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유아인, 천만 쌍끌이 배우의 미소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배우 유아인이 시상식장으로 입장하며 웃고 있다.

▲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유아인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배우 유아인이 시상식장으로 입장하며 웃고 있다. 이 자리에서 유아인은 영화 <사도>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행복하고 기쁘고 자랑스러운 순간보다 민망하고 부끄러운 순간이 더 많다, 그런 부끄러운 일을 지나며 더욱 성장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이정민


'청룡영화상' 이정현, 수줍은 고대여신  배우 이정현이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입장하며 미소짓고 있다.

▲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이정현 올해 청룡영화상의 하이라이트는 배우 이정현이었다. 저예산 다양성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이정현은 이날 수상 직후 벅찬 감정에 눈물을 흘렸다. 감정을 추스린 그는 "<꽃잎> 때 오고, 20년 만에 청룡영화상에 왔기에 재밌게 즐기다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았다"며 "이걸 기회로 다양성 영화들이 더욱 사랑받아서 한국영화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이정민


'청룡영화상' 최동훈 감독, 안수현 영화제작자와 함께 영화 <암살>의 최동훈 감독(오른쪽)과 안수현 영화제작자가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입장하고 있다.

▲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암살> 최동훈 감독 영화 <암살>의 최동훈 감독(오른쪽)과 안수현 영화제작자가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입장하고 있다. <암살>은 이날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쥐었다. ⓒ 이정민


대종상영화제의 반사효과였을까. 26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은 비교적 성공적인 행사로 마무리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청룡영화상은 예술, 다양성 영화는 물론이고 사회 비판적인 작품에까지 고루 상을 나눠줬다.

영화제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의 결과가 그 증거다. 1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상업영화 <암살>이 최우수작품상을 받았고, <사도>의 유아인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여기까지만 보면 대중성을 중시한 일반적인 결과로 볼 수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수상자는 여우주연상과 감독상이다. 각각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배우 이정현과 <베테랑> 류승완 감독에게 돌아갔다. 두 작품은 앞서 지난 20일 열린 대종상영화제에서 외면 받았다.

특히 흥행기록으로만 따지면 <베테랑>은 <국제시장>에 이어 역대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른 작품임에도 그동안 영화제 수상과 거리가 멀었던 이유에 대해 재벌과 권력을 비판한 소재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영화계 내에서 돌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받은 것이다.

대중성과 함께 저예산·다양성 작품도 끌어안다

'청룡영화상' 최우식, 신인 중에 신인  배우 최우식이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최우식 배우 최우식이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그는 7000만원이라는 초저예산을 들인 영화 <거인>으로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수상자 호명에 놀란듯 최우식은 "제 이름은 최우식입니다"라고 말한 뒤 "하고 싶은 말들을 다 까먹었다"며 울먹였다. ⓒ 이정민


'청룡영화상' 이유영, 밤 밝히는 맑은 미소  배우 이유영이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이유영 배우 이유영이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영화 <봄>으로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받은 이유영은 청룡에서도 <간신>으로 같은 부문의 상을 받았다. 이유영은 "7년 전엔 한 미용실에서 스태프로 일하고 있었고,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연기를 하게 됐는데 이렇게 상을 받아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 이정민


여우주연상 부문에서 2년 연속 저예산, 다양성 영화에게 상이 돌아갔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지난해엔 <한공주>의 천우희가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96년 영화 <꽃잎>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이후 가수활동을 병행해온 이정현은 이날 수상 직후 벅찬 감정에 눈물을 흘렸다. 감정을 추스린 그는 "<꽃잎> 때 오고, 20년 만에 청룡영화상에 왔기에 재밌게 즐기다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았다"며 "이걸 기회로 다양성 영화들이 더욱 사랑받아서 한국영화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산참사를 모티브로 사법 권력에 의문을 제기한 <소수의견>의 수상도 눈여겨볼만하다. 이 작품은 애초에 2013년에 완성됐음에도 투자배급사 사정으로 2년 뒤에야 개봉한 아픔이 있다. 이번 시상식에서 <소수의견>은 각본상의 주인공이 됐다. 제주도에서 급히 올라와 시상식에 참여한 김성제 감독은 "좋은 원작이 있어서 가능했던 작품"이라며 원작 소설가 손아람에게 공을 돌리면서 "소재 때문에 불편해했던 분들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선뜻 제작에 힘써주신 사람들께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7000만원이라는 초저예산을 들인 영화 <거인>은 신인감독상과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수상자 호명에 놀란듯 신인남우상의 최우식은 "제 이름은 최우식입니다"라고 말한 뒤 "하고 싶은 말들을 다 까먹었다"며 울먹였다.

여유있게 시상식을 진행한 김혜수는 저예산, 예술 영화의 연이은 수상에 고무된듯 "올해 천만 영화가 세 개나 나오는 등 좋은 일이 많았지만, 작고 개성 있는 영화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청룡영화상' 전혜진, 웃음꽃 만발  배우 전혜진이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입장하고 있다.

▲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전혜진 배우 전혜진이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입장하고 있다. 그는 영화 <사도>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 이정민


'청룡영화상' 오달수, 여유 넘치는 흥행보증수표!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배우 오달수가 인사를 하고 있다. 작품상 후보는 <국제시장>, <극비수사>, <베테랑>, <사도>, <암살>이며 감독상 후보는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 <사도>의 이준익 감독, <극비수사>의 곽경택 감독,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 <암살>의 최동훈 감독이다. 남우주연상 후보는 <사도>의 송강호, <암살>의 이정재, <베테랑>의 황정민, <사도>의 유아인,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정재영이며 여우주연상 후보는 <차이나타운>의 김혜수, <무뢰한>의 전도연, <뷰티 인사이드>의 한효주,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정현, <암살>의 전지현이다.

▲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오달수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배우 오달수가 인사를 하고 있다. 그는 <국제시장>으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 이정민


'청룡영화상' 유준상-김혜수, 올해도 사회자!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사회자인 배우 김혜수와 유준상이 입장하고 있다. 작품상 후보는 <국제시장>, <극비수사>, <베테랑>, <사도>, <암살>이며 감독상 후보는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 <사도>의 이준익 감독, <극비수사>의 곽경택 감독,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 <암살>의 최동훈 감독이다. 남우주연상 후보는 <사도>의 송강호, <암살>의 이정재, <베테랑>의 황정민, <사도>의 유아인,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정재영이며 여우주연상 후보는 <차이나타운>의 김혜수, <무뢰한>의 전도연, <뷰티 인사이드>의 한효주,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정현, <암살>의 전지현이다.

▲ '청룡영화상' 유준상-김혜수, 올해도 사회자!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사회자인 배우 김혜수와 유준상이 입장하고 있다. ⓒ 이정민


자연스러운 대리수상

대리수상 불가를 내세우며 '출석상'이라는 오명까지 쓰게 된 대종상영화제가 결국 대리수상을 남발하며 굴욕을 당했다면, 청룡영화상에선 자연스러운 대리수상이 등장했다. 시상자 혹은 대리수상자들이 영문도 모른 채 상을 주고받은 뒤 급히 무대를 떠났던 대종상과는 대조적이었다.

올해 청룡영화상에선 총 4번의 대리수상이 있었다. 신인감독상의 김태용 감독(<거인>), 기술상의 조상경, 손나리(<암살>), 촬영조명상의 김태경, 홍승철(<사도>), 그리고 감독상의 류승완 감독(<베테랑>)이었다. 상을 대신 받은 이들은 저마다 구체적인 사유를 설명하며 수상자의 마음을 대신 전했다.

대종상에서의 10관왕(<국제시장>) 같은 최다 수상 작품도 나오지 않았다. <사도>와 <국제시장>이 각각 4부문과 3부문에서 골고루 수상했다. <암살> 역시 2관왕에 올라 관계자들의 축하를 받았다. 지난해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를 그린 <변호인>과 중저예산 영화 <끝까지 간다>가 각각 3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스타들의 진심어린 소감들

수상자들은 저마다 진정성 있게 소감을 전했다. 영화 <봄>으로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받은 이유영은 청룡에서 <간신>으로 같은 부문의 상을 받았다. 이유영은 "7년 전엔 한 미용실에서 스태프로 일하고 있었고,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연기를 하게 됐는데 이렇게 상을 받아 너무 기쁘다"며 당찬 소회를 밝혔다.

최근 아동급식비로 7700만원을 기부하며 함께 보낸 편지글로 한 번 더 '개념 발언' 주인공이 된 유아인은 스스로를 "이런 무대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 표현했다.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고 수 초 간 말을 망설이던 그는 "<사도>와 <베테랑>이라는 두 작품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같다"며 "행복하고 기쁘고 자랑스러운 순간보다 민망하고 부끄러운 순간이 더 많다, 그런 부끄러운 일을 지나며 더욱 성장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음악상, 미술상, 각본상 등 스태프 부문의 시상을 맡은 손현주도 재치 있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본인 전매특허인 90도 인사를 선보인 후 시상 무대에 오른 손현주는 "스태프 분들 덕에 대한민국 영화엔 끝이 없는 빛이 보인다"며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그래도 성이 안 찼는지 손현주는 친분이 있는 유해진과 송강호 등에게 "좀 더 세게 박수를 쳐보라"고 운을 떼면서 배우들만 박수 칠 것을 요구해 현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달궜다.

제36회 청룡영화상 부문별 수상자(작)

▶ 최우수작품상: <암살>
▶ 여우주연상: 이정현(<성실한나라 앨리스>)
▶ 남우주연상: 유아인(<사도>)
▶ 감독상: 류승완(<베테랑>)

▶ 여우조연상: 전혜진(<사도>)
▶ 남우조연상: 오달수(<국제시장>)

▶ 각본상: 김성제, 손아람(<소수의견>)
▶ 미술상: 류성희(<국제시장>)
▶ 음악상: 방준석(<사도>)
▶ 촬영조명상: 김태경, 홍승철(<사도>)
▶ 기술상: 조상경, 손나리(<암살>)
▶ 신인감독상: 김태용 감독(<거인>)
▶ 최다관객상: <국제시장>
▶ 여우신인상: 이유영(<간신>)
▶ 남우신인상: 최우식(<거인>)
▶ 청정원 인기스타상: 이민호, 박보영, 박서준, 김설현(공동수상)
▶ 청정원 단편영화상: 유재현 감독(<출사>)

'청룡영화상' 설현, 눈부신 여신 자태 배우 설현이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입장하고 있다.

▲ 설현, 눈부신 여신 자태 배우 설현이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입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받았다. ⓒ 이정민


'청룡영화상' 박서준, 훈훈한 지부편  배우 박서준이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 박서준, 훈훈한 지부편 배우 박서준이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그는 이날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받았다. ⓒ 이정민


'청룡영화상' 박보영, 사랑스러운 토끼눈 배우 박보영이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자신을 부르는 한 연예프로그램 리포터를 보며 놀란 모습을 하고 있다.

▲ 박보영, 사랑스러운 토끼눈 배우 박보영이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자신을 부르는 한 연예프로그램 리포터를 보며 놀란 모습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받았다. ⓒ 이정민


'청룡영화상' 이민호, 꽃을 든 남자    배우 이민호가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한 연예프로그램 리포터로부터 꽃을 받은 뒤 미소짓고 있다.

▲ 이민호, 꽃을 든 남자 배우 이민호가 26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한 연예프로그램 리포터로부터 꽃을 받은 뒤 미소짓고 있다. 그는 이날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받았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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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이정현 소수의견 베테랑 국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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