡의 커버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스스로 즐길 줄 아는 팬덤 문화를 만들고 있는 D.U.R의 공연은 26일 오후 2시와 27일 오후 1시 30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앞 한얼광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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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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