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각) 17일 오후 칸에서 열린 부산영화제 런천파티.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과 전양준 부위원장,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 이수원, 홍효숙 프로그래머 등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현지시각) 17일 오후 칸에서 열린 부산영화제 런천파티.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과 전양준 부위원장,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 이수원, 홍효숙 프로그래머 등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 부산영화제


정부 지원금 삭감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17일 칸국제영화제에서 각각 파티를 열었다. 

부산영화제는 17일 오후(이하 현지시각)에 개최한 런천 파티에 해외 영화인이 대거 행사장을 찾아 부산영화제를 응원했다고 밝혔다. 영진위 측도 17일 오후에 연 한국영화의 밤 행사에 국내외 550명의 영화계 인사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고 전했다. 칸으로 옮겨간 정부(영진위)와 부산영화제의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부산영화제 관계자는 "17일 파티를 성황리에 마쳤다"면서 "예산 문제 때문에 디너가 아닌 런천으로 진행하고, 게스트도 100명 이내로 제한했지만 상당수 해외영화계 인사들이 참석해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는) 부산영화제를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부산영화제 런천 파티에 칸영화제 마켓위원장,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위원장, 베를린, 로카르노, 로테르담, 트라이베카, 도쿄, 홍콩, 우디네, 아부다비, 시네마드륄, 헬싱키, 바르샤바, 칭다오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가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17일 오후 칸에서 열린 한국영화의 밤 행사에 참석한 해외 영화계 관계자들과 김세훈 영진위원장

17일 오후 칸에서 열린 한국영화의 밤 행사에 참석한 해외 영화계 관계자들과 김세훈 영진위원장 ⓒ 영화진흥위원회


영진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17일 오후 '한국영화의 밤' 리셉션에 당초 초청 예정 인원을 훌쩍 뛰어넘는 국내외 영화인 55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고 했다. 

영진위에 따르면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김영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한국 영화인을 비롯해 크리스티앙 존 칸영화제 부집행위원장, 샤를 테송 칸 비평가주간 집행위원장, 알베르토 바르베라 베니스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까를로 샤트리안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야스시 시나 도쿄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로저 가르시아 홍콩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프랑스 유력 영화지인 까이에뒤시네마의 편집장 스테판 들롬 등 세계의 영화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영화의 밤' 리셉션 무대에 오른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칸 영화제에는 특히 한국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소개됐다는 점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한국과 세계영화인들의 꾸준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했다.

영진위 측은 "이날 '한국영화의 밤' 리셉션에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 한국영화 초청작인 <오피스>의 홍원찬 감독, 배우 배성우와 <차이나타운>의 한준희 감독, 배우 고경표가 무대에 올라 박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영화제 관계자들은 전원 불참했고, 올해 칸 출품작인 <마돈나>의 신수원 감독도 참석하지 않았다. 강우석 감독, NEW 김우택 대표, 엣나인필름 정상진 대표 등 일부 인사들은 선약 등을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주목받은 <차이나타운>의 김고은과 <무뢰한>의 전도연 등은 영진위 행사와 귀국 일정이 겹쳤다.   

 17일 오후 칸에서 열린 영진위 주최 한국영화의 밤 행사에 참석한 국내외 영화인들

17일 오후 칸에서 열린 영진위 주최 한국영화의 밤 행사에 참석한 국내외 영화인들 ⓒ 영화진흥위원회


칸에 머물고 있는 국내 영화관계자는 "체류 일정과 선약 등을 내세워 불참한 분들도 있으나 몇몇 인사들은 대외적으로 밝히는 이유일 뿐, 일부러 그렇게 약속을 정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수원 감독은 칸에 가기 전부터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했지만, 행사장 입구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는 역할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그간 칸 영화제의 '한국영화의 밤' 행사 때마다 주최자의 일원으로 영진위원장 옆에서 국내 영화제 위원장들과 함께 손님들을 맞이했다. 그러나 올해는 일부 영화인으로부터 '불참이 어렵다면 들러리 서는 모양새는 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영화관계자는 "영진위가 김동호 위원장을 문화융성위원장이 아닌 부산영화제 명예조직위원장으로 표기했던데, 김 위원장이 영진위원장 옆에서 들러리 서는 모양새를 보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소극적이지만 우회적인 유감의 의미로 해석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진흥위원회 칸영화제 김세훈 위원장 김동호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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