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조혜정 교수

중앙대 조혜정 교수 ⓒ 가톨릭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지원을 대폭 삭감한 영진위 글로벌국제영화제 육성지원사업 심사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영화제만 지나치게 삭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심사위원은 중앙대 조혜정 교수로 확인됐다.

조 교수는 28일 전화통화에서 '심사과정에서 지나친 삭감 반대와 12억을 제시했냐'는 물음에 "맞다"고 답했다. 또 심사위원들이 전체 예산 35억원 중 28억 5천만 원만 사용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며 유일하게 심사과정에서 다른 목소리를 부분에 대해서도 "내가 한 이야기가 맞다"고 말했다.

'2015 글로벌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 예비심사 회의록'에 따르면 심사과정에서 대부분 심사위원이 부산영화제에 대해 7억 원 정도의 지원금을 주자는 의견을 냈으나 오직 한 심사위원만 12억을 제시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발언한 심사위원 명단은 모두 익명으로 표기돼 있다.

이 심사위원은 "부산영화제가 2018년부터 어찌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요. 그 시점에 가서 지원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알아서 챙길 거라고 봐서 굳이 지금부터 줄일 필요는 없다고 봐요. 그래서 저는 12억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또한 "부산영화제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이 있고 또 전체적으로 다른 영화제들과 비교 해서 그렇게 급격하게 다운을 시켰을 때 그들이 합리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냐가 문제 하나이고, 또 하나는 지금 그렇지 않아도 부산영화제에 대해서 말이 많고 영진위가 부산영화제를 어떻게 하네 안하네 이런 저런 얘기들이 돌고 있는데, 굳이 맞불을 놓을 필요가 있느냐는 거죠"라는 우려도 전달한다.

이어 "이게 자격이 안 된다면 아예 논의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요건이 되는데 이렇게 갑자기 반액으로 줄이면, 영진위를 오해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냐는 것입니다"라며 지금 발생하고 있는 논란을 예견하는 듯한 의견도 나타낸다.

배정된 35억 예산을 다 안 쓰고 남기려는 것에 대해서도 "영화계가 다들 돈이 없어서 난리인데 그걸 왜 안 쓰고 남기냐 이렇게 나오게 된다"며  "영진위가 영화계와 소통하는데 있어서도 그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을 개진했다. 하지만 조 교수의 이 같은 주장들은 심사과정에서 소수의견으로 밀려났다.

조혜정 교수는 12억을 제시한 근거에 대해 "전년도 대비 평가 총점이 낮아 전년 지원액(14억 6천)보다 조금 낮게 잡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부산영화제 삭감을 주도적으로 제시한 심사위원이 누구냐는 물음에는 "공개된 회의록 내용 외에는 언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심사하러 가기 전에 영진위 측에서 심사와 관련된 내용을 메일로 보냈으나 미처 확인하지 못해 심사위원 구성을 사전에 알고 간 것은 아니었다"며 "이번과 같은 구성이었으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무리 삭감 반대 의견을 내도 심사 규정이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이라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종국 영진위원 선임 때부터 예상됐던 일"

 영진위 글로벌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 심사평가의결서

영진위 글로벌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 심사평가의결서 ⓒ 영화진흥위원회


영진위의 2015 글로벌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 심사에는 김종국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용인대 김창유 교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헌일 박사, 서울예대 김재하 교수, 조혜정 중앙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번 심사위원 구성에 대해서도 영화계는 "논란 있는 인물들로 구성됐다"며 비판하고 있다. 심사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온다. 영화평론가협회장을 역임한 민병록 동국대 교수는 "기준도 없이 개인적 의견이나 취향대로 심사를 한 것 같다"면서 "평가 자료는 완전히 무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영진위가 심사의 자격이 없음을 드러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진위원으로 당연직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종국 교수의 경우 이명박 정권 시절 영화계 갈등 요소로 작용한 뉴라이트 단체 '문화미래포럼' 활동 전력으로 인해 영진위원으로 선임된 것 자체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영진위원을 역임한 국내 중견 영화 관계자는 "부산영화제 지원 삭감 등은 김종국 교수가 영진위원에 선임될 때부터 예상됐던 일 아니냐"고 비판했다.

용인대 김창유 교수의 경우 이명박 정권 시절부터 영진위원장 후보군에 오르던 인물로 지난해에도 영진위원장 공모에도 지원해 최종 5배수 대상자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조희문 영진위원장이 심사부정 논란으로 해임된 것에 대해 한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우파적 자유민주주의를 천명하는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이 좌파적 이념공세에 밀려 낙마위기에 처한 것은 참으로 희귀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었다.

정헌일 박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수년 간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영화제의 평가 업무를 진행해 왔다. 그는 2010년 조희문 영진위원장 시절 개최된 '국내영화제 발전 토론회'에서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에 의존하며 재정자립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국제영화제의 공통된 개선 방향으로 제시했다. 또한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한편 산업에의 기여도를 높이는 것을 국내 영화제들이 해결해야 할 공통된 과제로 주문했었다.

서울예대 김재하 교수의 경우는 2010년 영진위원으로 임명돼 활동했고, 전공이 컴퓨터공학으로 컴퓨터그래픽분야와 디지털콘텐츠 전문가다. 영화 쪽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로 영화관련 전문성은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영진위는 "진흥사업 심사위원회는 최소 3인 이상, 외부전문가 비율 50% 이상. 여성비율 30% 이상으로 구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심사위원장은 심사위원들이 호선해서 결정하나 예비심사 논의 결과를 9인 위원회에 상정해 결정심사를 진행하기에 당연직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영진위원이 맡는 것이 관례"라고 강조했다. 정상적인 절차와 규정에 따라 구성된 심사위원회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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