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러하듯이 '다사다난했던' 2015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공중파 프로그램의 정체(또는 침체), 케이블 및 종편 예능의 약진 등 올해의 방송·예능계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 인물들이 등장하며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들어줬다. 이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2015 예능계 키워드를 가벼운 마음으로 살펴보자.

다작

'복면가왕' 김구라, 레슬러다운 포스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MBC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 제작발표회에서 MC 김구라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일밤-복면가왕>은 인기라는 편견을 버리고 진정한 노래 실력으로만 최고의 가수를 뽑는다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으로 나이, 신분, 직종을 숨긴 스타들이 목소리만으로 실력을 뽐내는 미스터리 음악쇼다. 5일 오후 4시 50분 첫방송.

▲ '복면가왕' 김구라, 레슬러다운 포스 지난 4월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MBC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 제작발표회에서 MC 김구라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MBC : <라디오스타>, <복면가왕>, <마이 리틀 텔레비전>, <능력자들>, <세바퀴>(종영), <나의 머니 파트너 : 옆집의 CEO들>
SBS :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TV조선 : <솔깃한 연예토크 호박씨>
JTBC : <썰전>, <헌집줄게 새집다오>
tvn : <집밥 백선생>
SBS플러스 : <김구라, 전현무 필살기쇼>(종영)
MBC에브리원 : <결혼터는 남자들>(종영)
채널 CGV : <무비스토커>(종영)

올 한 해 동안 김구라가 출연했거나 현재 출연중인 예능프로그램은 위와 같다. 신동엽 이후 이렇게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동시에 출연했던 인물이 과연 있었을까?  부침 있던 개인사가 얽히면서 그의 다작 행진은 어느덧 김구라를 '대상 후보' 자리에 올려놓기에 이르렀다.

고군분투

유재석, 대상 욕심나지만 오늘은 축하하러! <해피투게더>의 유재석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열린 < 2015 KBS 연예대상 > 포토월 행사에서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 유재석, 대상 욕심나지만 오늘은 축하하러! <해피투게더>의 유재석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열린 < 2015 KBS 연예대상 > 포토월 행사에서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 이정민


최근 1~2년 사이 잇단 동료들의 하차(<무한도전>), 시청률 하락(<해피투게더>, <런닝맨>)을 겪으면서 유재석의 어깨엔 너무 많은 짐이 걸려 있는 상태다. 하지만 '국민 MC'라는 무거운 부담감 속에서도 여전히 그는 최고의 예능인이 아니던가? 2016년에는 마음의 짐을 덜고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웃음을 선사해주길 기대해본다.

이런 점에서 현재 예전 같지 않은 인기 속에 고전중인 <개그콘서트>를 이끈 '니글니글'의 개그맨 이상훈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몇몇 시청자들의 지적처럼 이른바 '나홀로 하드캐리(팀 전체를 잘 이끈다는 인터넷 용어)하'면서 분전한 그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재도약

 <1박 2일> 시즌3

`1박2일` ⓒ KBS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폐지 위기에 몰렸던 프로그램이 <1박 2일>이다.  처음 시즌3 멤버가 발표되었을 때 대중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하지만 지금은 KBS 예능의 자존심을 지켜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비록 잔잔한 웃음을 선사하던 '구탱이형' 김주혁이 최근 하차했지만 '얍스' 김준호가 항상 하는 말처럼 여전히 '이 멤버 리멤버'이다.

하차

 강용석 새누리당 전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대통령 빈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강용석 새누리당 전 의원이 지난 11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대통령 빈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각기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던 출연진들의 중도 하차도 빼놓을 수 없는 올해 예능계의 사건 중 하나였다. 건강상의 이유로 출연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을 떠난 정형돈, <1박 2일>의 부흥을 이끈 배우 김주혁에게는 시청자들의 응원과 격려가 이어졌다.

하지만 개인 소송 문제가 얽힌 변호사 겸 방송인 강용석,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자기야-백년손님>을 떠난 이만기 교수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싸늘한 시선이 모였다.

게스트

 <삼시세끼 : 정선편 시즌2>의 게스트였던 박신혜

<삼시세끼 : 정선편 시즌2>의 게스트였던 박신혜 ⓒ tvN


잘 부른 게스트 한 명이 열 명의 고정 출연자 이상의 몫을 해낸 좋은 사례가 바로 <삼시세끼 : 정선편 시즌2>의 초대손님, 박신혜였다. 부지런함과 싹싹함이 어우러지며 그녀에 대한 대중들의 호감도 역시 더욱 높아졌다.

깜짝 스타 발굴의 등용문 <라디오스타>에선 가수 강균성(노을), 개그우먼 박나래, 홍윤화 등이 다채로운 개인기를 선사하며 예능 샛별로 떠오르기도 했다,

반면 반말·욕설 논란이 빚어졌던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이태임-김예원 사태(?)는 가뜩이나 시청률이 저조했던 해당 프로그램의 폐지와 맞물려 시청자들에게 씁쓸함을 남겼다.

노래

'복면가왕' 민철기 PD, 시청률 10%까지 가면 안벗어!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MBC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 제작발표회에서 민철기 PD가 가면을 쓴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일밤-복면가왕>은 인기라는 편견을 버리고 진정한 노래 실력으로만 최고의 가수를 뽑는다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으로 나이, 신분, 직종을 숨긴 스타들이 목소리만으로 실력을 뽐내는 미스터리 음악쇼다. 5일 오후 4시 50분 첫방송.

▲ '복면가왕' 민철기 PD, 시청률 10%까지 가면 안벗어! 지난 4월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MBC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 제작발표회에서 민철기 PD가 가면을 쓴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기존 가요(순위)프로그램들은 여전히 낮은 시청률 속에 고전했지만, <복면가왕>, <히든싱어>, <너의 목소리가 보여>, <투유프로젝트 슈가맨> 등 변형된 형태의 음악 프로그램들은 대중들의 높은 관심 속에 선전을 펼쳤다.

특히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 '황금 락카 두통썼네' 루나,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 거미 등의 재발견이 돋보였던 <복면가왕>은 <아빠 어디가> 종영 이후 <애니멀즈>의 부진 속에 위기에 처했던 MBC 일요 예능을 새롭게 구해낸 일등공신이었다.

요리, 셰프

'집밥 백선생' 백종원, 최고 셰프의 위엄 12일 오후 서울 역삼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tvN <집밥 백선생> 제작발표회에서 셰프 백종원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집밥 백선생>은 인스턴트 식품, 집 밖에서 사먹는 음식에 지친 요리 초보 남성 연예인들이 백주부 집밥 스쿨 에 들어가 1인분 요리를 넘어 한상차림까지 한식, 중식, 양식, 디저트에 이르는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는 요리인간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19일 화요일 밤 9시 40분 첫방송.

▲ '집밥 백선생' 백종원, 최고 셰프의 위엄 지난 5월 12일 오후 서울 역삼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tvN <집밥 백선생> 제작발표회에서 셰프 백종원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인터넷 방송을 공중파 예능으로 접목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성공적으로 안방극장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엔 충청도 사투리가 섞인 특유의 구수한 입담으로 중무장(?)한 '백주부 & 슈가보이' 백종원의 공이 컸다.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3대 천왕>의 순항 역시 마찬가지.

최현석, 오세득, 이연복 등 <냉장고를 부탁해>의 고정 출연 요리장들도 TV 속 예능의 맛을 돋운 주역들이다. 다만 이러한 인기에 편승해 셰프 출연/요리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가 큰 반향을 얻지 못한 점은 한 번쯤 되짚어볼 문제이기도 하다.

한편 <삼시세끼 어촌편> 차승원은 전문 셰프 못잖은 요리 실력을 매회 뽐내면서 '차줌마'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추락, 위기

 Mnet <슈퍼스타K7> 최종 5인에 든 케빈 오

Mnet <슈퍼스타K7> 최종 5인에 든 케빈 오 ⓒ CJ E&M


한때 국내 방송계의 큰 흐름이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물론 SBS <K팝스타>는 여전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의 원조였던 미국 <아메리칸 아이돌>조차도 어느덧 시청률 하락으로 결국 폐지를 눈앞에 둔 걸 보면, 국내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런 점에서 <슈퍼스타 K7> 결승전이 기록한, 0.7%라는 민망한 시청률은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

KBS의 인기 토크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 역시 비슷한 처지다. 변화의 시기와 기회를 놓친 탓에 이젠 경쟁 프로그램 <자기야-백년손님>에게 밀린 지 오래다. 지난가을 단행한 출연진 교체도 현재로썬 실패 쪽으로 결론이 나는 듯하다. 제작진의 뼈저린 각성이 요구된다.

PD

나영석 PD, 이번엔 아이슬란드! 나영석 PD가 29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tvN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는 유럽 최북단 섬나라 '글로벌판 만재도'에 내던져진 여행무식자 4인방의 우왕좌왕 갈팡질팡 배낭여행기다. 2016년 1월 1일 금요일 밤 9시 45분 첫 방송.

▲ 나영석 PD, 이번엔 아이슬란드! 나영석 PD가 29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tvN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정민


<삼시세끼 어촌편>,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정선편 시즌2>, <신서유기>,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2>, <꽃보다 청춘 - 아이슬랜드편>(내년 1월 방영 예정)을 쉼 없이 연이어 진행한 나영석 PD는 지칠 줄 모르는 추진력으로 이들 프로그램의 인기몰이에 성공했고 <무한도전> 김태호 PD 역시 이런저런 어려움 속에서도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했다.

이밖에 '젊은 피' 박진경-이재석 PD의 기획력이 돋보였던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선 일명 '모르모트' 권해봄 PD의 눈물겨운 몸 개그(?)가 연일 화제를 모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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