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영화인 배우 신영균 선생과 정진우 감독

원로영화인 배우 신영균 선생과 정진우 감독ⓒ 이정민


60~7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했던 원로영화인 정진우 감독과 배우 신영균 JIBS제주방송 명예회장이 50년 가까이 된 옛 폭행 사건 때문에 감정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종편이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을 여과 없이 방송하면서 양쪽의 싸움을 촉발한 모양새다. 한국영화의 역사와도 같은 감독과 배우의 갈등이라는 점에서 충무로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무로 영화계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지난 6월 25일 방영한 프로그램이 두 사람의 갈등을 일으킨 발단이 됐다. <정진홍이 끝까지 간다>에 출연한 원로배우 신영균 선생은 최근 근황과 함께 한국영화에 대한 옛 이야기 등을 전했다.

그런데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 1968년 신영균 선생이 폭행사건으로 구속된 이야기도 등장했다. 당시 스타 배우의 구속이란 점에서 장안의 커다란 화제가 된 사건이다. 신영균 선생은 폭행사건을 설명하며 사건의 피해자였던 정진우 감독을 "최무룡 배우의 매니저로 당시에는 '가방모찌'라고 했다"며 "예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때린 것이 아니고 위협했을 뿐인데 스스로 자해를 했고, 나중에 증명이 됐다"며 "이후 정진우 감독의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구속된 기간에 대해서도 "이틀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진우 감독 측은 명백한 허위사실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당했다고 발끈하면서 48년 전의 갈등이 재현되는 분위기다. 정 감독 측은 TV조선에 "사실과 다른 방송을 하고 자신을 비하하는 장면에 사진을 반복해서 띄운 것에 대해 초상권과 인격권을 침해당했다"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우 감독은 "당시 내가 감독협회 수석부회장으로 사실상 회장 대행 역할을 하고 있었고 신영균씨는 배우협회 회장이었는데, 최무룡 배우의 매니저로 '가방모찌'였다고 비하한 것은 엄연한 허위사실에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스로 자해하고 이후 사과했다는 주장도 허위"라며 "방송에서 온갖 거짓말을 늘어놨다"고 비난했다. 정 감독은 또한 "당시 고소 취하로 석방되기에 앞서 면회를 갔던 내게 신영균씨가 어떤 자세를 취하며 사과했는지는 스스로가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균 선생 <TV조선> 방송 발언에 대해 정진우 감독은 허위사실에 거짓말로 모욕하고 명예훼손을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신영균 선생 방송 발언에 대해 정진우 감독은 허위사실에 거짓말로 모욕하고 명예훼손을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TV조선 방송 화면


정 감독 측 관계자는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은 물론 언론중재위 등에 제소할 생각"이라며 "1968년 당시 <조선일보>에서 다른 언론보다 제대로 상세하게 특종 보도했던 내용이었는데, 이조차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방송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분개했다.

또한 신영균 회장에 대해서도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명예훼손과 모욕을 한 사안이기 때문에 필요한 대응을 할 계획"이라며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고소 등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폭행사건은 그전에 발생한 한 배우의 감독 폭행 사건과 관련해 감독협회와 배우협회 관계자들이 연석회의를 여는 과정에서 벌어졌고, 양측의 이견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으로 번지게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전했던 주요 신문 보도에 따르면 신영균씨는 "밀었을 뿐 때린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당시 경찰은 현장에 있던 최무룡, 황정순씨 등 배우들을 소환해 조사한 결과 때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시 경찰은 신영균씨를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했었다. 정진우 감독은 전치 10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5일 만에 고소가 취하돼 신영균씨는 벌금 3만원에 약식 기소되면서 석방됐다.

논란이 일자 TV조선은 지난 5일 해당 프로그램의 시청자의견 게시판에 정진우 감독 측의 반론을 게재한 후 '제작진은 정진우 감독의 명예를 훼손할 뜻이 전혀 없음을 알려 드립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TV조선이 사실 확인 없이 한쪽의 일방적 주장을 전달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였다는 것이 영화계 인사들의 비판이다. 신영균 회장의 발언도 과했지만 이를 제대로 확인 없이 방송한 종편의 책임도 크다는 것이다. 종편의 저질 방송에 대한 비난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에서 논란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편집ㅣ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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