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가 풍년이다. 양적으로 말이다. 몇몇 대기업을 필두로 천만 영화가 찍어내듯 만들어진다. 문화 포드 주의다. 1000만이란 숫자가 이제 왜소해 보인다. 여럿 천만 영화 사이로 천만 배우 역시 탄생했다. 설경구, 황정민, 최민식 등. 수많은 스크린에 그들의 표정이 복제된다. 빠른 번식 속도다. 그들 표정 말고 다른 얼굴은 이제 스크린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다.

특히 여배우 기근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매드맥스>와 <스타워즈>가 개봉하자, 많은 평론가가 여전사의 등장에 안 줄 별 하나 더 줬다는 비화다. 각종 여성 관련 지수가 최악인 곳이 한국이라지만, 멀티플렉스만큼 유리 천장이 심한 곳 또 없다.

여기 3편의 외화가 있다. 물론 여배우가 주인공인 영화다. 가장 위대한 여성 CEO에서, 7년간 감금돼 살았던 비운의 여성까지 그 폭도 다양하다. '3월 3작품'.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3월의 기대작 세 작품을 소개한다.

[하나] 작은 방의 억압, 사회적 시선의 폭력 <룸>

 브리 라슨 & 제이콥 트레블레이

▲ <룸> 포스터 브리 라슨 & 제이콥 트레블레이 주연, 3월 3일 개봉. ⓒ (주)영화사 빅


가로 × 세로 3.5m 남짓한 작은 방에서 7년간 감금되어 살았던 모자에 관한 이야기다. 엄마 조이 역을 맡은 브리 라슨은 올해 강력한 아카데미 여우주인공 후보다. 연기파 여배우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아들 잭 역을 맡은 트렘블레이의 연기도 칭찬 일색이다. 둘 간의 연기앙상블에 눈물이 아깝지 않다는 평.

영화는 작은 공간에서 탈출하지만 결국 다시 사회적 시선에 갇히게 되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다. 이들 모자는 결국 타인의 폭력과 억압을 극복한다. 익숙한 주제에 살짝 흥미가 떨어지지만, 한국식 부성애가 아닌 모성애라는 점에서 신선하다. 영화 <룸>은 오스트리아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소설을 각색했다. 현재 제88회 아카데미 4개 부문 노미네이트돼있다.

[둘] 역사와 한 여인의 인생을 함께 담은 영화 <산하고인>

 지오 타오

▲ <산하고인> 포스터 지오 타오 주연, 3월 10일 개봉. ⓒ (주)에스와이코마드


중국 6세대 감독의 대표 격인 지아장커의 신작이다. 언제나 그랬듯 중국 근현대사를 다룬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그의 첫 로맨스 영화라는 점이다. 주인공은 그녀의 배우자인 자오타오가 맡았다.

연애·결혼·이혼·출산 등, 그녀의 26년 일생과 그 주변을 맴도는 남자들을 통해서 영화는 역사와 인생을 담는다.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에 자리 잡은 자오타오의 춤이 압권이라는 평. 지금까지의 지아장커의 영화가 다르게 중국 본토에서도 흥행하기도 했다. 제68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후보에 오른 그녀의 인생이 궁금하다.

[셋] 평범한 싱글맘의 유리 천장 극복기 <조이>

 제니퍼 로렌스

▲ <조이> 포스터 제니퍼 로렌스 주연, 3월 10일 개봉. ⓒ (주)이십세기폭스코리아


'3월 3작품'의 마지막 영화는 아카데미가 사랑하는 여배우 제니퍼 로렌스의 신작 <조이>다. 영화 <룸>과 마찬가지로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했다. '미라클 몹'을 통해 미국 최고 여성 CEO라고 불리는 조이 망가노의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뻔하디뻔한 신데렐라 스토리는 아니다. 유리 천장을 극복하는 평범한 싱글맘의 자기 진화적 이야기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주체적인 여성의 아이콘이 된 제니퍼 로렌스의 20년 연기 폭이 기대되는 작품. '로버트 드니로'는 이혼한 아빠로 '브레들리 쿠퍼' 무능력한 전 남편으로 등장한다.

우리는 언제쯤 스크린에 존재하는 유리 천장을 극복할 수 있을까. 더 많은 여주인공이 한국 스크린 속에서도 탄생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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