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라이온즈-두산베어스 경기. 2대 13으로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두산 선수들이 마운드에서 환호하고 있다.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라이온즈-두산베어스 경기. 2대 13으로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두산 선수들이 마운드에서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가 파죽의 4연승을 거두며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은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선발 유희관의 호투와 타선의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정규시즌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를 13-2로 대파했다.

1차전 패배 후 4연승을 질주한 두산은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삼성을 꺾고 지난 2001년 이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탈환했다. 반면 벼랑 끝 기사회생을 노렸던 삼성은 허무한 4연패를 당하며 프로야구 사상 첫 통합 5연패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두산, 2013년의 '악몽'은 더 이상 없다

 두산 정수빈이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라이온즈-두산베어스 경기 7회말 2사 1,3루에 홈런을 때린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두산베어스가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탈환했다.

두산 정수빈이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라이온즈-두산베어스 경기 7회말 2사 1,3루에 홈런을 때린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두산베어스가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탈환했다. ⓒ 연합뉴스


3승 1패로 역전하며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두산이지만 여유를 부릴 입장은 아니었다. 2013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로 우승을 눈앞에 두었다가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주저앉았던 아픈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두산은 2년 전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경기 초반부터 삼성 마운드를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1회말 민병헌과 김현수의 연속 안타로 만든 기회에서 양의지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리며 먼저 2점을 올렸다.

두산 타선은 3회말 다시 폭발했다. 이번에도 민병헌이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자 양의지의 볼넷과 상대 투수의 폭수, 박건우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 오재원의 볼넷으로 기회를 이어나간 두산은 고영민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삼성 선발 장원삼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김재호가 삼성의 구원투수 정인욱을 상대로 적시타를 터뜨리고, 정인욱마저 폭투를 저지른 틈을 타 고영민까지 홈을 밟는 등 단숨에 7-0으로 격차를 크게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두산은 4회초 1점을 내줬지만 5회말 곧바로 연속 볼넷에 이어 정수빈의 적시타로 2점을 더 달아났고, 7회말에는 정수빈이 신용운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까지 터뜨리면서 화려한 대미를 장식했다.

두산은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투입하며 시종일관 삼성을 압도했다. 결국 삼성은 일찌감치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추격 의지가 꺾인 채 무기력한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감 잡은' 두산 타선, 삼성 마운드 무너뜨렸다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라이온즈-두산베어스 경기. 7회 말 2사 1,2루 때 두산 정수빈이 3점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두산베이스가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탈환했다.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라이온즈-두산베어스 경기. 7회 말 2사 1,2루 때 두산 정수빈이 3점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두산베이스가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탈환했다. ⓒ 연합뉴스


두산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타선 폭발이다. 두산 타선은 정규시즌까지만 해도 위력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삼성은 물론이고 에릭 테임즈-나성범이 이끄는 NC 다이노스, 박병호가 버티고 있는 '홈런군단' 넥센 히어로즈보다 열세였다.

그러나 '가을무대'가 시작되자 달라졌다.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민병헌, 김현수, 고영민 등이 한꺼번에 살아나며 진가를 발휘했다. 특히 민병헌과 김현수는 기회가 올 때마다 적시타와 홈런을 터뜨리며 중심 타선을 이끌었다. 여기에 그날마다 타격감이 가장 좋은 타자를 상위 타순에 배치하는 김태형 감독의 '노림수'도 적중했다.

이날 5차전에서도 김태형 감독은 포스트시즌 들어 공수 모두 부진하던 고영민을 선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고영민은 3회말 장원삼을 무너뜨리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고 감각적인 주루 플레이까지 선보이며 기대에 보답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감'을 잡은 두산 타선은 집중력 대결에서도 삼성에 앞섰다. 주자가 없는 2사 상황에서도 끈질긴 승부로 상대 투수를 괴롭히며 기회를 노렸고, 상대 수비의 허점을 노리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공격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양의지의 '부상 투혼'은 이러한 두산 타선의 폭발에 기름을 부었다. 양의지는 NC와의 플레이오프 경기 도중 발가락 미세골절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치료를 미루며 출전을 강행했고, 타격은 물론이고 포수로서 험한 수비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선수단 전체에 승부욕을 불어넣었다.

'니느님' 버틴 마운드, 선발야구로 이겼다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라이온즈-두산베어스 경기. 삼성이 2-13으로 뒤진 9회초 삼성 선수들이 풀 죽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라이온즈-두산베어스 경기. 삼성이 2-13으로 뒤진 9회초 삼성 선수들이 풀 죽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 연합뉴스


두산은 삼성과의 마운드 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정규시즌 팀 내 최다승(18승)이자 3선발 유희관이 기대 이하의 부진을 보였으나, 가장 중요한 1선발 니퍼트와 2선발 장원준이 기복 없는 활약을 펼치며 안정적인 마운드 운용이 가능했다.

특히 한국무대 4년 차의 니퍼트는 정규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리며 부진했으나 포스트시즌이 되자 완벽하게 부활하며 플레이오프 1차전 9이닝 무실점 완봉, 4차전 7이닝 무실점,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 등 그야말로 눈부신 역투를 펼치며 '니느님'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여기에 전날 4차전에서 선발 이현호가 부진 끝에 조기 강판당했으나 불펜에서 구원 등판한 노경은이 5.1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사실상 '4선발'의 역할을 해냈고, 포스트시즌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이어가던 유희관도 이날 만큼은 6이닝 2실점 호투로 선발투수의 역할을 다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삼성은 마운드의 열세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느긋하게 기다렸으나 1차전부터 5차전까지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친 선발투수가 하나도 없었고, 타선 팀의 침묵까지 더해지며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날도 삼성은 선발 장원삼이 3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주도권을 빼앗겼다.

삼성은 주축 투수 3인방이 해외 도박설에 연루되어 한국시리즈 개막 직전 최종 엔트리에 빠지면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2013년 역전 우승을 이끌었던 윤성환, 안지만이 빠졌고 오승환마저 해외 진출로 떠나가면서 2년 전의 기적을 재현할 힘이 부족했다. 결국 삼성은 프로야구 최초 통합 5연패의 꿈을 먼 미래로 미루고, 왕좌에서 내려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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