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임원들의 발걸음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최하원 집행위원장과 김구회 조직위원장이 입장하고 있다.

▲ '대종상' 임원들의 발걸음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최하원 집행위원장과 김구회 조직위원장이 입장하고 있다. ⓒ 이정민


지난 20일 치러진 제52회 대종상영화제가 역대 최악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영화제 직후 조직위원장이 관계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구설에 오르고 있다. 아무리 사기 진작 차원에서 소수 내부자들에게 보낸 문자였다 하더라도 객관적인 평가와 너무 동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구회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영화제가 파행으로 끝난지 이틀 후인 22일(일) 오전 조직위 이사들 약 20여명에게 문자를 보냈다. 김 조직위원장은 이 문자에서 "국민들이 봤을 때는 부족함이 많은 행사였으나 우리끼리 얘기지만 이렇게라도 치를 수 있었던 게 다행이지 않습니까"라며 "조금도 실망하시지 말고 힘내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는 "조직위원장으로서 또한 영화인으로서 국민들의 바램과 우리 대종상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 저는 어제부터 53회 대종상의 성공을 위하여 뛰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오마이스타>는 이 문자를 입수했다. 다음은 문자 메시지 전문이다.

"존경하는 영화인총연합회 최하원 회장님을 비롯한 이사님! 편안한 휴일 보내고 계시는지요. 엊그제 행사에 애 많이 쓰셨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달리는 차안에서 글을 쓰다보니 두서없지만 제 마음으로 휴일 아침 메시지 올립니다. 국민들이 봤을 때는 부족함이 많은 행사였으나 우리끼리 얘기지만 이렇게라도 치를 수 있었던 게 다행이었지 않습니까! 그러니 조금도 실망하시지 말고 힘내십시오. 조직위원장으로서 또한 영화인으로서 국민들의 바램과 우리 대종상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 저는 어제부터 53회 대종상의 성공을 위하여 뛰고 있습니다. 우리 이사님들께서 지금까지 열심히 해주셨듯이 앞으로 많은 격려와 응원부탁 드리며 가족 분들과 즐거운 휴일 보내시길 기원 드립니다. 휴일 아침 김구회 올림."

문자 받은 사람조차 "집행부는 사태의 심각성 모르나"

해당 문자를 받은 한 관계자는 <오마이스타>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종상이 이렇게 된 마당에 (그대로) 내년도를 준비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면서 "행사를 잘못 운영한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잘못에 대해 반성할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대종상영화제를 주관한) 영화인총협회를 개혁해야 한다"며 "이대로 흘러가면 많은 영화인들에게 빈축만 살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행사 주체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는 있는지, 반성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그간 정황을 봤을 때 누가 어떤 부분에 대해 책임을 지려할지 의문이다,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김구회 조직위원장 "이사들 낙심할까봐 보낸 문자일 뿐"

김구회 조직위원장은 <오마이스타>와의 전화 통화에서 문자 발송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사님들이 행사 이후 낙심할까봐 고생하셨다는 차원에서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파행 운영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는 동떨어져 보인다는 지적에 그는 "그런 게 절대 아니다, 남 탓하기 전에 우리부터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나름대로 반성하면서 53회를 위해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의미일 뿐"라고 답했다. 또한 김 조직위원장은 "대리 수상 불가를 언급한 특정인의 돌출발언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며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밝힐 것"이라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치러진 대종상영화제는 남녀주연상 후보 전원이 불참했고 영화제 사상 최다 대리 수상 사태가 벌어졌다. 시상자 인원도 원활히 확보되지 않아 수상자 및 각 부문 후보들이 시상자로 나섰고, 예정했던 나눔화합상 시상자(배우 김혜자)를 결국 호명하지 않는 등 여러 파행을 겪었다.

제52회 대종상영화제, 아무나 못들어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에 검색대가 설치되어 있다. 이 날 시상식에는 남우주연상 후보와 여우주연상 후보 전원이 불참했다.

▲ 제52회 대종상영화제, 아무나 못들어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에 검색대가 설치되어 있다. 이 날 시상식에는 남우주연상 후보와 여우주연상 후보 전원이 불참했다. ⓒ 이정민



○ 편집ㅣ이병한 기자


대종상 대종상영화제 김혜자 대리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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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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