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신부

박민우 신부 ⓒ 박민우


평화방송 라디오(PBC-FM) <그대에게 평화를 박민우 신부입니다>의 진행자인 박민우 신부는 가톨릭 생활 성가 앨범을 발표한 음악인이다.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는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을 각종 무대에서 선곡한 후 리믹스해서 들려주는 디제잉(DJing)도 배우고 있다.

지난 1일, 성직자 본연의 업무에도 충실히 임하면서 건전한 놀이문화가 우리 사회에 널리 정착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역동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박민우 신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라디오 진행을 1년 만에 다시 하게 되었다. 그 소감은?
"처음으로 DJ를 맡았던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을 2년 넘게 진행하면서 체력적인 문제가 생겨서 다시는 안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라디오가 주는 묘한 매력에 이끌려 다시 마이크 앞에 앉게 됐다.(웃음) 진행자나 청취자에게 전해지는 매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 심야와 낮 시간대 방송을 각각 하면서 차이점을 몸소 느낄 것 같다.
"심야 방송에선 청취자분들이 하루를 정리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목소리 톤이나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들어 갔다면, 지금 낮 프로그램에서는 나른한 오후 시간대 활력을 드리기 위해 밝고 활기차게 진행한다. 듣는 분들의 참여와 호응을 많이 끌어내려고 한다."

- 성직자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가운데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들었다.
"현대 사회는 무척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다. 성직자의 삶과 일, 내가 지금 접하는 분야도 서로 연결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인의 관심사도 정말 각양각색이다. 나 역시 다양한 현대문화를 경험하는 성직자이자 한 사람으로서, 종교나 신앙이 경직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라 삶에 평범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다수의 현대인에게 전하고 싶었다. '다양한 활동이 어떻게 하면 신앙과 접목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 다양한 활동을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음악, 미술, 패션, 헤어 디자인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 중인 분들을 연결하는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뜻이 있는 분들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통해 좋은 열매가 맺어질 수 있도록 연결고리가 되어 왔고, 앞으로도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특히 음악 분야에서는 직접 뮤지션으로도 참여했다고 들었다.
"2012년 연말, 심플리시티(Simplicity)란 3인조 가톨릭 생활 그룹의 일환으로 앨범을 냈다. 음반을 낼 수 있도록 제작비 전액을 지원해 주셨던 한 후원자를 비롯해 많은 분들께서 큰 도움을 주셨다. 현대를 살아가는 분들께 위안과 치유가 되는 자그마한 음악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고, CD나 음원을 들으신 천주교 신자들뿐만 아니라 종교생활을 하지 않는 분들로부터도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보람을 느꼈다. 음악인인 두 멤버를 포함해 각자 모두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같이 활동을 못 한지 꽤 오래됐다.(웃음)"

- 그렇다면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EDM(Electronic Dance Music)과 디제잉(DJing)에 특히 관심이 있다. 현재 홍대 인근 성당에서 임기 중인데, '홍대 문화' 하면 떠올리는 EDM을 좀 더 즐겨 듣고 더불어 디제잉도 배우면서 요즘 젊은이들이 즐기는 문화를 공유하고 그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클럽 문화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분들도 많다. 대중의 뇌리에 박힌 고정관념을 깨고, 젊은이들이 '좋은 음악'을 듣기 위해 클럽을 찾고, 그곳이 '건강하고 건전한 놀이터'라고 인식됐으면 한다.

그런 이유로 향후 다양한 무대에서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건전한 놀이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나름의 역할을 하고 싶다. '디제잉하는 신부님'이란 이야기를 들으려면 상당한 노력과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다가올 여름 캠프에서 1~2시간 정도 우리 젊은이들을 위해 지금까지 연마한 디제잉과 좋은 음악들을 들려주면 어떨까 하는 계획도 있다.(웃음)"

- 현재까지 과정과 디제잉을 배우면서 전해지는 매력이 있다면?
"EDM 장르 중 트랜스(Trance) 음악을 즐겨 듣게 되었는데, 다른 댄스 음악과는 달리 트랜스 사운드는 사람의 마음을 고취하는 독특한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여전히 어렵고 더욱 깊게 들어야 하는데, 이렇게 디제잉을 배우는데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다. 

지금까지 수개월 동안 홍대 부근 한 DJ아카데미에서 DJ 루바토 선생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있다. 디제잉에 대한 테크닉적인 학습을 넘어 EDM DJ로 일하면서 가져야 하는 소신과 철학 등 여러 이야기도 나누면서 훨씬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몇 개월간 디제잉을 배우면서 '내가 선곡한 일렉트로닉 음악에 사람들이 귀 기울이고 심취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얼마나 뿌듯할까'라는 생각을 간간이 한다. 맛집을 추천했는데 그 집의 음식에 좋은 반응을 보일 때 흐뭇해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남들을 즐겁게 해주는 일', 그게 바로 내가 본 EDM DJ의 매력이다."

- 혹시 인터뷰 후 디제잉을 해달라는 제의가 들어온다면?
"하하! 아직 배우는 과정이라 그럴 일은 만무할 거다. 앞으로 계속 실력을 연마한 후, 음악 감상과 일상의 휴식이 필요한 분들을 위한 '건전한 놀이문화의 장'이라면 기꺼이 무대에 서고 싶다."

- '건전한 문화'를 전달하고자 하는 성직자로서 향후 목표는?
"우리가 누리고 접하는 문화 중 어둡고 무거운 부류가 있다면 그것을 선한 것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 종교의 역할이자 종교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을 포함한 문화 여러 분야에 걸쳐 도전하고 배우고 익혀서 많은 사람이 건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고 싶다. 같은 문화를 누리더라도 옳은 방향으로 좋은 곳으로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종교인이자 성직자로서 해나가려 한다."

평화방송 박민우 디제잉 EDM 건전한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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