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의 대들보 최민정(서현고)과 곽윤기(고양시청)가 올 시즌 월드컵 종합랭킹 1위에 올랐다. 한국 쇼트트랙팀은 지난 12부터14일(현지시각)까지 네덜란드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2015-2016 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6차 대회에서 금2, 은4, 동3개 등 고른 성적으로 올 시즌 마지막 월드컵을 마쳤다.

6개 대회에서 절대 강세를 보인 여자 쇼트트랙과 곽윤기를 필두로 다시 회복세를 띤 남자 쇼트트랙 팀은 결국 나란히 랭킹 종합1위에 오르며 화려하게 마무리 했다.

최민정, 1000m·1500m에서 최강자 등극

 최민정의 국내 월드컵에서의 경기 모습

최민정의 국내 월드컵에서의 경기 모습ⓒ 박영진


지난 시즌 새로이 국가대표에 발탁돼 심석희에 이어 또 한명의 새로운 혜성으로 떠오른 최민정은 올 시즌에도 절정에 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올 시즌 여자 1500m 경기에서 최민정은 2·3·5차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이 종목의 절대 강자임을 입증했다. 최민정은 마지막 월드컵이였던 6차 대회에서 1500m를 출전하지 않고도 랭킹 1위를 확정지을 만큼 압도적인 점수 차이를 보였다.

최민정은 1000m에서도 1·3차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2·5차 대회에서 2위에 올라 이 종목에서도 랭킹 1위에 오르며, 중장거리에서 확실한 두각을 드러냈다. 그 외에도 최민정은 500m에서 2 차대회 금메달, 6차 대회 은메달을 걸면서 단거리에서까지 활약하며, 월드컵 종합랭킹 1위까지 확정지었다. 

최민정과 함께 올 시즌 여자 쇼트트랙을 제패한 심석희(세화여고) 역시 1000m와 1500m에서 랭킹 2위에 오르며 평창을 향한 쾌속 질주를 이어갔다. 심석희는 올 시즌 1000m에서 세 차례, 1500m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으며, 시즌 막판 체력이 떨어졌던 지난 시즌의 문제점을 보완해 더욱 성숙하고 노련한 레이스 운영을 보여줬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여자 1500m에선 랭킹 3위에 노도희(한국체대)가 오르며 한국선수 3명이 1500m 랭킹을 싹쓸이했다는 점이다. 노도희는 6차 대회 1000m에서 월드컵 개인전 첫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세계선수권 개인전 출전에 청신호가 커졌다. 또한 여자 3000m 계주에선 한국팀이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올 시즌 계주 경기의 2/3를 가져오는 쾌거를 이뤘다. 평창을 앞두고 여자 쇼트트랙은 최민정-심석희를 필두로 더욱 진화하는 모습이었다.

곽윤기, 1500m 정상 탈환과 종합 1위

 곽윤기의 국내 월드컵에서의 모습

곽윤기의 국내 월드컵에서의 모습ⓒ 박영진


남자 쇼트트랙 팀에선 맏형 곽윤기의 활약이 눈부셨다. 6년 전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5000m 계주 은메달을 딴 뒤, 2012 세계선수권에서 정상에 올랐던 그는 지난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불의의 부상으로 결국 두 번째 올림픽에 나설 수 없었다. 부상과의 싸움을 털고 지난 시즌 복귀하며 평창올림픽을 향해 걷기 시작한 곽윤기는 올 시즌 완전히 과거의 제 모습을 되찾은 모양새였다.

그는 1500m에서 1·2차 금메달, 6차 은메달, 4·5차 동메달을 거머쥐며 싱키 크네흐트(네덜란드)를 마지막 대회에서 제치고 랭킹 1위에 올랐다. 또한 1000m에서도 최종 4위에 이름을 올렸고, 단거리 500m에선 3·6차 대회에서 각각 은, 동메달을 획득해 전 종목에서 고른 기량을 보여주면서 월드컵 종합랭킹 1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유의 센스 있는 경기 운영 감각이 장점인 곽윤기는 현재 모든 종목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과거의 영광을 넘어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 올 시즌 새로이 대표팀에 들어온 박지원(단국대)이 1500m 랭킹 3위에 올랐다. 대회를 거듭할수록 경기운영 능력이 향상되며 침착하게 레이스를 이끌어온 그는 지난 5차 대회에선 첫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올 시즌 남자 대표팀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폭행 사건이 일어났고, 뒤이어 음주 파문까지 일어나면서 두 번이나 대표선수 명단이 교체되는 어수선한 일이 있었다. 또한 2·3차 대표 선발전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한 서이라(화성시청)와 꾸준히 대표 선수로 뛰고 있는 박세영(단국대) 등이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5·6차 대회로 넘어오면서 선수들이 제 기량을 끌어올렸고 결국 마지막 월드컵 대회에서 김준천(강릉시청)과 이정수(고양시청)까지 모두 개인전 메달을 획득하며 마무리 했다.

8년 만에 안방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방심은 금물

이제 쇼트트랙 대표팀은 시즌 마지막 대회인 세계선수권를 준비한다. 이 대회는 오는 3월 9일, 8년 만에 안방에서 열리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 시즌의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마지막 구슬땀을 흘리면서, 선수들은 무엇보다 남녀 모두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서기를 희망하고 있다.

올 시즌 월드컵 대회를 치러오면서 여자 선수들은 대적할 만한 상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해 왔다. 그러나 5·6차 대회를 치르면서 엘리스 크리스티(영국)와 마리안느 셍젤레(캐나다) 등 외국 선수들의 상승세가 무서워지면서 우리를 압박해오고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여자팀의 핵심 전력이었던 심석희와 김아랑이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엘리스 크리스티는 6차 대회 1000m에서 줄곧 레이스를 이끈 최민정을 제치고 막판 폭발적인 스퍼트로 1위를 거머쥐며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자로 떠올랐다.

남자팀은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캐나다의 간판스타 찰스 해믈린, 러시아의 선두를 이끌고 있는 세멘 엘라스트로프 등이 여전히 건재하다. 특히 남자 계주는 올 시즌 월드컵 6개 대회의 우승팀이 모두 다 다를 정도로 절대 강자 없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선수권 대회는 3000m까지 진행되기에 장거리에 강한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얼음은 미끄럽다고 했던가. 항상 언제 어디서 변수가 일어날지 모르는 종목이 쇼트트랙이기에 섣불리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엔 최민정이 여자부 종합우승, 심석희가 종합 3위를 차지했으며, 남자부에선 박세영이 종합 2위를 기록하며 풍성하게 마무리 한 바 있다. 안방에서 과연 남녀선수들이 모두 나란히 금빛 행진을 벌일지 쇼트트랙계의 이목은 3월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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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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