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히어로즈 구단이 일본계 금융회사인 J트러스트와 계약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J트러스트가 대부업이란 점과 함께 일본계 회사란 점도 국민의 반감을 샀다. J트러스트는 일본계 금융회사로 한국에는 저축은행을 운영하기 때문에 대부업이 아니라고 하지만 고금리다.

히어로즈는 현재 네이밍 스폰서인 넥센 타이어와의 계약이 종료되어 네이밍 스폰서를 구해야 하는 상황. 프로야구 대부분의 구단은 대기업이 운영하지만 히어로즈는 야구단 자체로 운영해 수익을 내야 하는 구단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할지 궁금하여 지난 28일 스포츠 평론가인 최동호씨를 만났다. 이와 함께 얼마전 논란이 되었던 삼성 선수 3명의 원정 도박 등에 대해서도 들어 보았다.

다음은 최씨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스포츠 평론가 최동호 씨

스포츠 평론가 최동호 씨 ⓒ 최동호 제공

- 히어로즈의 네이밍 스폰서가 일본계 금융업인 J트러스트와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모기업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다른 구단과 달리 히어로즈는 야구단을 운영하며 수익을 내서 스스로 생존해야 하는 야구 기업이거든요, 그리고 넥센 히어로즈에서 '넥센'이란 이름은 네이밍 스폰서라는 넥센 타이어와 후원 계약을 체결해서 써온 것이에요. 그러나 계약 기간이 종료되어 히어로즈 구단이 새로운 스폰서를 구하려고 하는데 J트러스트라는 일본 금융회사와 계약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인 거죠.

J트러스트가 일본계 금융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저축은행 등을 운영하기 때문에 대부업은 아니라고 얘기하지만, 그것조차 연간 20~30% 정도 고금리로 알아요. 우리나라 현실이 청년 실업도 심각하고 대학생들도 학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일부 고금리를 이용한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빚을 안고 사회에 나오는 경우도 많잖아요.

그런데 프로야구를 보면서 저축은행을 응원하는 것이 국민 정서에 맞을까란 점에서 전 반대해요. 하지만 국민 정서나 의견과는 별도로 일반 사기업의 계약 문제인데 제2금융권이라고 해서 이걸 막을 만한 법적 장치는 없어요. 현실적으론 히어로즈 구단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이 안타까워요."

- 프로배구도 금융업에서 하는 구단이 있는 거로 알아요.
"네, 프로배구의 OK저축은행도 제 2금융회사죠. 그래서 일부에서는 '프로배구도 제 2금융회사가 운영하는데 프로야구는 왜 안 되냐'고 반박하시는 분 계세요. 그러나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봤을 때 프로배구와 프로야구는 다르다고 봅니다. 대표적으로 관중 수만 보더라도 프로배구는 지난해 연간 50만 명 수준이었고 프로야구는 700만 명 시대예요.

청소년들 그리고 스포츠가 우리 사회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프로야구와 프로배구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국민적인 사랑을 더 받고 인기가 더 높은 야구에서 그 야구의 인기를 바탕으로 부와 명예를 더 얻는 선수들일수록 사회적 책임감을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 KBO의 대응은 어떻게 보세요?
"이건 기본적으로 히어로즈와 J트러스트란 회사 간의 계약문제이기 때문에 KBO가 강제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없어요. 그래서 공식적인 대응은 안 하고 있거든요. 그러나 KBO 내부 분위기는 굉장히 부정적이죠. 왜냐면 J트러스트 전까지만 하더라도 야구단을 운영하는 대기업들이 그들끼리만의 동료의식이 있었거든요.

프로야구가 처음 자생적으로 출범한 게 아니라 당시 독재정권이 출범시켰잖아요. 처음엔 적자도 많이 봤지만 고생하면서 그룹 위상에 걸맞은 프로야구를 운영해왔는데 위상에 맞지 않는 제2금융권까지 들어오는 것에 반감이 큰 것으로 알아요."

- 히어로즈의 모기업은 센테니얼로 아는데 어떤 기업이죠?
"투자회사로 알고 있어요. 히어로즈 구단주인 이장석 대표도 투자회사에 근무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때문에 이 분이 프로야구를 비즈니스로만 본다면 우리보다 선진적인 환경에서 성공과 실패 사례를 직접 보고 공부를 했던 분으로 알아요.

이 분이 히어로즈를 창단해서 프로야구에 들어왔을 때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죠. 부정적인 반응은 '야구단 자체에 뜻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야구단을 운영하다 많은 이익을 남기고 다시 판매할 사람이다'란 반응이었고, 긍적인 반응은 '그런 게 바로 프로스포츠의 비즈니스다. 야구단 자체도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서 야구 시장 파이를 넓혀가고 선수들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야구장의 수입을 내고 하는 모델이 우리나라에도 정착되어야 프로야구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물론 야구단을 운영하며 초창기 자금난 압박을 받은 건 사실이고 그로 인해 논란과 위기가 있었어요. 그러나 다른 구단과 다르게 모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버텨온 것도 성공적이라고 봐요. 그럼에도 히어로즈 구단 입장에서는 내년부터 고척돔으로 홈구장을 옮기게 되잖아요. 그러면 운영비도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더 많은 수익을 올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은 있거든요."

- 고척돔으로 가면 수익을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일단 환경 면으로 봐서 고척돔이 최신식 스카이돔이기 때문에 운영하기에 따라 훨씬 수익을 낼 수 있는 조건인 건 틀림없어요, 그러나 고척돔 근처에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거기로 간다고 수익이 날 것으로 판단하기도 힘든 상황이거든요. 또한, 어떤 아이디어와 플랜을 가지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상의하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2년 정도 서울시에서 운영할 거예요. 고척돔은 시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특정구단에 운영권을 넘기는 건 특혜 시비가 있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수익이 아니라 적자를 낼 수도 있다는 부담이 있어요. 서울시가 2년 동안 운영을 해보고 운영 결과에 따라서 운영권을 히어로즈에 넘겨줄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히어로즈 구단 자체 성향으로 봐서 돔구장을 운영하고 싶어 하죠. 왜냐면 원래 그런 사업 모델을 하려고 출범한 구단이거든요."

- 운영권 차이는 무엇인가요?
"운영권이 있다면 돔구장에 들어가는 모든 시설과 공간을 히어로즈 구단 자체에서 사업화해서 판매할 수 있겠죠. 대표적인 예로 펜스에 있는 광고도 히어로즈가 임의대로 가격을 매겨서 판매할 수가 있고 경기가 없는 날엔 구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아이디어를 내서 이용할 수 있죠. 그리고 시설을 활용해서 야구 교실이나 인근 주민, 아마추어 팀들에게 야구를 알려주는 아카데미를 여는 등 활용할 수 있죠. 하지만 운영권이 없으면 경기 있는 날만 서울시로부터 임대를 받아서 경기만 치르게 되는 거죠."

"몸값 올리려는 협상용 카드는 아냐"
- 히어로즈도 네이밍 스폰스를 J트러스트와 계약에 논란이 있을 건 어느 정도 예상했을 거예요, 그럼에도 추진하는 건 히어로즈의 태생적 한계 때문일 텐데.
"그런데도 계약을 추진하는 이유는 기업의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볼 만한 제안이 들어왔다는 얘기죠. 기존 넥센 타이어에서 후원받은 금액은 연간 50억 원 정도로 알려졌거든요. 그러나 J트러스트는 그의 두 배인 100억 원 정도를 제안했다고 해요. 기업으로는 상당히 구미가 당길 만한 액수죠. 또한 일본계 회사다 보니 매년 구단들이 고민하는 전지 훈련장과 일본 프로야구팀과 교류도 주선하겠다는 등 야구단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를 잡을 만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해요. 그래서 고민하겠죠.

긍정적으로 보는 것 중 하나는 히어로즈는 J트러스트가 아니라도 야구가 국민적 스포츠로 성장한 상황에서 이번 건으로 인해 네이밍 스폰서의 계약금액이 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거죠. 히어로즈가 밝히기로는 J트러스트 뿐만 아니라 국내 다른 기업과도 협상 중이라고 얘기했거든요. 그러나 이번 건으로 J트러스트가 제안한 금액이 100억 원이라고 밝혀졌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이 100억 원 정도로 정해진 거잖아요. 그래서 금액이 올라가는 예상치 못한 효과도 얻었다고 볼 수 있죠."

- 그럼 몸값 올리기 위한 언론 플레이일 가능성도 있나요?
"몸값을 올리기 위해 협상용 카드로 내세우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이번은 그런 게 아닌 것 같아요, 왜냐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스폰서 금액뿐만 아니라 야구 실력 향상을 위한 측면이 있잖아요. 그리고 이게 보도된 것이 히어로즈가 알린 게 아니라 한 매체에서 쓴 것이거든요. 히어로즈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원한 시기에 보도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몸값 올리기 위한 협상용 카드는 아니라고 봅니다."

- 넥센 타이어와는 완전 결별인가요?
"처음 보도가 나왔을 때 넥센 타이어와는 계약이 종료됐다고 밝혔지만, 논란이 된 직후엔 다른 기업과도 협상 중이라고 약간 발을 뺐어요. 그중에 넥센도 있다고 밝혔어요."

- 외국에서 이런 사례가 있나요?
"외국에도 자신의 팀이름을 기업 후원받아 판매하는 경우는 야구뿐만 아니라 축구도 많죠. 프리미어 리그 같은 경우엔 히어로즈 경우와 마찬가지로 제2금융권이나 스포츠 토토가 사겠다고 했을 때 우리와 똑같이 문제가 되기도 했거든요. 이런 과정에 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약간의 제한을 두고서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어요."

- 앞으로 어떻게 전망하세요?
"현재로서는 히어로즈 구단이 J트리스트와 계약을 하든 말든 이것을 조정하거나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요. 때문에 오로지 히어로즈 구단의 판단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에요. 만약 히어로즈가 J트러스트와 계약하는 것에 대한 국민적인 거부감과 반발이 심하다고 한다면 우리도 똑같이 사회적 논의를 거쳐서 합의를 끌어내야죠.

제2금융권 회사의 프로스포츠 진출을 금지한다거나 이게 너무 가혹하면 투자를 받기는 하되 아무 회사나 투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회사의 재정 건전성이나 사업하는 영역 중에서 도박 등 반사회적인 것과 관련된 돈은 투자할 수 없게 하는 제한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2014 시즌이 끝나고 포스트 시즌이 진행 중이지만 올 시즌을 되돌아보면 어떤가요?
"재미있었어요. 순위 다툼이 치열했잖아요. 그리고 박병호 선수도 2년 연속 50개의 홈런 기록을 세웠잖아요. 또한 한화도 전반기에 돌풍을 일으키며 흥미를 줬기 때문에 관중 700만 명을 넘었죠."

- 10구단으로는 첫 시즌이었잖아요. 질적하락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던데.
"10개 구단 체제가 되면 경기 수준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는 10번째 구단인 KT가 창단될 당시에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던 쪽에서 내세운 주요 논리 중 하나였습니다. 그 당시에도 경기력 저하가 문제되기 때문에 10구단 창단을 반대한 것인지, 10구단 창단을 반대하기 위해서 경기력 저하를 이유로 만들어낸 것인지 의문이 많이 들기도 했어요.

10구단이 창단되면서 일시적으로 선수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연쇄반응으로 경기력이 저하되는 것 또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0구단 창단에 따른 경기력 저하는 일시적인 현상이지 않을까요? 선수 수급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돼왔던 문제인데, 본질적으로 10구단 창단과는 별개의 어젠다라고 봅니다.

10구단 KT가 신생팀으로서의 한계가 있지만, 승률 0.364를 기록했는데, 무난했다고 보고요. 초반에 걱정이 많았죠. 연패가 길어졌으니까. 그러나 외국인 선수 활약과 선수 트레이드로 전력이 보강되면서 이기는 경기가 많아졌고요. 신생팀 최다승 타이기록까지 세웠는데요. 이것만 봐도 10구단이 선수 수급에 영향을 미쳐서 경기력이 저하된다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 얼마 전 삼성 선수들의 도박 문제가 불거졌어요.
"저는 프로야구의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 선수 개인의 일탈로 보거든요. 그런 면에서 프로야구가 국민적 스포츠로 발전해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기 때문에 선수 개개인의 교육도 지금보다는 강화되어야 하고 스타로서 선수 스스로가 자각해야겠죠. 그런데 개인의 일탈로 보기 때문에 이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발생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 삼성의 대응은 어떻게 보셨어요?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한국 시리즈에 도박 혐의를 받는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은 건 성공했다고 봅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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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호 스포츠 평론 히어로즈 J트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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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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