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보경심 : 려>의 두 주인공 <보보경심 : 려>의 주인공을 맞은 이준기(좌)와 아이유(우) ⓒ 나무엑터스/로엔엔터테인먼트
중국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던 <보보경심>의 한국판 <보보경심:려>의 남녀 주인공이 이준기와 아이유로 확정됐다. 극중에서 이준기는 남자 주인공인 '왕소'를, 아이유는 타임슬립으로 고려시대로 가는 여주인공 '해수'역을 맡는다. 중국 원작에서의 배경이 청이었다면, 한국판에서는 고려가 배경이다.
보보경심은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마니아 층을 형성하며 중국드라마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데 일조한 바 있다. 이번 한국판 보보경심은 그동안 자주 볼 수 없었던 100% 사전제작제로 극의 완성도를 높힌다는 구상이다.
보보경심 한국판 캐스팅확정 소식에 벌써부터 우려와 기대가 한꺼번에 나오고 있다. 과연 보보경심은 어떤 드라마일까?
원작 <보보경심>은 애정극이라기보다 정치극제목인 '보보경심(步步惊心)'은 '마치 얼음이 깨질까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의미한다. 즉, 과거로 돌아가 청 황궁에 있게 되면서 매 순간이 긴장되고 조심스러운 여주인공인 '약희(류시시분)'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황제의 마음에 따라 언제든지 삶과 죽음이 오가는 황궁 속에서 황자들의 대권을 두고 다투었던 '구룡탈적'(청 강희제 시대 아홉 황자들의 황위다툼)의 역사적인 사건 속에 약희가 휩쓸리게 된다. 약희는 역사적으로 차기황제가 되는 4황자와 최대 라이벌인 8황자 사이에서 사랑의 줄타기를 하며 본의 아니게 역사를 뒤흔든다.
결국 4황자가 승리하며 옹정제로 등극하는데 약희의 역할이 한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그렇지만 황제가 된 4황자는 독재자가 항상 그렇듯 자신의 라이벌들을 살려두려 하지 않았고, 여기서 약희와 황제간의 불화가 심해지며 드라마는 비극으로 향하고 만다.
보보경심은 언뜻 약희의 연애드라마로 보이지만, 황권을 다투는 정치극에 가깝다. 주인공 약희도 이러한 정치싸움의 희생양일 뿐이다. 주인공 약희가 10대부터 30대 중반까지 청나라에서 지낸 삶을 그린 '보보경심'은 여타 타임슬립 드라마처럼 가볍지만은 않다.
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 약희의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구룡탈적의 상황상황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약희의 독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면서, 그러한 소용돌이에 휩싸인 자신의 마음 또한 독백 등을 통해 알린다. 약희가 극 초반 싱그럽고 발랄한 10대의 상큼한 매력을 뽐냈다면, 황궁의 엄격함 속에서 나이를 먹어가며 점점 약해져가는 모습도 그려진다. 극초반과 종반의 약희의 모습을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보보경심>은 여주인공인 약희를 위한 드라마다. 그만큼 연기력이 선행되어야 하는 역할이다.
▲ 원작 <보보경심>의 두 주인공 중국드라마 <보보경심>의 약희(류시시)와 4황자(오기륭) ⓒ Ching TV
여주인공인 약희의 비중이 절대적인 드라마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아이유의 경우 <최고다 이순신>에서 타이틀롤을 맡았고, 작년 <프로듀사>에서 상큼하면서도 까칠한 '신디' 역할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는 모두 현대극이었다. 사실상 역사극인 <보보경심>에서 아이유가 어떻게 연기할지 현재로서는 가늠할 수 없다.
특히 <보보경심>은 여주인공의 심리 상황을 묘사하는데 엄청난 공을 들인 드라마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것은 아이유가 얼마나 여주인공의 감정선을 잘 표현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중국판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던 류시시의 경우 <보보경심> 전까지 예쁜 얼굴에 비해 연기력이 떨어진다는 논란을 달고 있었다. 하지만 <보보경심>의 여주인공을 맡으면서 놀랄만한 연기를 펼쳐 드라마의 대성공을 이끌었고, 중국의 대표적인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아이유도 류시시의 경로를 밟을 수 있을까?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으나 오히려 이것이 아이유로서는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굳힐 절호의 기회다. <보보경심> 한국판의 성공여부는 아이유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