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재미있을까? <시그널>은 방영 전부터 우려와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한국 드라마의 특징은 장르물이 약하다는 것이었다. 수사물에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무전이라는 판타지 소재를 차용한 <시그널>은 한국 드라마에서 인기 있는 소재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아무리 탄탄한 시나리오를 가진 작품이라도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드라마는 방송사에 손해를 끼친다. 그동안 숱한 장르물이 뜨거운 성원에도 불구하고 낮은 시청률로 고전했다. <시그널>이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 의사를 먼저 타진했지만 거절당한 이유 역시 그런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tvN으로 무대를 옮긴 <시그널>은 그 우려를 비웃듯 첫회부터 성공적인 포문을 열었다. 유괴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된 스토리가 등장인물들의 특징을 설명해 내면서도 범인을 찾는 과정을 정교하게 그려내 극적인 반전과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다.

<시그널>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장르물은 사건을 쫓으면 인물이 안 보이고, 인물을 쫓으면 루즈해지는데 둘을 잘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희 작가의 말대로 <시그널>은 장르물의 특성을 가지면서도 인물을 놓치지 않은 수작이다. 중간 유입이 힘든 장르물의 특성을 깨부순 것도 바로 이 캐릭터의 힘이었다. 일단 한 번 보게 되면 주인공의 감정에 동화될 수밖에 없는 스토리는 호기심을 자아냈고, 다음 화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사건은 단순히 사건 자체가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성장 발판이 되고, 그들의 과거와 미래에 긴밀히 연결된 매개체로 그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한다. 이 때문에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감정은 더욱 간절해지고 주인공들의 고군분투는 처절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 쥐게 만든 <시그널>

 이재한(조진웅 분)의 고군분투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이재한(조진웅 분)의 고군분투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tvN


<시그널>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판타지 구성을 절묘하게 이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극단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그들이 분노하는 장면에서 따라 분노하고 그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지점에서 같이 통쾌함을 느낀다. 주인공은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역할이 아닌, 그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당사자다. 그렇기에 그들의 감정은 아무리 격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감정의 기복을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었다. 결국 첫회를 보게 되면 마지막회까지 볼 수밖에 없는 캐릭터와 스토리의 힘은 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tvN 역대 최고 시청률 2위라는 빛나는 결과는 시청자들의 실질적인 반응에 비하면 오히려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다.

<시그널>은 매회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을 끌어내며 처음부터 끝까지 쉽사리 결말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를 펼쳤다. 사건 하나하나가 별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그 사건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였다. 열린 결말조차 이 드라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여운을 남기는 방식으로 그려졌다.

<시그널>이 아니고서는  그 어떤 드라마가 끝나기 불과 몇 분 전까지 세 주인공이 한데 모일까, 안 모일까 하는 긴장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그 열린 결말 자체가 시그널의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는 완벽한 결말이라 할 만했다.

끝나지 않은 스토리, 시즌2서 이어질까?

 <시그널> 시즌2 제작을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그널> 시즌2 제작을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tvN


등장인물들은 모두 살았지만, 주인공들이 다시 새로운 사건에 부딪히는 마지막은 마지막이라기보다는 시작이었다. 온라인에서 '이재한(조진웅 분) 살리기 운동'이 일 정도로 뜨거웠던 반응은 이제 시즌2를 만들어 달라는 바람으로 확산되었다. 아직 <시그널>이 할 이야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절대 권력을 가진 진짜 악은 제대로 심판받지 못했다. 마지막 회에서 차수현(김혜수 분)이 받은 문자 등, 아직 풀리지 못한 미스터리도 남아있다. 이재한 형사의 사라진 15년에 관한 이야기도 묘사되지 않았다. 풀어낼 이야기는 말 그대로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이 모든 이유를 제쳐 놓고라도 <시그널> 시즌2가 제작되길 바라는 마음은 제작진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사전제작으로 촬영을 끝내고도 마지막 방송이 다가오기 직전까지 편집을 거듭하는 제작진의 노력은 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김은희 작가의 대본에 김원석 감독의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은 그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을 만큼 정교했다. 더군다나 김은희 작가와 김원석 감독은 물론, 박해영 역할을 맡은 배우 이제훈까지 <시그널> 시즌2를 언급했다. 이쯤 되면 시즌 2가 나오는 것은 필연적이다.

<시그널>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단 한 가지 아쉬움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결말의 행방이다. 이 이야기를 시청자들의 상상이 아닌, <시그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시청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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