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김동완

그룹 신화의 김동완. 그를 처음 본 것은 1998년,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 라이브웍스컴퍼니


그를 처음 본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1998년)였다. "혜성처럼 전진하는 신화입니다"라는 인사말을 던지며 나타난 보이그룹의 한 멤버. 그 보이그룹이 이렇게 장수그룹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렇게 신화를, 그리고 그 멤버를 처음 알게 되었다.

우연인지 내 생애 처음 갖게 된 CD의 주인공도 그 그룹이었다. 친구에게 선물 받은 첫 CD. '해결사'라는 타이틀 곡에, 지금은 추억의 헤어스타일을 한 멤버들. 여전히 내 책상 속에 있는 CD 속의 그는 그리 빛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무언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항상 그 자리를 지켜주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는 단단한 바위 같은 느낌이 그에게는 있었다.

파리를 향한 추모 물결, 무언가 불편했던 이유

파리에서의 테러 이후 전 세계는 테러로 인해 희생된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기도를 전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랜드마크는 프랑스 국기의 색인 파란색, 흰색, 빨간색의 조명으로 추모의 의미를 전달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 역시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프랑스 국기의 색으로 바꾸며 추모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심지어는 자주 가는 포털 역시 'Pray for Paris(프레이 포 파리)'라며 '파리를 위해 기도해주세요'라는 문구를 내보내고 있다.

불편했다. 추모를 안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추모하지만, 불편함이 느껴졌다. 그건 바로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져 있는 한 농민 때문이었다. 지난 14일, 서울에서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그리고 그 집회 도중 60대 농민이 물대포를 직격으로 맞았다. 동영상을 보는데 손이 떨리고, 입에서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물대포를 맞고 쓰러지는 농민, 계속되는 물대포, 구하려는 시민을 향해서도 계속 쏟아지는 물대포. 먼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이야기였다.

수술을 받고 사경을 헤매고 있는 농민을 생각하자 'Pray for Paris'가 아니라 'Pray for Korea(프레이 포 코리아)'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이 계속해서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페이스북에 수없이 바뀌어 올라오는 파리 테러 희생자 추모 사진들. 그 사람들에게 내 불편함을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파리에 대한 추모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나를 망설이게 하였다.

김동완 페이스북  그룹 신화의 멤버 김동완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pray for korea' 사진.

▲ 김동완 페이스북 그룹 신화의 멤버 김동완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pray for korea' 사진. ⓒ 김동완


그러던 중 그의 페이스북을 보게 되었다. "Dane Kim님이 새로운 사진을 추가했습니다"라는 포스팅(바로 가기). 거기에는 쓰러진 농민과 그를 부축하려는 시민들에게 쏘아지는 물대포 사진. 그리고 그 위에 박혀 있는 짧지만 무거운 영어. 'Pray for Korea'.

감사했다. 그에게 정말 감사했다. 내가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말을, 그는 하나의 문장으로 수많은 사람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한국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라는 그 한 문장의 울림이 나에게, 그리고 수많은 사람에게 전해졌다. 16일 오후 4시 20분, 1400개에 가까운 공유 숫자는 그에게 감사한 사람이 비단 나뿐만은 아님을 의미할 터였다.

참으로 고마운 사람, 부디 무탈하기를

대중에게 보이는 스타의 모습은 다양하다. 그것은 그들의 진짜 모습일 수도 있고, 연출된 모습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말과 행동은 나에게 언제나 진심으로 다가온다. 그를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MBC <나혼자산다>에 출연한 신화 김동완이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혼자 식사하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신화 김동완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혼자 식사하고 있다. ⓒ MBC


최근 방영되고 있는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그는 자신의 매력을 대중에게 드러내고 있다. 혼자서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어가 밥을 먹고, 한강에서 드론을 날리는 모습으로, 외국어에 대한 열의로 학원에 등록해 중국어 수업을 듣고, 일본 공연이 끝나고 혼자 일본 자전거 여행을 하는 모습으로. 한 명의 연예인이라기보다는 동네 형과 같은 이 성실한 청년. 이 매력 넘치는 남자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의 '개념 찬' 페이스북 페이지가 여기저기에 공유되자 댓글로 그의 안위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방송 출연 금지가 되는 것이 아니냐?", "위험해지는 것은 아니냐". 페이스북에 올린 글 하나에 그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게 바로 2015년의 대한민국이다.

감사하게도 이승환처럼 콘서트로, 김제동처럼 1인 시위로 자기 생각과 의견을 전달하는 연예인들이 있다. 또한, 앞에 나서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소신을 전달하는 연예인도 있다. 앞에 나서지 않는다고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생각이 같다면 우리는 하나다. 그리고 그들을 지키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혜성처럼 전진하는 신화, 그리고 김동완이 되기를 바라며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김동완 PRAY FOR KOREA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