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에는 영화 <쥬라기 월드>의 일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쥬라기 월드> 포스터

영화 <쥬라기 월드> 포스터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1993년 국내 개봉 당시 선풍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쥬라기 공원>을 리부트한 <쥬라기 월드>는 전형적인 어드벤처 장르를 구사한다.

도무지 통제가 되지 않는, 장난기 가득한 자크(닉 로빈슨 분)과 그레이(타이 심킨스 분) 형제는 일생일대 최대의 위기를 통해 굳건한 형제애를 과시하고, 오직 공룡 테마 파크 수익 관리에만 힘쓰던 일중독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분)은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처럼 다루던 공룡들에게 호되게 당한 뒤에야 비로소 물질적 가치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깨닫는다. 그리고 '쥬라기 월드' 내에서 유일하게 살인 공룡의 피비린내 나는 공격을 끝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오웬(크리스 프랫 분)은 용감한 영웅적 면모를 물씬 풍긴다.

하지만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 뒤에는 마냥 가볍게 지나갈 수 없는 음모가 숨어 있었다. 그 음흉한 계략이라 함은 요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단골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는 유전자 조작, 변형(혹은 인공지능)과 관련된 이야기인데, <쥬라기 월드>에서는 그 실험 대상이 공룡 로봇이다.

'쥬라기 공원'이 불의의 사고로 문을 닫은 이후에도 인간들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실제 공룡들과 똑같은 다양한 공룡 로봇을 만들어 지상 최대 쥬라기 테마 파크 '쥬라기 월드'를 만든다. 새로운 공룡으로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아 더 높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지상 최대 목표인 '쥬라기 월드' 측은 자꾸 더 무시무시한 공룡을 만들어내고, 기어코 화를 불러 일으킨다.

어디까지나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공룡이었다. 하지만 공룡으로 더 큰 이익을 보고자 하는 인간의 욕심은 그칠 줄 몰랐고, 결국 인간의 탐욕에 의해 진화를 거듭해온 공룡들은 인간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한다. 과거 낯선 미지의 세계에서 날아오는 악당들과 혈전을 벌었던 인간들은 이제 자신들이 의도치 않게 만든 내부의 적과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야 한다.

 영화 <쥬라기 월드>의 한 장면

영화 <쥬라기 월드>의 한 장면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자신들이 공룡을 만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공룡을 통제할 수 있는 소유물로만 보았던 인간들은 22년 전 '쥬라기 공원'에서 그랬듯이 자신들의 통제권 밖을 훌쩍 넘어선 공룡들에게 속수무책으로 짓밟히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공룡을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워줄 수 있는 물건으로 생각하고 악한 의도로 활용하고자 했던 인간들은 자신이 놓은 덫에 걸려 처참한 최후를 맞는다. 그나마 '인도미누스렉스'의 무차비한 공격에 살아남는 이들은 평소 공룡들을 상호존중 관계로 대했던 선하디 선한 인물들이다.

하지만 인도미누스렉스의 무차별적인 살육전을 과감히 끝내는 주인공의 자리는 끝끝내 인간의 몫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아무리 서로 힘을 합친다고 한들, 도저히 자신들의 능력으로는 인도미누스렉스를 제압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인간들은 기어코 22년 전 <쥬라기 공원>을 소환해낸다.

거대한 힘 앞에 인간은 그저 한낱 미물일 뿐이다. 동물원 속 야생 동물들처럼 유전자 조합으로 만든 공룡 로봇들을 우리에 가두어 놓고 그들의 재롱잔치에 즐거워하던 인간들은 공룡의 위력을 몸소 체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연의 위대한 섭리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인간의 탐욕이 만든 대재앙을 가족, 그리고 연인간의 사랑의 힘으로 극복한다는 뻔한 레퍼토리를 구사하면서도, 자연은 정복과 도구의 대상이 아닌 공생관계로 바라보면서 어드벤처 특유의 짜릿한 묘미를 안겨주는 쥬라기 세계의 귀환은 명쾌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권진경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neodol.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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