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준          한국나이 스물한 살 꿈을 가진 그를 만나다.

▲ 박효준 한국나이 스물한 살 꿈을 가진 그를 만나다. ⓒ 강윤기


어른이라고 생각하기에 아직 이른 스물한 살. 대학을 간 사람은 대부분 대학교 2학년이거나 혹은 다시 한 번 대학을 가기 위해서 재수를 선택한 나이. 이제 어른이라 생각하여 술도 마시고, 여행도 떠나고 싶은 나이. 그렇지만 마음속 공허함을 채울 수 없는 나이.

뭘 하고 싶은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막막함 속에서 일단 한번 '도전' 해보겠다는 스물한 살 청년이 있다. 그의 이름은 박효준. 올 2월 야탑고교를 졸업하고 태평양을 건넜다.
아마 야구계에서 내야수 최대어로 손꼽히며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1차 신인지명 러브콜을 받았다. 그렇지만 그는 꿈을 택했다. '메이저리거'라는 꿈을 위해 미국땅을 밟았다.

올 시즌 양키스 산하 루키리그 팀인 펄라스키에서 주전 유격수로 나서며 타율 2할3푼9리 5홈런 30타점 12도루 출루율 3할5푼1리, 장타율 3할8푼3리 OPS(출루율+장타율) 7할3푼4리를 기록했다.

좌충우돌 1년을 보내고 연말을 맞아 한국에 들어온 박효준을 지난해 12월 17일 그의 자택에서 만날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요지이다.

꿈의 무대에 도전장을 던지다

 초등학교 시절 박효준 선수

초등학교 시절 박효준 선수 ⓒ 박효준 제공


- 초등학교 때 어떤 계기로 야구를 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대부분 비슷한 것 같다. 공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학원을 가지 않고 몰래 친구들과 놀다가 엄마에게 딱 걸렸다. 그러다 야구 한번 해볼래? 하시더니 가동 초등학교로 갔다. 그때부터 야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 고등학교 시절 이미 초고교급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고등학교와 현재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고 싶다.
"솔직히 말해 고등학교 때는 메이저리그가 어떤 수준인지 상상도 안 갔다.(그린티를 마시며) 미국에 와 보니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고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어떤 방식으로 훈련에 임하고 경기에 나서는지, 어떤 스타일로 운동하는지 알게 된 것 같다."

- 야탑고 시절 김하성(넥센)과 내야를 책임졌다.
"하성이형(김하성)과 호흡이 좋았다. 고등학교 때는 모든 부분이 다 자신 있었다. 타격이면 타격, 수비면 수비, 주루면 주루 다 재미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저보다 훨씬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보니 우물 안 개구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늘 다짐한다."

- 고등학교 졸업이 다가올 즈음 국내에서 프로생활을 하자는 고민도 많이 했을 것 같다. 어떤 결심이었는지 그때 상황을 설명해 달라.
"SK 쪽에서 저를 많이 원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많이 흔들렸다. 미국에 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음으로 다가오니 정말 그런 부분에서 힘들었다. 누가 보면 행복한 고민이라고 했겠지만 저 스스로는 상당히 고민했다. 야탑고 2학년 때부터 뉴욕 양키스 구단에서 저를 원한다고 언급했다. 다른 구단도 영입 의사는 있었는데 양키스가 옛날부터 저를 원했었고 저 또한 최고 명문 구단 양키스에서 도전해보고 싶었다.(웃음)"

- 자기가 원하는 꿈의 구단이 직접 영입 의사를 보인다면 선수로서 어떤 기분이 들지 상상이 되질 않는다.
"저로서는 대단히 영광이었다. 처음엔 메이저리그 여러 구단의 스카우트 분들이 많아서 야구 하는 데 집중도 안되거니와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이러한 관심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제가 더는 발전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고쳐먹고 '그래 그렇다면 나를 보러 많이 와라'면서 즐겼던 것 같다. 나는 보여줄 것이 많은 선수라고 늘 생각한다. 꿈의 구단 양키스의 연락을 받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더더욱 플레이에 집중했던 것 같다."

- 뉴욕 양키스 구단은 계약금을 116만 달러(한화 약 13억)를 안겼다. 그만큼 기대가 클 것 같다. 혹시 구단에서 따로 지시하는 부분은 있나?
"미국은 한국과 달리 따로 주문하는 건 없다. 내가 어떻게 성장을 하는지 지켜봐 주는 편이다." 

20살의 꿈을 향한 열정은 아름답다

 박효준 선수가 경기 중 송구를 하고 있다.

박효준 선수가 경기 중 송구를 하고 있다. ⓒ 박효준 제공


- 일 년 동안 타지에서 많은 고생을 하였다. 외로움뿐만 아니라 다른 어려움도 있었는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태어나 처음 가족과 떨어져 있어서 지인들이 많이 걱정하셨다. 그러나 제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외로움도 느끼지 못하는 성격이라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가족 생각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 정도는 참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저는 지금 생활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든지 자기 일이 안 되면 스트레스받지 않나? (웃음) 그런 부분만 제외하면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 

- 현재 대학생인 친구들도 있지 않나?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도 꽤 있다."

- 대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즉, 대학생활에 대한 로망이 있을 것 같다.
"음…, 대학 생활이 부러운 것보다는 제가 욕심이 많은 편이라 여러 가지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다. 그래서 미국에 왔다. '대학 생활이 어떨까'라는 궁금증은 있다. 하지만 저도 이 자리에 왔으니 참을 것은 참고 절제할 것은 절제하면서 운동하고 지내는 것이 저에게 목표인 것 같다."

- 한국인 선수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지?
"자주는 아니고 가끔 만나는 편이다. 양키스 루키팀이 조용한 시골에 위치하다 보니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장소이다. 그러다 보니 자주 만나지는 않는 것 같다. (웃음)"

- 부르는 '콜 네임'을 원래 이름인 효가 아닌 호이(Hoy)로 사용 중이다.
"어렸을 때 여권 만들 때 '효' 발음을 하기가 힘들어서 호이로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호이로 정한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여권 때문이지 딴 이유는 아니다.(미소 지으며) 의사소통하기 훨씬 편하다."

- 양키스에는 유명한 유망주들이 꽤 많이 있다. 루벤 마테오를 비롯해 레프스나이더, 테일러웨이드 등 유격수 자리에 라이벌이 많은데 그들과 비교해서 어떤 장점이 있나?
"그런 선수들은 한 가지 능력(툴)만 좋다고 생각한다. 저는 5가지 능력(five-tool)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것이 장점이라 생각한다. 타격 정확도(컨택), 주루, 파워, 수비, 송구 중에서 저는 파워 부분이 제일 자신 있다."

- 아마야구 평가에 의하면 체격과 다르게 힘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홈런을 양산한다. 또한, 박 선수는 홈런을 치면 느낌은 어떤지 궁금하다.
"그냥 치는데 잘 넘어가는 편이다. 홈런 타구는 아무 느낌이 없다고 하는데 그것은 좀 아닌 것 같고 잘 맞은 느낌이 난다. 저 또한 파워 부분이 제일 자신 있다."

- 해외 진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선수들 간의 소통이라 생각한다. 생활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는지 많이 궁금해한다.
"선수들끼리는 엄청나게 친하다. 동양인 차별이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잘해준다. (웃음) 진짜 신기할 정도로 저랑 미국 생활이 잘 맞는다. 스프링캠프 때 저랑 굉장히 친했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콜업(메이저리그 엔트리 등록)돼서 올라가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동기부여도 많이 된다."

- 아쉽게도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가 은퇴를 했다.
"워낙 양키스가 지터 후계자들을 많이 모았다. 정말 존경하는 상대이다. 저도 지터만큼은 아니더라도 야구 부분과 그 외적인 부분에서 존경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박효준이 주자의 슬라이딩을 피해 멋진 송구를 하고 있다.

박효준이 주자의 슬라이딩을 피해 멋진 송구를 하고 있다. ⓒ 박효준 제공


-올 시즌 루키리그에서 홈런은 그래도 꽤 나왔는데 타율이 낮은 편이다.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
"내가 더 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핑계를 대자면 제일 큰 문제는 잔 부상이고, 또 한가지는 내가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많은 경기를 뛰어본 적이 없었다. 180경기 가까이 뛰었다. 저는 매일매일 경기를 뛰어도 별로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아직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 야구가 '지옥 훈련을 한다고 해서 실력이 느는 것이 아니라 경기 속에서 많은 걸 배운다'는  주장이 요즘 KBO 리그에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2015년 만큼 강훈과 적절한 휴식이 극한 대립을 보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선진 야구를 경험하고 있는데 미국은 어떤지 궁금하다.
"미국의 경우에는 야간 훈련은 없다. 옛날에는 야간 훈련이 있었다고 한다. 제가 들은 바로는 야간 운동을 할 시간에 일찍 훈련을 끝내고 내일은 어떻게 야구를 해야 할지 생각할 시간을 갖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들었다. 즉,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환경적인 부분은 어떤지? 트레이닝 파트 이쪽 부분은 어떤지 궁금하다.
"저도 미국에 오자마자 웨이트 트레이닝을 상당히 강하게 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정반대였다. 저는 오히려 불안해서 매일 시켜달라고 졸랐다. 그러나 나이도 어리고 근육이 더 성장하는 시기라 과도한 웨이트 훈련은 독이라고 설명했다. 즉, 생리학 이론에 따르면 근육 성장이 24살까지이기 때문에 저는 어리다고 트레이닝 파트에서 판단한 것 같다. 그래서 상체 하체 부위를 나누어 골고루 가벼운 웨이트 훈련만 진행했다. 1주일에 3번 정도만 훈련에 임했다. 트레이닝 코치는 자연스럽게 근육이 성장하는 것이 좋다고 영양 섭취에 많은 신경을 쓰라고 당부했다. 그래도 한국에 와서는 보강을 하려고 웨이트 훈련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야구 전력 분석이나 비디오 시청은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는가?
"모니터실이 있어 시합 전에 선발 투수가 어떤 유형의 투수인지 분석하고 나간다. 타구 방향과 주로 던지는 공 등을 분석해 놓은 분석지를 읽고 시합에 들어간다. 선수단 미팅 시에 비디오 시청을 통해 동영상을 많이 보고 개인적인 타격 자세도 많이 분석한다."

- 마지막으로 아직 눈물 젖은 빵을 맛보고 있다. 마음이 조급할 것 같다.
"처음에는 빨리 (메이저리그에)올라가서 활약하고 싶은 마음에 조급했다. 그래서인지 성적이 오히려 신통치 않았다. 항상 아버지께서는 자신감 있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하신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마음이 홀가분 해 지더라. 조급한 마음을 버리자 내 플레이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오히려 미국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웃음)"

-좋은 마음가짐인 것 같다. 포기를 모르는 박효준 선수의 건투를 빈다.
"누가 봐도 잘하는 꾸준함을 갖춘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주기 위해 더욱 성실한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DKU, 스포츠 야구 전문기자 , 강윤기의 야구 터치 운영중.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