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그런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주로 우리는 간접적으로, 대중매체를 통해 그들을 만납니다. 그러기에 오해도 많고 가끔은 그들도 나와 같은 사람임을 잊기 쉽습니다. 동시대 예인들이 직접 쓰는 자신의 이야기, '오마이 스토리'를 선보입니다. [편집자말]
누군가 "너는 어떤 업보가 있기에 무대 위에서 빛을 발하는 자들 뒤에 가려진 조력자가 되었느냐"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알아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던 짧은 기억입니다. 연재 제안을 받고 적지 않게 고민이 됐습니다. 보이는 직업이 아니고 스타는 더욱 아니니까요.

관객도 배우도 아닌 중간자의 입장에서 겪었던 수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막연하게 이쪽 일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일련의 과정을 쉽게 전하고, 궁극적으론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지난 필름의 추억과 행복함을 나누고 싶습니다.

뭔지 모를 일에 야근하고 늘 바빠하는 동료들 그리고 내 모자람을 채워주는 가족과 친구, 지인들에게 고마움과 함께 작은 사죄의 마음을 담고자 합니다. 잘 드러나진 않지만 담담한 흑백필름처럼 살아가는 작고 소박한 '야심녀'. 전 문화콘텐츠를 홍보하는 아담스페이스의 김은입니다. <김은 드림>

 홍보하랴 보도자료 쓰랴 바쁜 와중에 행사 진행까지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김은)가 직접 행사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날.

홍보하랴 보도자료 쓰랴 바쁜 와중에 행사 진행까지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김은)가 직접 행사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날. ⓒ 김은


영화나 공연 한 작품이 일반 관객들과 만나게 되기까지 수많은 스태프들의 노고가 뒤따른다. 배우들이 시상식 무대에서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멘트를 남기는 것 또한 그들의 노고 덕에 최상의 캐릭터가 나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작품이 관객들과 만나는 바로 그 접점에 홍보인들이 있다. 기업과 일반 상품에도 PR(Public Relation)을 담당하는 부서와 대행사들이 있듯이 영화나 드라마, 공연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마다 그 분야의 전문 홍보인들이 존재한다. 최근 들어 그 영역은 연극, 뮤지컬, 국악 등으로까지 점점 더 세부적으로 나뉘고 있다.

여기서 팁 하나! 광고와 홍보의 차이점을 쉽게 설명하면 광고란 유료로 매체의 지면 혹은 시간대를 구입하여 브랜드에 관련된 아이디어물을 게재하는 것을 말한다.

PR 혹은 홍보(엄밀히 보면 구분 가능하지만 여기서는 하나로 묶는다)는 무료로 아이디어나 정보를 보도자료 형식으로 대중매체를 통해 전달하거나 유포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PR은 언론매체를 상대하는 것과 일반인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두 가지로 구분되지만 본문에서는 대언론 PR을 기준으로 하겠다.

오랜 역사 지녔지만, 여전히 낯선 홍보일

 곧 개봉할 애니메이션 <고녀석 맛나겠다2> 프로모션 행사 중입니다.

곧 개봉할 애니메이션 <고녀석 맛나겠다2> 프로모션 행사 중입니다. ⓒ 김은


영화홍보는 20여 년 전 (1990년대 후반 즈음) '영화홍보사'라는 이름으로 영화를 전문으로 하는 홍보마케팅대행사들이 등장하면서 시작되었다. 나름 전문직으로 통하지만 아직 대중적인 직업은 아닌 듯하다. 정확히 모르는 분들이 더 많으니까. 사실 홍보 관련 업종 중에선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대학에서도 광고홍보학을 통해 광고론, PR론을 가르치지만 콘텐츠와 관계없는 전반적인 부분을 다루곤 한다. 연극영화학 내에서도 홍보나 마케팅 관련 교과 과정이 없다. 그래서 현장에서 작품을 제작하는 분들은 극장 개봉이나 공연 오픈을 앞두고 홍보마케팅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과 그 업무에 대한 전문가들이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기도 한다. 그만큼 여전히 낯선 분야다.

몇 년 전 참석했던 PR관련 학회에서 작은 발제 기회가 주어졌을 때 "대한민국에는 영화 홍보 대행사가 20여개 정도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모두가 메모까지 하며 놀라는 모습에 오히려 내가 더 놀라고 당황했던 적이 있다. 그만큼 업계의 위상을 세우기보단 현업에 몰두했기 때문이겠지만 대외적인 활동이 많이 부족했다는 걸 스스로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일한다고 집 뛰쳐나갔지만...가족들마저 궁금해했다

 영화 시사회를 앞두고 홍보인들은 이렇게 부스를 차리고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영화 시사회를 앞두고 홍보인들은 이렇게 부스를 차리고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 김은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네가 하는 일이 뭐라고? 영화 광고인가 뭐 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늘 듣는 질문이다.

"사람들이 보는 매체에 영화가 소개되잖아. 거기에 다 나오도록 전문적으로 작업하는 일이야. 방송에도 나오고 신문에도 나오고 인터넷 기사에도 나오는!"

매번 설명해도 알 수 없는, 잘 기억되지 않는 직업이 바로 이쪽 일이다. 특별한 자격증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결과를 예측하거나 수치화 할 수 없는 무형의 직업.

또한 '영화'라는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특성은 기존의 가시적인 상품과는 차원이 다르다. 핸드폰 등의 사물 홍보는 그 제품에 대한 인식이 강하게 박히는 반면 영화는 그렇지 않다. 결과물 자체가 감성 상품이고 사람이 주인공이기에 내용도 중요하지만 배우나 감독이 캐릭터로 정확히 각인되는 독특함이 있다.

때문에 그 어떤 제품보다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며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강하다. 수십만 원의 핸드폰이 발휘하지 못하는 힘을 1만 원 짜리 영화가 발휘할 때도 있으니까.

일반 상업 광고처럼 100% 데이터에만 의존할 수도 없다. 소위 '감(感)'이라 부르는, 측정할 수 없는 감각을 키워야 그 알 수 없는 정답에 근접할 수 있다. 어찌 보면 매력적이고 또 어찌 보면 이상한 직업(?)이다.

지금부터 그 이상하고 매력적인 직업에 빠져 아직까지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한 여자의 넋두리를 펼쳐볼 생각이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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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김은 대표는 한 광고대행사 AE(Account Executive)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나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상품 광고가 재미없다며 박차고 나왔다. 이후 1997년 단성사를 운영하던 영화사 (주)신도필름 기획실에 입사해 영화홍보마케팅을 시작했다. 지난 2009년 문화콘텐츠전문 홍보대행사 아담스페이스를 설립했다. 홍보하면서 야근 안 할 궁리, 여직원이 다수인 업계에서 연애하고 결혼할 궁리, 상업영화 말고 재밌는 걸 할 궁리 등을 해왔다. 지금까지 다른 회사가 안 해 본 것들을 직접 또는 소수 정예 직원들과 함께 실험 중이다.
김은 오마이스토리 고녀석 맛나겠다 아담스페이스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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