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대첩 3' 공식 포스터

▲ '한식대첩 3' 공식 포스터 ⓒ CJ E&M


평소 경쟁을 즐기는(?) 우리의 특성 탓일까?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은 우리에게는 가장 친숙한 것들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음악, 패션은 물론, 경연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대결의 장이 펼쳐지는 요즘, 그 중심에 올리브 TV의 <한식대첩>이 자리하고 있다.

주인공은 '요리', 주객전도되지 않은 프로그램 오랜만

TV를 통한 요리 열풍이 한창인 가운데, <한식대첩>이 이제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요즘의 요리 열풍의 핵심은 '셰프'다. 그들의 레시피가 화제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보다 많이 거론되는 것은 역시 요리사들의 이름과 행보다. 하지만 <한식대첩>은 그러한 경향에서 잠시 비껴난다.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누굴까.

<한식대첩>에서는 매주 전국 8도의 요리장들을 통한 우리의 전통요리들이 쏟아진다. 듣도 보도 못한 희귀한 재료가 쓰인 각종 요리들은 눈을 휘둥그레 뜨게 만드는데, 요리의 과정은 매우 흥미진진하며 완성품은 화면으로도 오감을 만족시킬 만한 현란함이 있다.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하고 몰입하게 만든다는 것, 이 프로그램의 요리들은 여느 드라마의 매력적 주인공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한식대첩>에는 이른바 '감성팔이'도 찾기 어렵고, 요리장들의 신상에 관한 이야기들도 드물다. 이 프로그램에서 주인공을 전면에 부각시키기 위한 특별한 장치는 필요 없는 듯하다. 본론만 말하기에도 숨이 찬, 흥미로운 중심의 이야기들로 꽉꽉 채워진 프로그램, 아주 오랜만이다.

요리가 프로그램의 중심에 서는 것은 <한식대첩>이 가진 좋은 점들 중 으뜸이다. 많은 요리장들이 출연하고, 그들의 개성과 매력이 프로그램의 전면에 종종 드러나기는 하지만, 결국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작품' 뒤에 다소곳이 선다. 그리하여 마침내 남는 것은 바로 주인공인 '요리'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음식들, 재야에만 머물기엔 아쉽지 않은가

'한식대첩 3' 이번 시즌의 요리장들의 모습.

▲ '한식대첩 3' 이번 시즌의 요리장들의 모습. ⓒ CJ E&M


김치, 비빔밥, 불고기, 신선로 등, 우리가 대내외적으로 내세울 만한 유명 요리들의 수는 매우 한정적이다. 세계의 음식 문화에 대해 얘기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것들이 많아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의 먹거리들 중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조금 아쉬운 일이긴 하다.

하지만 매주 <한식대첩>에서 소개되는 매우 '잘생긴' 요리들을 마주하며, 우리는 스스로 문화충격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그토록 많은 수의 독특한 재료들과 완성요리들이 우리에게 있었다니!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다양한 요리들, 산해진미의 현란한 모양새는 자부심과 호기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애석한 것은, 그 많은 수의 요리들이 우리가 전국 팔도를 돌 때 결코 쉽게 맛보기 어려운 음식들이라는 거다. 모든 음식들이 대중적일 수는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겠지만, 그토록 아름답고 진귀한 것들이 재야의 고수로만 숨어 지내는 것에 대한 아쉬움. 아마도 많은 이들이 느끼고 있지 않을까.

'문화'는 물질적·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일컫는 것인데, 그것은 사회구성원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따라서 하나의 요리가 '문화'의 반열에 오르려면 보다 많은 이들이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가 된다. <한식대첩>이 그 교두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한식대첩3 셰프 요리장 백종원 최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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