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포스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포스터. ⓒ 부산국제영화제


외압 논란을 겪기는 했지만, 그래도 20주년은 20주년이다. 이제 딱 한 달 남았다.

총 75개국 305편의 작품이 상영되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규모나 외양은 둘째 치더라도, 상영작 면면이나 부대행사에서 관객들이 만족할 만한 프로그램으로 빼곡히 채워졌다. 지금까지 확정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관전 포인트를 꼭 짚어서 네 가지로 추려봤다.

① 직접 만날 수 있는 거장들

 올해로 스무돌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와 비아시아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부산을 찾는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허우샤오시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클로드 를르슈 감독, 레오스 카락스 감독.

올해로 스무돌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와 비아시아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부산을 찾는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허우샤오시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클로드 를르슈 감독, 레오스 카락스 감독. ⓒ 오마이뉴스DB, 구글인명DB


"아시아를 대표하는 감독들이 한자리에 이렇게 모이는 건 힘들 것이다. 올해 부산은 아시아영화의 성지가 되지 않을까."

김지석 프로그래머의 자부심만큼이나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해외 게스트 명단은 화려함 그 자체다. '시네필'(Cinephile, 장르를 불문하고 영화 자체를 좋아하는 영화광을 의미하는 프랑스어-편집자 주)이라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허우 샤오시엔과 지아장커,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그리고 두기봉. 대만과 중국, 일본과 태국, 그리고 홍콩까지 국적도 골고루다. 이렇게 아시아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2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축하하기 위해 총출동한다. 이들은 각각 신작인 <자객 섭은낭>과 <산하고인>, <바닷마을 다이어리>와 <찬란함의 무덤>, <화려한 샐러리맨>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밖에 부산을 찾는 주요 아시아 감독들로는 개막작인 <주바안>을 연출한 모제즈 싱과 폐막작 <산이 울다>의 래리 양을 비롯해 이라크 바흐만 고바디(<나라없는 국가>), 중국 펑샤오강(<나쁜놈은 반드시 죽는다>), 일본 가와세 나오미<컬러 오브 아시아-마스터즈), 싱가포르 에릭 쿠(<세븐 레터스>), 일본 유키사다 이사오(<핑크 그레이>), 홍콩 크리스토퍼 도일(<크리스토퍼 도일의 홍콩 삼부작>) 등이 있다.

비아시아권에서는 프랑스의 거장 클로드 를르슈(<(신) 남과 여>)와 레오스 카락스(<나쁜 피>), 호주의 조셀린 무어하우스(<드레스메이커>), 멕시코의 미셸 프랑코(<크로닉>), 이탈리아의 피에로 메시나(<당신을 기다리는 시간>) 감독이 부산을 찾는다. 특히 올해는 한국과 인연이 많은 프랑스 영화 10편을 상영하는 '내가 사랑한 프랑스 영화' 기획전의 영향으로 프랑스 감독·배우들의 방문이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② 별이 빛나는 부산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국내외 스타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틸다 스윈튼, 문소리, 조재현, 윤은혜, 아사노 타다노부.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국내외 스타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틸다 스윈튼, 문소리, 조재현, 윤은혜, 아사노 타다노부. ⓒ 오마이뉴스DB, 구글 DB


해운대를 찾는 일반 관객들의 관심은 역시나 스타 배우와의 만남일 것이다. 올해는 특히 아시아필름마켓에서 마련한 아시아캐스팅마켓이 열린다. 아시아 영화 산업 관계자들을 위한 커튼콜(아시아 스타 배우를 모은 자리), 캐스팅보드(한중일 3개국의 유망한 배우를 소개하는 자리) 행사와 더불어 레드 카펫 행사인 '스타로드'를 통해 일반 관객들과 소통하는 잔치로 치러진다.

전양준 아시안필름마켓 운영위원장은 "1명 아시아 톱스타와 5명의 한·중·일 라이징 스타의 섭외를 끝냈다"며 "영화제 중반인 월요일에 열리는 만큼 주말에 서울로 올라가지 말고 끝까지 즐겨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들의 명단은 향후 깜짝 공개될 예정이다.  

해외 게스트 명단도 화려하다. '뉴 커런츠' 부문의 심사를 맡은 배우 나스타샤 킨스키를 비롯해 <설국열차>의 틸다 스윈튼이 영화제를 찾는다. 또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나가사와 마사미, <자객 섭은낭>의 장첸, <해안가로의 여행>의 아사노 타다노부, <서먼딩 이야기>의 양궤이메, <나쁜놈은 반드시 죽는다>의 진백림, <모두가 초능력자>의 소메타니 쇼타, <핑크와 그레이>의 수다 마사키 등 전세계 별들이 부산을 찾는다.

오픈토크와 무대 인사를 통해 관객과 만나는 한국 배우들에게도 주목해 보자. 일단 배우 조재현, 문소리, 윤은혜가 각자의 연출작인 <나홀로 휴가>, <최고의 감독>, <레드 아이> 등을 들고 부산을 방문한다. 또 한국영화 파노라마 부문에 <국제시장>과 <암살>, <오피스>와 <극비수사>, <손님>과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와 같은 국내 화제작이 소개되는 만큼 이들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황정민·전지현·하정우·이정재·고아성·김윤석·유해진·류승룡·정재영·김민희 등 스타급 배우들이 레드카펫과 무대인사에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③ '아시아 영화 100'을 주목하라

 올해 신설된 '아시아영화 100' 부문에선 근현대를 풍미했던 아시아 거장들의 주요작품을 만날 수 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즈 야스지로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페이 무 감독, 김기영 감독, 시트야지트 레이 감독

올해 신설된 '아시아영화 100' 부문에선 근현대를 풍미했던 아시아 거장들의 주요작품을 만날 수 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즈 야스지로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페이 무 감독, 김기영 감독, 시트야지트 레이 감독 ⓒ 오마이뉴스DB, 구글인명DB


시네필이라면 당연히 프로그램에 주목하게 될 터. 그 중 해외 언론이 주목한 '아시아영화 100'은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특별전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아시아 감독, 평론가, 영화학자, 저널리스트 등 총 73명이 선정한 아시아 영화 걸작 100편 중 총 10편을 상영할 예정이다. 부디, 예매를 서두르시길.

리마스터링 작업 중인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를 제외하고,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 이야기>,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 사트야지트 레이의 <아푸 2부 -아파라지토>, 허우샤오시엔의 <비정성시>,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 에드워드 양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페이무의 <작은 마을의 봄>, 지아장커의 <스틸 라이프> 김기영의 <하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클로즈 업>이 모두 이 특별전에서 상영된다.

④ 산업과 관객을 아우르다

한편 산업적인 면모를 키워가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필름마켓과 아시아영화펀드, 아시아영화아카데미를 영화제 기간 중 개최한다. 특히 올해는 세계 최초로 개최되는 엔터테인먼트 지적재산권 마켓(E-IP)을 통해 웹툰부터 TV 콘텐츠 등을 거래하게 된다. 관심있는 영화인과 관객들은 관련 세미나와 포럼 등 행사와 관련된 기사와 소식에 귀 기울이시기를.

관객들의 경우 강연 및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펼쳐지는 다채로운 포럼에 참석이 가능하다.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은 작년 <명량> 김한민 감독에 이어 영화독서포럼을 열고, 배우 조재현은 경성대 영화매체연기 특성화사업단과 함께 연기 실연과 강연을 잇는 '배우 포럼'을 가진다. 또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포럼이 열리며, <명량> 김한민 감독은 한국연구재단과 함께 '청춘인문강좌'의 강연자로 나선다.

오는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 간 열리는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바야흐로 넓고 깊은 '영화 바다'로의 닻을 올렸다.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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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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