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차한 삼둥이의 출연 모습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차한 삼둥이의 출연 모습 ⓒ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아래 <슈돌>)의 인기를 견인했던 삼둥이의 모습을 이제 더 이상 브라운관에서 확인할 수 없게 됐다. 배우 송일국이 드라마 <장영실> 촬영을 하게 됨에 따라 삼둥이는 <슈돌>에서 하차하게 됐다. 지난 1월 31일 마지막 방송이 방영되었다.

그간 삼둥이는 추사랑이 마련해 놓은 기반 위에서 <슈돌>을 대세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워왔다. 주말 예능 시청률 1위를 달성시킨 것도 바로 이 삼둥이가 이뤄낸 업적 중 하나다. 세쌍둥이라는 흔치 않은 캐릭터,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 아이들은 곧 '삼둥이 열풍'을 몰고 올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런 그들이 하차하는 것은 <슈돌>에 있어서 크나큰 손실이다. 예전과 같은 선풍적인 인기는 아니더라도 여전히 삼둥이는 <슈돌>에서 가장 큰 줄기를 담당하는 캐릭터였다. 그런 삼둥이 캐릭터가 빠진다는 것은 <슈돌>로서는 달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슈돌>은 그동안 삼둥이를 대체할 수 있는 캐릭터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중 이동국의 아들인 '대박이'는 좋은 반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삼둥이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캐릭터를 확보했다고는 아직 보기 어렵다.

사실 <슈돌>이 기획의 측면에서 안일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아버지와 육아라는 소재를 가져와 먼저 시작한 <아빠! 어디가>의 아류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러나 추사랑에서 삼둥이로 이어지는 캐릭터를 발굴하며 스타를 만들었고, 이에 힘입어 <아빠! 어디가>를 능가하는 인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아빠! 어디가> 후속으로 <슈돌>과 동시간대 방영되고 있는 <복면가왕>이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슈돌>과 엎치락 뒷치락하며 접전을 펼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삼둥이의 하차는 <복면가왕>에게 승기를 빼앗길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KBS 입장에서 여전히 <슈돌>은 포기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슈돌>을 대체할만한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슈돌> 측은 새로운 캐릭터를 찾기 위해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삼둥이를 대신하여 유진과 기태영을 내세운 것도 캐릭터를 발견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의 아이인 로희가 너무 어리다는 점이다. 이제 막 10개월을 지난 아기에게서 캐릭터를 발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캐릭터 부재의 공간을 메우기 위해서는 기태영의 선전이 중요하다. 그러나 <슈돌>은 기본적으로 부모의 캐릭터가 아닌, 아이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발전해온 프로그램이기에 한계가 명확하다.

이후 출연을 결정한 이범수 부부의 아이들은 각각 3살과 6살로 유진-기태영 부부보다는 상황이 낫다. 하지만 삼둥이의 빈자리를 채울 만큼의 매력을 발산할지는 아직 의문이다. 결국 아이보다는 스타 아빠의 명성이 더욱 부각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렇게 되면 <슈돌>의 본질이 흐려진다. 더군다나 캐릭터의 큰 축을 담당했던 추성훈-추사랑 부녀의 하차설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의외의 캐릭터 발견으로 연명했던 <슈돌>의 진정한 위기가 도래할 시점이 머지않았다.

육아 예능은 <아빠! 어디가>를 시작으로 <슈돌> <오 마이 베이비>(아래 <오마베>)등으로 확장되어 나왔다. 그러나 이제 육아라는 소재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다 보니 다소 식상해진 게 사실이다. 특히나 <슈돌>과 <오마베>는 특별한 장치나 콘셉트 없이 스타들을 데려다 놓고 그 안에서 캐릭터가 얻어 걸리기만을 기대한 건 아니었는지 의아하다. <오마베>가 비슷한 콘셉트의 타 프로그램에 비해 폭발적인 반향을 이끌지 못한 것 또한 캐릭터의 부재 때문이 아닐까.

<슈돌>은 이번 설날 특집으로 '슈퍼맨을 빌려드립니다'라는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슈돌> 출연진들이 직접 찾아가 아이를 봐준다는 발상이다. 그러나 특집으로 반전을 만들기에는 이미 육아예능 자체가 한계치에 도달한 건 아닌가. 그것은 달이 차면 기우는 당연한 현상처럼, 캐릭터의 소비가 끝난 시점에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삼둥이만큼 의외의 한 방은 다시 나오기 힘든 '우연적 요소'가 개입되어 있다. 캐릭터가 사라지면 트렌드도 사라진다. 특히나 <슈돌> 자체에 트렌디하고 창의적인 기획력이 없었던 만큼, 캐릭터의 부재를 극복하고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지 모른다.

더 나아가 육아 예능 자체가 저무는 해처럼, 그 종말을 고하고 있는 시점일지 모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삼둥이 유진 기태영 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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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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