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취재진을 만나 정규 12집을 미리 들려준 가수 이승철

지난 21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취재진을 만나 정규 12집을 미리 들려준 가수 이승철 ⓒ 진엔원뮤직웍스


"목소리가 좀 허스키하죠? 이번 앨범을 녹음하면서 굵거나 허스키하고, 가래 끓는 소리를 전부 다 살렸습니다. 꾸미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었으니까요. 예쁘고 깔끔하고 완벽한 것보다 거칠지만 자연스러운, 30년을 맞는 가수의 목소리를 담고 싶었습니다."

정규 12집의 공개를 앞둔 지난 21일, 가수 이승철은 서울 강남 모처에서 취재진에게 새 앨범을 먼저 들려줬다. "보통은 녹음실에서 들려드리는데, 이번에는 더 좋은 사운드를 들려주고 싶었다"는 그는 10여 개의 스피커를 직접 테스트하고, 깐깐하게 골랐다고 털어놓았다. 이윽고 12집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고, "마음을 다해 불렀다"는 첫 곡 '시련이 와도'가 이어졌다.

신예 작곡가에 신사동호랭이까지..."내 스타일 벗어날 기회" 

이승철은 이번 앨범에서 그동안 쭉 호흡을 맞춰왔던 작곡가 전해성뿐만 아니라 아이돌 그룹의 음악을 주로 만들었던 신사동호랭이와 작업했다. 그런가 하면 김유신, 한수지, 4번타자 등 신예 작곡가도 발굴해냈다. 전곡은 피아노를 맡은 박지운과 이승철이 함께 편곡했다. 이승철이 작사, 작곡을 넘어 전체 편곡을 도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련이 와도'는 이승철이 교회에서 들은 CCM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간절함이 필요한 것 같아서 목 상태가 가장 안좋을 때 노래했다"고 밝혔듯 '시련이 와도'는 이승철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곡이다. 그는 "박효신의 '야생화'처럼 삶의 지침이 되는 노래라고 생각했다"면서 "힐링되는 노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가장 먼저 넣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취재진을 만나 정규 12집을 미리 들려준 가수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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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는 미국 뉴욕에 사는 작곡가 김유신의 곡이다. 1년 반 전, 메일로 이 곡을 받고 가사에 무엇보다 공감했다고. 이승철은 "결혼 전에는 자신의 이름으로 살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여자의 일생을 그린 곡"이라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어머니들에게 바치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전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 '시간 참 빠르다'는 신사동호랭이와 4번타자, 놈놈놈이 작곡하고 4번타자가 가사를 썼다. 4번타자는 '비 오는 거리에서' '그리움만 쌓이네'에도 이름을 올렸다. "많은 실용음악과 학생들에게도 곡을 받았는데 이번 앨범의 콘셉트와 맞지 않아서 함께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한 이승철은 "3명의 무명 작곡가와 함께하게 되어서 뿌듯하다"면서 "또 다시 내 스타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규 앨범으로는 12집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고 생각" 

 가수 이승철

가수 이승철 ⓒ 진엔원뮤직웍스


이승철은 '데뷔 30주년 음반'이기도 한 정규 12집에 심혈을 기울였다. 작업하면서 '과연 앞으로도 정규 앨범을 계속 낼 수 있을까' 생각했다는 그는 "앞으로는 시대의 흐름을 파악해서 앨범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앨범 하나에 감성을 다 싣고 전달하기에는 만드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앨범 제작 방향도 트렌드에 맞게 바뀌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어쩌면 마지막 정규 앨범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만든 이번 앨범에서 이승철은 '팀 사운드'를 만들고 싶어 했다. 드라마 <프로듀사>의 OST이기도 한 '달링'을 두고 "도입부의 기타 리프는 전형적인 그룹 출신의 것들"이라고 자평한 이승철은 "가수의 앨범이지만 그룹의 냄새가 나는 음반을 만들기 위해 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했다.

"앨범에 참여한 5명의 작곡가가 노래를 안 들어봤어요. 프로듀싱하고 안 들려줬거든요.(웃음) 평소에 녹음할 때, 보컬 디렉팅 대신 한쪽 귀로는 가이드 버전을, 다른 한쪽으로는 내 목소리를 들으며 가이드 버전을 따라하는 방식으로 합니다. 그 덕에 새로운 스타일의 창법을 구사하게 됐어요. 이승철의 노래는 변하지 않겠지만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새로워지고, 가벼워지고, 분위기가 바뀐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취재진을 만나 정규 12집을 미리 들려준 가수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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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0주년을 실감하지 못했다는 이승철은 최근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30년 후 이승철의 모습으로 분장하고 노래했다.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를 부르면서 감정이 북받쳐 눈물도 났다고.

이승철은 오는 26일 정규 12집 발매기념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6월 미국에서, 7월 중국에서 각각 콘서트를 연다. 오는 9월 5일에는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30주년 콘서트를 개최한다. 앞서 독도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며 일본에서 입국 거부를 당하기도 했던 그는 일본 공연 가능성을 묻자 "일본 비자는 신청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철 시간 참 빠르다 정규 12집 쇼케이스 데뷔 3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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