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정말 재밌어요!!"

같은 말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어떤 영화를 볼 것인가 고민할 때 영화를 먼저 본 사람의 말이라면, 그것도 평론가가 아닌 일반인의 시선이라면, 솔깃해질 수밖에 없다. 대중의 눈높이와 맞기 때문이다. 재미에 감동까지 더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물론 작가적 미학을 고려하는 경우나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는 또 별개다.

75개국 304편이 상영되는 제20회 부산영화제에서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볼 수 있는 편수는 10편 정도다. 작품의 특징이 천차만별이라 감독이나 출연 배우, 간략한 리뷰만으로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나, 전 세계에서 골라온 숨겨진 보석 같은 영화들이 상당해 대부분의 관객들이 작품 선택에 고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고민을 해소해 주는 게 '부산영화제 자막팀 추천작'이다. 해외에서 온 영화에 일일이 한글 자막을 붙이는 자막팀은 업무의 특성상 항상 영화제 상영작들을 먼저 볼 수 있다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자막팀이 추천하는 영화의 특징은 재미를 담보한다는 것일 테다. 그래서 23명의 자막팀이 <오마이스타>에 놓치면 후회할 영화라며 모두 46편의 작품을 추천했다.

올해 자막팀 추천작의 특징은 2명 이상이 추천한 작품이 예년 1~2편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7편이나 된다는 것이다. 특히 <세븐 레터스>는 3명으로부터 추천받아 눈길을 끌었다. 또 아시아를 대표하는 5명의 감독이 만든 단편으로 구성된 <컬러 오브 아시아-마스터즈>는 일본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단편 <거짓말>이 2명으로 추천받아 주목받는 작품으로 부상했다. <다윈으로 가는 마지막 택시>, <호텔룸>, <너는 착한 아이>, <무스탕>, <킹 오브 라이프> 등도 2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영화들이다.

주요 국제영화제 수상작으로 칸 영화제 수상작 <디판>이 포함됐고, 올해 선댄스영화제 히트작이었던 <탠저린>은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작품이었는데 자막팀으로부터도 인정을 받았다. 추천작 중에는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붕붕 달려라 개구장이 레이븐>과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반대투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우리 승리하리라>도 포함돼 있다.

야외극장에서 상영되는 오픈 시네마 작품이 다섯 편이나 추천된 것도 예년과는 다르게 도드라져 보이는 부분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흥행작 중심으로 구성됐는데, 그만큼 상당한 재미를 담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위플래쉬>가 매진을 기록하며 주목받았기에 올해는 어떤 작품이 관객들의 마음을 빼앗을지 관심을 모으로 있다. .

영문 자막이 들어가는 한국영화의 경우 <프로젝트 패기>가 유일하게 추천됐고, 신진 작가들의 뉴커런츠에서는 <서북서> 한 편 만이 자막팀의 시선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자막팀이 추천한 영화와 그들의 추천 이유를 공개한다.

(* 46편을 카드뉴스로 보실 분들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 자막팀 보증, 놓치면 후회할 영화 46편 ① 아시아권
- 자막팀 보증, 놓치면 후회할 영화 46편 ② 비아시아권
- 자막팀 보증, 놓치면 후회할 영화 46편 ③ 다큐 및 야외상영

놓치면 후회! - 아시아권 영화들

 부산영화제 자막팀 추천작

부산영화제 자막팀 추천작 ⓒ 부산영화제


(1) 산이 울다 | 래리 양 | 2015 | 중국 | 117분 | 폐막작

"기적이고 나약한 인간의 자화상을 잘 볼 수 있는 영화. 폐막작다운 반전과 생각할 점이 많은 영화."

(2) 컬러 오브 아시아-마스터스 (거짓말) | 가와세 나오미 | 일본 | 2015 | 96분 | 갈라 프레젠테이션

"세 사람 사이의 묘한 긴장감, 그리고 반전!"

"서로 마주보는 대화가 아닌 일방적으로 흐르는 묘한 소통의 탄생. 단편 영화가 구현해 낼 수 있는 예술성의 정점. 서사 없이 형식과 연출만으로도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3) 세븐 레터스 | 로이스톤 탄 외 | 싱가포르 | 2015 | 116분 | 아시아 영화의 창

"7개의 편지에 담긴 7개의 사연."

"청포도처럼 청신한 순간의 미학을 감싸 안은 시간의 결. 싱가포르가 지나온 나날, 싱가포르가 겪고 있는 일들, 싱가포르가 품고 있는 감성까지 모든 것이 잘 어우러진 영화."

"일곱 가지의 감동 스토리가 전달하는 따뜻함. 바쁜 일상 속, 힐링이 되는 영화!"

(4) 너는 착한 아이 | 오미보 | 일본 | 2015 | 121분 | 아시아 영화의 창

"어린이들에게도 여전히 따뜻한 말이 필요하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단순하게 이분하는 관점에서 벗어난 영화."

"마음의 상처를 위로해주는 따뜻한 영화.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영화."

(5) 호텔룸 | 에릭 쿠 | 홍콩 | 2015 | 103분 | 아시아 영화의 창

"은밀한 호텔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커플들의 섹스와 사랑 이야기. 어색한 연인들을 위한 추천작! 중국, 태국, 일본, 한국 등 다국적 사랑이야기."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자신이 그 방에서 한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시작은 평범하게 그다음엔 야하게 끝은 애틋하게. 뭘 기대하고 봐도 만족하며 나갈 수 있는 영화."

(6) 세 도시 이야기 | 메이블 청 | 중국 | 2014 | 130분 | 아시아 영화의 창

"사랑한다면 그들처럼! 전쟁과 국경을 넘나드는 사랑 이야기. 2015년 웰메이드 영화!"

(7) 덫 | 브릴안테 멘도사 | 필리핀 | 2015 | 97분 | 아시아 영화의 창

"폭풍 후 남은 자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내는 이야기."

(8) 세 가지 사랑 이야기 | 하사구치 료스케 | 일본 | 2015 | 140분 | 아시아 영화의 창

"식상하고 진부한 20대의 사랑 이야기가 싫다면... 삶은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아!"

(9) 3688 | 로이스톤 탄 | 싱가포르 | 2015 | 98분 | 아시아 영화의 창

"음악이 전달할 수 있는 힘을 잘 살린 영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보면 좋을 거예요."

(10) 3000일의 밤 | 마이 마스리 | 팔레스타인 | 2015 | 103분 | 아시아 영화의 창

"이스라엘 감옥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팔레스타인 여자의 이야기. 사회적 상황 때문에 감옥에 갇힌 자들의 삶을 생각해보게 만든다."

(11) 서북서 | 나카무라 타쿠로 | 일본 | 2015 | 126분 | 뉴커런츠

"인생의 불안과 가야할 방향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서로가 틀린것이 아니라 다른 것임을 알려준다."

(12) 프로젝트 패기 | 이근우 | 한국 | 2015 | 99분 |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청운의 꿈과 비정한 현실이 묘하게 어우러져 있음. 다큐멘터리 형식이라 대사가 입말과 많이 닮아 있음"

놓치면 후회! - 비아시아권 영화들

 부산영화제 자막팀 추천작

부산영화제 자막팀 추천작 ⓒ 부산영화제


(13) 킹 오브 라이프 | 예르지 지엘린스키 | 폴란드 | 2015 | 96분 | 월드시네마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즐거워진다면? 자유를 찾은 한 남자의 유쾌한 이야기! 삭막한 생활에 지친 당신을 인생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다."

"긴장을 풀고 즐겁게 유쾌하게 살자!"

(14) 다윈으로 가는 마지막 택시 | 제레미 심스 | 호주 | 2015 | 123분 | 월드시네마

"안락사를 원하는 사람은 정말 그것을 원하는 것일까?"

"죽음을 앞두고 느끼는 인생의 의미와 그 속의 소중한 것들. 호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할 수 있는 영화!"

(15) 나의 딸 | 사이몬 스톤 | 호주 | 2015 | 96분 | 월드시네마

"비밀은 지켜야 할까, 말해야 할까?"

(16) 디판 | 자크 오디아르 | 프랑스 | 2015 | 109분 | 월드시네마

"전쟁은 결국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아 간다. 하지만 전쟁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다시 시작된다. 전쟁과 삶이라는 각기 다른 소리가 겹쳐지면서 만들어 낸 스테레오 사운드를 들려주는 영화."

(17) 도심 속의 찬가 | 마이클 카튼-존스 | 영국 | 2015 | 113분 | 월드시네마

"사랑받지 못하는 범죄자 제이미와 과거의 상처에 괴로워하는 사회복지사 케이트의 따듯한 하모니. 잔잔한 감동과 아름다운 노래를 함께 선사!"

(18) 아름다운 계절 | 카트린 코르시니 | 프랑스 | 2015 | 105분 | 월드시네마

"삶의 방향을 바꾸는 만남, 그리고 영원히 기억되는 계절에 관한 이야기."

(19) 탠저린 | 션 베이커 | 미국 | 2015 | 88분 | 월드시네마

"불행히도 남근을 소유한 두 언니들의 막장 드라마. 남의 치정극을 팝콘 먹으며 구경하고 싶다면 추천."

(20) 마마 | 훌리오 메뎀 | 스페인 | 2015 | 111분 | 월드시네마

"아름다운 어머니의 강한 죽음. 평범하지만 특별한 엄마의 사랑을 떠올릴 수 있는 영화."

(21) 트루만 | 게스크 가이 | 스페인 | 2015 | 110분 | 월드시네마

"친구와 함께라면 죽음도 유쾌하게 기다릴 수 있어! 힘들 때 당신 곁에 있어주는 진정한 친구를 떠올릴 수 있게 해준다."

(22) 드레스메이커 | 조셀린 무어하우스 | 호주 | 2015 | 118분 | 월드시네마

"살인 누명을 쓰고 고향을 떠났던 여인, 그녀의 달콤한 복수. 여자의 변신은 무죄?! 화려한 패션을 보는 재미는 덤!"

(23) 비행기처럼 | 브루노 포달리데스 | 프랑스 | 2015 | 104분 | 월드시네마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카누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남자. <그녀>로 시작해서 <식스센스>로 끝난다."

(24) 태풍의 눈 | 세쿠 트라오레 | 프랑스 | 2015 | 100분 | 플래시포워드

"살인 무기로 길러진 남자의 인생은 누가 책임질 건인가."

(25) 양 | 야레드 젤레케 | 에디오피아 | 2015 | 94분 | 플래시포워드

"아버지 외에 유일한 가족인 양과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떠난 아버지를 기다리며 친척 집에서 커가는 꼬마. 슬프지만 따뜻한 성장기 영화를 좋아한다면!"

(26) 치킨 | 조 스티븐슨 | 영국 | 2015 | 86분 | 플래시포워드

"동생을 책임지고 싶지만 돈이 먼저인 찌질함이 묻어나는 형, 형을 좋아하고 닭과 동물을 사랑하는 모자란 동생과 캠핑카에서 지내며 겪는 그들만의 삶. 아주 조용할 것 같은 영화에 충격적인 반전이.."

(27) 내가 눈을 뜨기도 전에 | 레일라 부지드 | 프랑스/튀니지 | 2015 | 102분 | 플래시 포워드

"나도 좋은 나라에 살고 싶다!!!"

(28) 무스탕 | 데니즈 감제 에르구벤 | 프랑스/독일 | 2015 | 97분 | 플래시 포워드

"여전히 가부장적 관습에 묶여 사는 터키 소녀들의 삶."

"현실에 굴하지 않는 다섯 소녀의 삶과 사랑. 싱그럽게 아름다운 소녀들의 매력에 빠져봅시다."

(29) 램스 | 그리무르 하코나르손 | 아이슬란드 | 2015 | 93분 | 플래시 포워드

"북유럽의 신선한 삶의 의미를 들여다 보시기를 원하신다면… 느긋하지만 감성을 자극하는 여운이 있는 영화!"

(30) 남과 여 | 클로드 를루슈 | 1966 | 프랑스 | 102분 | 특별전

"자칫 진부할 수도 있는 소재이지만 사랑은 언제나 영원한 것.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나 지금이나 사랑이 다루어지지 않은 적은 없다. 각각 배우자를 사별한 두 남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영화 전반에 걸쳐 잔잔하게 흐른다. 기차건 자동차 안이건 식당이건 주유소건 아무 곳에서나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60년대 프랑스 사람들의 모습에서 오늘날 설 자리를 잃은 애연가들은 향수를 느낄 듯하다."

(31) 나의 성생활 : 나는 어떻게 싸웠는가 | 아르노 데플래생 | 프랑스 | 1996 | 178분 | 특별전

"아침드라마 못지않은 바람둥이 폴의 막장 연애사. 3시간의 대장정, 음료 절대금지."

놓치면 후회! - 다큐 및 야외상영 영화들

 부산영화제 자막팀 추천작

부산영화제 자막팀 추천작 ⓒ 부산영화제


(32) 트윈스터 | 사만다 푸터먼 | 2014 | 미국 영국 | 89분 | 와이드앵글

"25년에 만난 쌍둥이 입양인의 감동적인 스토리. 전형적인 다큐멘터리 패턴과는 달리 20대의 통통 튀는 매력과 활기찬 분위기를 담고 있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영화."

(33) 카파르 | 얀 불틸 | 벨기에 | 2015 | 86분 | 와이드앵글

"바퀴벌레 같은 그의 인생 여정."

(34) 프랑코포니아 | 알렉산더 소쿠로프 | 프랑스 | 2015 | 87분 | 와이드앵글

"르부르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35) 지아장커:펜양에서 온 사나이 | 윌터 살레스 | 브라질 | 2015 | 98분 | 와이드앵글

"세계적인 거장 지아장커 감독의 영화 발자취를 브라질 유명 감독 윌터 살레스의 영상으로 담은 특별한 다큐. 지아장커 감독의 팬이라면 필수 예습 다큐멘터리!"

(36) 붕붕 달려라 개구장이 레이븐 | 우테 폰 뮌쇼폴 | 2015 | 73분 | 와이드앵글

"신나고 역동적인 레이싱의 세계, 귀여운 캐릭터들의 향연.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영화제!!엄마 아빠 손잡고 GO~ GO~"

(37) 경계의 저편 | 로베르토 미네르비니 | 이탈리아/프랑스 | 2015 | 90분 | 와이드앵글

"당신의 상식의 경계를 뛰어넘는 연출,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도전하라. 부산국제영화제가 아니라면 접하기 어려운 특별한 영화."

(38) 우리 승리하리라 | 미카미 치에 | 일본 | 2015 | 130분 | 와이드앵글

"국가에 반기를 든 뜨겁고 거대한 저항의 기록."

(39) 그린 룸 | 제레미 솔리에 | 미국 | 2015 | 100분 | 미드나잇 패션

"밀실 호러를 좋아한다면!"

(40) 라이치 히카리 클럽 | 나이토 에이슈케 | 일본 | 2015 | 110분 | 미드나잇 패션

"무서운 10대들이 전하는 색다른 공포물. 만화를 현실화 한 느낌!"

(41) 극장령 | 나카타 히데오 | 일본 | 2015 | 99분 | 미드나잇 패션

"지금 보는 극장에도 귀신이 있다면…."

(42) 카쉬미르의 소녀 | 카비르 칸 | 인도 | 2015 | 159분 | 오픈시네마

"국적불명의 소녀와 바른 청년의 위험천만한 모험기! 온가족이 즐길수 있는 감동적인 영화!"

(43) 몬스터 헌트 | 라만 후이 | 홍콩 | 2015 | 117분 | 오픈시네마

"슈렉 애니메이터의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만남 귀여운 몬스터의 향연."

(44) 사랑의 법정 | 크리스티앙 뱅상 | 프랑스 | 2014 | 98분 | 오픈 시네마

"우린 초코파이가 아니라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감이 생기게 해줄 수 있음."

(45) 나의 소녀 시대 | 프랭키 첸 | 대만 | 2015 | 134분 | 오픈시네마

"응답하라!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청춘을 지나온 사람이면. 대만 청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46) 전사 바후발리 | 라자물리 스리 | 인도 | 2015 | 137분 | 오픈시네마

"화려한 판타지액션과 인도 고유의 발리우드의 만남. 고통스런 현실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선사하는 영화."

부산국제영화제 자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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