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을 버리는 마크바움과 그 직원들

논쟁을 버리는 마크바움과 그 직원들 ⓒ 롯데엔터테인먼트


2007년 우리는 자본주의의 실체를 보았다. 노숙자의 빚마저도 돈이 되었던 시대. 그 허술한 시스템 속에서 세계 경제는 성장하고 있었다. 버블이 빠지자 공황이 찾아왔고, 세계경제를 주무르던 대형은행들이 한 순간에 증발됐다. 몇몇 국가들은 국가부도에 직면했다. 그리고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여파는 지속된다. 좌우로 흔들리는 자전거처럼 세계 경제는 여전히 비틀거린다. 가장 객관적이라 믿었던 금융경제마저도 사실 허울 좋은 허상일 뿐이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사태가 10년이 지난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문제의 핵심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도덕성 없이 신용등급을 남발했던 신용평가회사, 악성 부채마저도 우량의 투자 상품으로 탈바꿈시킨 대형은행은 여전히 성행중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빚을 내주어 작동하는 버블 경제는 여전히 계속된다. 꾸준히 가계부채는 증가하고 있고, 금융 사기꾼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그 사이 실패의 비판은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구매하려했던 가난한 개인에게 돌아간다. 언제나 그래왔듯 말이다. 분노는 잘못된 시스템도 비도덕적인 부자도 아닌, 결국 가진 것 없는 약자에게 돌아간다.

10년 전 교훈이 증발한 지금, 영화 <빅쇼트>는 다시 한 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재현한다. 가장 안정적이라 평가받던 모기지에 역-배팅해 어마어마한 이익률을 거둔 금융전문가를 불러낸다. 하지만 영화는 금융자본주의 최악의 상황에서도 돈을 번 소수의 미담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영화는 묻는다. 많이 벌면 좋은 것이라고 인식하는 후진적 자본주의에 질문을 던진다.

 분석하는 젊은 투자자들

분석하는 젊은 투자자들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인공 4명은 모두 대세를 따르지 않는 투자자다. 모두가 실패를 예견했지만 그들은 정확한 판단을 통해 모기지의 허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서서히 그들의 예견대로 미국 하우징 시장은 붕괴한다. 이를 지키려는 월가 시스템의 마지막 발악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베어 스텐스가 무너졌고, 리먼 브라더스가 사라졌다. 하지만 그들이 처음 공매도를 하겠다 했을 때 비웃었던 대형은행들이 하나둘 무너지는 통쾌함도 잠시뿐이다.

주인공들은 금세 도적적 딜레마에 빠진다. 그들의 투자율이 올라갈수록 일반 국민들은 집을 잃는다. 자신의 지갑이 두둑해질수록 다른 이들의 주머니는 가벼워진다. 자신의 성공은 결국 수백만 명이 거리에 내 앉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들은 성공했을까? 그리고 지금까지 월가의 성공은 무엇이었단 말인가? 영화 속 브루스 밀러와 마크 바움의 토론은 이러한 금융자본주의의 폐해를 가차없이 드러낸다. 토론이 진행되는 잠시 동안에도 베어스텐스의 주가가 38% 폭락했음에도 투자은행을 옹호하는 브루스 밀러에게 마크 바움이 말한다.

"지금은 사기의 시대입니다... 1만 5천년 동안 사기와 근시안적인 사고는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요. 결국 사기는 들통 나고 실패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대가는 결국 일반국민들이 지게 됩니다. 언제나 그래왔으니까요."

그의 연설은 옳았다. 성공의 대가는 물론 사기의 대가 역시도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단기이익 중심의 월가의 근시안적 사고는 시민경제를 지옥으로 몰았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영화는 검은 화면에 금융위기 후 시민들의 삶을 묘사한다.

"상황이 진정되었을 때는 연기금, 퇴직금, 부동산, 예금, 채권 등 5조 달러가 증발한 뒤였다. 8백만 명이 직장을 잃었고, 6백만 명의 집을 잃었다. 미국에서만 말이다."

 누워있는 마이클버리 박사

누워있는 마이클버리 박사 ⓒ 롯데엔터테인먼트


그 사이 국민들의 혈세를 통해 대형은행들은 다시 살아났다. 이듬해 월가의 보너스파티 소식이 심심치 않게 뉴스를 장식했다. 거리에 내앉은 수백만 명의 시민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다.

공매도에 성공해 좋아하던 젊은 투자자들에게 은퇴한 투자전문가 브래드피트가 말한다.

"방금 니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미국 경제가 무너진다에 돈을 걸었어. 그 말인즉슨 우리가 옳으면 사람들은 집을 잃고, 직장을 잃고, 은퇴자금도 잃고, 연금을 잃는다는 뜻이야. 춤은 추지마."

춤을 추지 말았어야 할 그들이 신나게 춤을 춰버렸다.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금융기업은 여전히 단기수익률에 혈안이 돼 '똥'(도덕적으로 상품이 될 수 없는 난-투자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동조하며 방관하고 있다. 이는 문제를 일으킨 잘못된 오류의 방식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아주 고약한 사기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다시 일반시민에게 돌아올 것이다. 결코 새로고침 되지 말아야 할 2007년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어느새 10년 전 악몽을 잊어버렸다. 잘못된 삶의 단초를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다. 이 영화는 2016년 우리에게 날아 온 과거의 경고장이다.

 포스터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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