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탕웨이가 3일 오후 부산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회의실에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탕웨이가 3일 오후 부산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회의실에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세 작품을 들고 온 탕웨이지만 자세히 보면 한 작품이 더 있다. 바로 남편 김태용 감독의 단편 <그녀의 전설>이다. 최강희 주연의 이 영화에서 탕웨이가 직접 영화 OST를 불렀다. 부산 해운대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3일 진행된 인터뷰 자리에서 탕웨이가 여기에 얽힌 이야기를 전했다.

<그녀의 전설>에 등장하는 노래 제목은 '꿈속의 사랑'이다. 한국 가수 현인이 1955년 발표한 노래로 알려져 있다. 김태용 감독은 이 곡을 영화의 주요 장면에 삽입해 감정을 더했다. 이 시도에 탕웨이는 "감독님 단편에 들어갈 노래란 걸 이미 알고 작업했다"며 "감독님은 이게 한국 노랜 줄 알았지만 조사해보니 사실 중국 노래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939년 작곡가 천커신이 만든 노래"라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했다. "이 사실을 알고 김태용 감독님은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듯 크게 웃었다"며 탕웨이는 "아마도 우리 부모 세대가 많이 듣던 노래라 그렇게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곡의 가사는 한국 노래 가사와 전혀 다른 뜻이고 버전도 여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김태용 감독은 이 노래를 아내가 한국어로 불러주길 원했다. 이 사실을 전하며 탕웨이는 "원곡이 중국 노래인데 중국인인 내가 한국어로 불렀다"고 재밌어했다. "한국어 발음 중 리을 발음이 참 어렵다"며 현장에서 부러 어눌한 한국어 발음을 선보이기도 했다.

3 + 1 : 그녀가 숨어있는 또 한 작품

 배우 탕웨이가 3일 오후 부산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회의실에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 시작에 앞서 고개를 살짝 내밀어보이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배우 탕웨이가 3일 오후 부산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회의실에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 시작에 앞서 고개를 살짝 내밀어보이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유성호


알려진 대로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의 인연은 영화 <만추>(2010)로 거슬러 올라간다. 좋은 동료로 지내다 지난해 전격 결혼을 발표한 이후 세간에선 두 사람의 작업 방식에 대해 궁금해 하곤 했다. 감독-배우 커플인 만큼 부부 사이와 일할 때 차이에 대한 관심이었다. 단호하게 탕웨이는 "없다"고 부정했다.

"예전과 똑같다. 진짜다. 그때나 지금이나 감독과 배우로 만나면 그렇게 된다. 감독님은 필요한 건 바로 요구하고 할 말은 직설적으로 던지는 편이다. 나도 그 분도 그렇게 일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호흡이 잘 맞는 거다. 일할 때 삐걱거려서 직설적이 되는 게 아니라 스타일 자체가 서로 그렇다. 굉장히 닮은 부분이 많다. 인연이라고들 하는데 (감독과 배우의) 호흡 역시 인연과 같은 맥락인듯 하다."

앞서 지난 1일 저녁 해운대 해변 포차에서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가 데이트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간 수차례 부산영화제를 방문하며 한국 포장마차 마니아임을 밝힌 탕웨이는 "한국에 올 때마다 어떤 기대를 갖고 오기 보단 마음을 비우고 즐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탕웨이가 전하는 중국 여배우의 여건

제20회 BIFF 탕웨이, 눈길 사로 잡는 미모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배우 탕웨이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일까지 세계 75개국 304편의 작품이 해운대 영화의전당과 센텀시티, 남포동 등 6개 극장 35개 스크린에서 상영되며 해운대 비프빌리지와 남포동 비프광장 야외무대인사, 오픈토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광장 등 어느 해 보다 풍성한 작품과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 제20회 BIFF 탕웨이, 눈길 사로 잡는 미모 지난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배우 탕웨이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오히려 가지고 오는 건 내가 최근 출연한 영화의 캐릭터"라며 그는 올해 부산영화제에 출품된 자신의 작품을 언급했다.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메이블 청 감독의 <세 도시 이야기>, 같은 부문 조니 토(두기봉) 감독의 <화려한 샐러리맨>, '오픈 시네마' 부문에 초청된 라멘 허 감독의 <몬스터 헌트>다. 이 작품들에 탕웨이는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캐릭터"라며 "최고의 감독과 최고의 스태프들이 뭉쳤다"고 전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한 그에게 여배우들의 여건을 물었다. 한국 영화계에선 여배우를 위한 시나리오가 별로 없다는 인식이 있다는 사실에 탕웨이는 동감하며 "중국 여배우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서로 만나면 왜 역할이 별로 없을까 그런 얘기들을 한다. 그래서 내게 들어오는 시나리오를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 최근에 이렇게 세 작품으로 기회가 주어져 진심으로 감사하다. 배우 뿐만 아니라 영화계 종사자 분들에게 중요한 게 초심 같다. 왜 내가 이 일을 하려고 했는지 그 마음을 기억하고 있다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또 영화 작업에서 중요한 요소는 관객이다. 한국 관객 분들이 특히 영화를 많이 보시는 거 같다. 배우 입장에서 주어진 역할을 마음 다해서 연기한다면 관객 분들이 분명 봐주실 거다. 관객과 배우가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 중요한 거 같다. 요즘 한국과 중국의 합작 영화가 많이 나오잖나. 우수한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부산 팬들 찾은 영화 <세 도시 이야기> 주역들 2일 오후 부산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영화 <세 도시 이야기> 배우 탕웨이와 감독 메이블 청, 제작자 나계예가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영화 <세 도시 이야기>는 <가을 날의 동화>로 널리 알려진 메이블 청의 13년 만의 신작이며 중일 전쟁의 혼란기에 헤어진 남녀 간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대하드라마로, 탕웨이와 유청운이 주연을 맡았다. 이 작품은 성룡 부모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 부산 팬들 찾은 영화 <세 도시 이야기> 주역들 2일 오후 부산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영화 <세 도시 이야기> 배우 탕웨이와 감독 메이블 청, 제작자 나계예가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영화 <세 도시 이야기>는 <가을 날의 동화>로 널리 알려진 메이블 청의 13년 만의 신작이며 중일 전쟁의 혼란기에 헤어진 남녀 간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대하드라마로, 탕웨이와 유청운이 주연을 맡았다. 이 작품은 성룡 부모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 유성호



탕웨이 김태용 세도시 이야기 부산국제영화제 몬스터 헌트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