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가면'에서 오창수역을 맡았던 배우 조윤우가 3일 오후 <오마이스타>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가면'에서 오창수역을 맡았던 배우 조윤우가 3일 오후 <오마이스타>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권우성


"부모님이 많이 좋아하셨어요. TV 채널을 돌리시다가도 방송이 나오면 다 보신 것인데도 또 보시더라고요. 그게 낙이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가, 그동안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던 작품들도 물론 있었지만 <가면>이라는 작품은 특히나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계속 제 얼굴이 나오고,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귀여움을 받을 수 있었던 작품은 <가면>이 처음이었거든요."

SBS <가면>이 배우 조윤우에게 고마웠던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2011년 케이블 드라마 tvN <꽃미남 라면가게>로 데뷔한 이후 '꽃미남과' 역할을 주로 맡아왔던 그에게 <가면> 속 강박증이 있는 재벌 최민우(주지훈 분) 곁에서 깨알 같은 조언을 전하는 비서 오창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기회이자, 대중적으로도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계기였다.(<가면>은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13.6%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잘 하긴 했지만 그게 네가 가진 최고는 아닌 것 같다, 다음 작품에서 더 잘할 수 있으니 항상 열정을 불태우라'는 감독님의 말씀이 많이 와 닿았다"는 조윤우는 "그 말대로 다음 작품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말을 남겨둬야 내가 이 다짐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이는 그의 표정은 자못 진지했다.

"뭐라도 하고 싶었던 때, <가면>이 왔다"

조윤우가 <가면>에 합류하기까지의 여정은 꽤나 복잡했다. 처음 여자주인공 변지숙(수애 분)의 동생 역할로 오디션을 봤지만, 역할을 따내는 덴 실패했다.

그렇다고 그냥 물러설 수는 없었다. 하필 눈앞에 있는 사람은 그와 SBS <상속자들-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2013)로 인연이 있었던 부성철 PD였다.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연기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컸다. '준비할 여력이 되지 않았다'거나 '인연이 닿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돌아설 수도 있었지만, 조윤우는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청했다. 패기를 인정한 부 PD도 이에 응했다.

"정말 뭐라도 하고 싶었던 때였거든요. 지난해에 출연했던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가 제 활동의 마지막이었는데, 대중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작품이었잖아요. 물론 그 작품으로도 배운 것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관계자들 사이에선 저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니까요. 그래서 좋은 작품에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정말 컸어요. 결국 <가면>을 하게 됐고, 중국 드라마와 웹드라마에도 출연했죠. 일복이 한 번에 터진 건데, 활동할 때가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되더라고요. (웃음)"

우여곡절 끝에 맡은 오창수는 코믹한 요소가 많이 가미된 역할이었다. 최민우와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던 만큼 자연히 주지훈과의 콤비 플레이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극 중후반 김연수(김지민 분)와의 러브라인도 생기면서 무거웠던 극에 웃음을 주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을 울리긴 쉬워도 웃기기는 어렵다는 말처럼 코미디는 쉽지 않은 장르인 게 맞는 것 같다"는 조윤우는 "하지만 <가면>을 통해 언젠가 내공이 쌓이면 한 번쯤  코미디 장르의 작품에 출연해 극을 이끌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내 속의 '날 선 남자'의 모습을 찾고 있어요"

 SBS 수목드라마 '가면'에서 오창수역을 맡았던 배우 조윤우가 3일 오후 <오마이스타>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가면'에서 오창수역을 맡았던 배우 조윤우가 3일 오후 <오마이스타>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권우성


2013년 한 인터뷰에서 그는 스스로를 배우로서 30점이라고 평했다.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 번 평가를 부탁했더니 "50점은 된 것 같다"고 했다. "우선 양복을 입었고, 본격적인 성인 연기를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다"는 게 그 이유다. 벼락스타가 되길 꿈꾸기보다는 1년에 10점씩 착실히 점수를 얻어가겠다는 게 조윤우의 생각이다.

"배우가 되는 길은 여러가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기회로 바로 주연을 따내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우가 되는 분들이 있을 거고, 작은 역할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주연이 되고 배우가 되는 분들이 있겠죠. 저는 후자라고 생각해요. 예전엔 막연히 조급해 할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런 생각들을 다 버리는 게 내가 성장하는 데엔 더 도움이 되겠다 싶더라고요. 잠깐 배우하다 말 것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쫓기듯 해야 할까요. 그러면 저도 (연기하는 게) 불안하고 재미없어질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언젠간 만나길 바라는 작품들도 있다. 조윤우는 소속사(킹콩엔터테인먼트) 선배이자 최근 tvN <신분을 숨겨라>에서 강한 액션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김범의 이야기를 꺼냈다. "화면에서 남자다움 같은 것이 보이더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그는 "과거 꽃미남이라는 말이 유행했을 때에 나왔던 배우들이 많지 않나, 그런 분들은 모두 다 (이미지 변신의 과정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며 "나 또한 내 안에서 '날이 서 있는 듯한 남자'의 모습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액션 장르도 많이 좋아하거든요. 친구들 사이에서는 남자다운 모습이 보일 때가 종종 있는데, 방송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적었어요. 물론 생각하는 것들을 비롯해 태도, 눈빛, 말투 같은 면들에서 지금보다 더 성숙해져야겠죠. 외형적으로만 남자답다고 다 남자인 게 아니잖아요. (웃음) 이제 책도 많이 읽고 영화도 많이 볼 거고요, 한 번쯤 깊이 파고들어가보고 싶었던 선배 배우도 정해서 연구할 거예요. 그래서 요즘 이야기하는 게 '이제부터 새 삶을 살겠다'는 거예요. 이 말이 진짜 하고 싶었어요. (웃음)"

조윤우 가면 주지훈 수애 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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