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단> 영화 <무수단>은 군인들이 비무장지대에서 겪는 일을 그려냈다.

▲ <무수단> 영화 <무수단>은 군인들이 비무장지대에서 겪는 일을 그려냈다. ⓒ 오퍼스픽쳐스


<무수단>은 구모 감독이 하사로 군 복무를 할 당시 GP 통문과 비무장지대 수색 중에 보고 느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구모 감독은 평화와 긴장감이 공존하는 중동부 전선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한 그때의 체험을,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군대라는 조직과 일반인에게 열리지 않은 통제된 공간에서 구모 감독이 느꼈던 매혹은 전작 <군사통제구역 팔이공지대>에도 나타난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군사 접경지역 820지대에서 훈련 중이던 수색대대가 대학교 동아리 일행과 정체불명의 남자 등과 마주치며 우발적인 사고가 발생하고, 실수를 은폐하면서 차츰 드러나는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군사통제구역 팔이공지대>에서 탐구했다. 그러나 군대에 대한 묘사가 엉성하고 개연성이 부족하여 긍정적인 평가를 얻진 못했다.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삼은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두 번째 연출작인 <무수단>은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삼았다. 국제조약이나 협약으로 무장이 금지된 지역인 비무장지대는 휴전선으로부터 남, 북으로 각각 2km의 지대를 지칭한다. 이곳에는 모든 군사시설의 설치가 금지되고,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다. <무수단>은 비무장지대에서 원인불명의 사망, 실종 사고가 발생하자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특전대 엘리트 출신인 조진호 대위(김민준 분)와 생화학을 주특기로 하는 신유화 중위(이지아 분)를 팀장과 부팀장으로 한 최정예 특임대가 파견되어 24시간 동안 작전을 벌인다는 내용을 담았다.

실체에 한 걸음씩 접근하던 특임대가 심상치 않은 흔적과 마주하게 되고, 대원들도 하나둘씩 이상한 징후를 감지하는 <무수단>의 이야기는 전작 <군사통제구역 팔이공지대>와 마찬가지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질문한다. 정체불명의 적인 '무수단'과 특임대가 벌이는 사투는 <에이리언> <프레데터> <괴물>(존 카펜터의 영화를 말한다)의 장르적인 문법에 가깝다. 초저예산으로 만들어졌던 전작에 비해 (보통의 한국 상업 영화에 비할 바는 못 되더라도) 다소 넉넉해진 예산은 묘사에 세밀함을 더해주었다. 여기에 김민준, 이지아, 도지환, 김동영, 오종혁, 박유환 등의 배우는 극에 현실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영화 <무수단> 영화 <무수단>에서 이지아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보여준다.

▲ 영화 <무수단> 영화 <무수단>에서 이지아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보여준다. ⓒ 오퍼스픽쳐스


군인을 중심 인물로 하여 특수한 공간인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그 속에서 공포라는 감정을 추출하는 <무수단>의 화법은 유사한 색채를 띠었던 <GP506>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군대 스릴러'라 칭할 만한 장르에 속했던 두 작품은 인간성의 말살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알 포인트>에서 조작과 은폐로 얼룩진 죄의식을 월남전이란 과거 시제에서 찾았던 공수창 감독은 <GP506>에선 현재 시제에서 사회에 독버섯처럼 퍼지기 시작한 공포를 전염병이란 은유로 예언했다. 우리 내부의 시각에서 군대 스릴러를 풀어갔던 공수창 감독과 달리, 구모 감독은 북한의 대치 상황을 넣어서 시선을 확장한다. 제목인 <무수단>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칠보산의 동남단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312호인 꽃으로 현재 북한이 실험 중인 미사일의 명칭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영화에서도 '무수단'은 북한이 비밀리에 개발한 비밀 무기의 이름으로 사용된다.

기술적 완성도 문제 있지만... 눈여겨 봐야 할 가치

<무수단>은 앞서 등장한 군대 스릴러 장르인 <알 포인트>와 <GP506>의 완성도에 미치지 못한다. 부족한 예산은 기술적인 한계로 이어져 '무수단'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에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기술적인 면으로 보면 <무수단>은 낮은 품질임을 부정할 수 없다.

 영화 <무수단>은 강한 힘을 상징하는 '무수단'을 놓고 비무장지대에서 남북이 벌이는 경쟁을 그렸다.

영화 <무수단>은 강한 힘을 상징하는 '무수단'을 놓고 비무장지대에서 남북이 벌이는 경쟁을 그렸다. ⓒ 오퍼스픽쳐스


강한 힘을 상징하는 '무수단'을 놓고 비무장지대에서 남북이 벌이는 경쟁을 그린 <무수단>의 이야기에서 눈여겨 볼 구석은 충분하다. 무수단을 개발한 북한은 한국을 공격하기 위해 이용하려 하고, 한국 역시 북한이 개발한 기술을 빼앗으려고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체제를 경쟁하는 남북은 '무수단'이 통제할 수 없는 힘이란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무수단은 우리 모두를 괴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묻고 있다.

이것은 북한의 핵무기와 미국의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국, 미국, 일본과 중국, 러시아가 대립하는 현재 정치 상황에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비무장지대는 한반도와 주변 열강이 형성한 힘겨루기의 축소판과 같다. '무수단'은 남북이 신냉전 시대로 치닫는 작금의 분위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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