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투유>로 자신의 장점을 살린 진행을 선보인 김제동

<톡투유>로 자신의 장점을 살린 진행을 선보인 김제동 ⓒ JTBC


<비정상 회담> <냉장고를 부탁해> 등을 성공시킨 JTBC가 새롭게 선보인 <톡 투 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톡 투 유>)는 기존 예능의 틀에서 확실히 벗어난 예능이다. 기존의 토크쇼는 유명인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설사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다고 하더라도 단편적인 이야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톡 투 유>는 '토크 콘서트' 등으로 다져진 김제동의 공개 토크쇼 형식을 빌려와 새로운 분위기를 내는 데 성공했다.

이런 형식이 완전히 새롭다고 할 수는 없다. 단발성이었지만 김제동은 이미 <힐링캠프>에서도 이런 포맷으로 방송을 진행한 적이 있고, 이런 형식으로 진행되는 토크 콘서트는 매년 매진 행렬 속에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톡 투 유>처럼 아예 TV로 옮겨 정규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은 이례적이다.

<톡 투 유>는 김제동이 없으면 불가능한 예능 형식이다. 방청객과 대화를 나누고 그에 대한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김제동식 토크는 다른 예능인이 갖지 못한 그만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그는 광범위한 상식과 특유의 철학을 더해 감동을 전할 줄 안다. 너무 가볍지 않으면서도 한없이 냉정한 것도 아니다. 공감이 가면서도 따뜻한 말 한마디를 던질 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그의 소통방식이다.

그동안 김제동은 TV에서 엄청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김제동은 말을 잘하는 진행자였지만, 예능은 그의 말솜씨를 확인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의 진행능력이나 재치가 훨씬 더 중요하게 평가되었다. 그러나 시험대에 놓인 그의 예능감은 트렌드에 맞는다고 할 수는 없었다.

김제동은 피드백을 주고받고 그 반응을 활용해 진행해 나가는 데 최적화된 예능인이다. 과거 <윤도현의 러브레터> 시절의 한 코너였던 '리플 달아주세요'에서 김제동이 주목받았던 것은 방청객과의 거리가 그만큼 가까웠고, 소통이 이루어졌기 떄문이었다. 어떤 사연을 읽고 그 사연에 대한 재치있는 답변을 듣는 그 순간만큼은 시청자도 방청석에 앉아 있는 관객이 되었다. 그리하여 김제동은 예능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그러나 버라이어티라면 그런 '행사용' 진행은 다소 부적절하다. 모든 게스트를 배려하는 진행을 하면서도 적재적소에 재치 있는 한마디를 던지는 것은 방청객을 상대하는 것과는 또 다른 방식이다. 김제동은 가족적이고 오픈된 공간에서 적절한 유머를 구사한다. 예능에서 그는 여전히 '레크레이션 식' 진행을 벗어나지 못했고, <힐링캠프> 같은 토크쇼에서도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 못했다.

그런 그가 대안으로 삼은 것이 '토크 콘서트'다. 그의 장점을 활용한 '토크 콘서트'에 쏟아진 호평은 예능인으로서 그가 활약하지 못할 때, 돌파구가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TV에서 김제동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김제동이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지 않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톡 투 유>에서 보인 김제동의 진행 솜씨는 '리플 달아주세요' 시절보다 한층 더 유려해졌고 깊어졌다. '걱정 말아요! 그대'라는 부제답게 이 프로그램의 최종 목표는 '힐링'이다. 그러나 남발되는 힐링 열풍 속에 연예인을 불러 과거를 해명하고 억지로 힐링을 하는 프로그램과는 분명히 다르다.

<톡 투 유>는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고민을 이야기한다. 단순히 유명인의 공감 가지 않는 과거 해명쇼가 아니라, 현재 우리들의 생각에 기인한 고민을 털어놓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토로하는 고민이 완벽하게 가공되지 않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김제동의 소통능력은 그들의 고민을 질책하고 비난하기보다는 따스히 감싸 안아주며 그들의 이야기를 더욱 진솔하게 다가올 수 있게 했다.

가공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준 것만으로도 <톡 투 유>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자신의 장기를 선보이며 날개를 단 김제동의 진행은 다음 회를 기대하게 했다. 소통의 중심에 선 김제동의 진행 능력은 독보적이었다. 그의 화술을 다시 한 번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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