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학교> 시리즈는 1999년 처음 방영될 때부터 학교의 현실을 반영한 스토리로 큰 호응을 얻었다. 고등학생들의 이야기지만 성인에게까지 폭넓은 인기를 얻으며 성공을 거둔 <학교>는 이후 시리즈물로 만들어졌고, 2013년에는 <학교 2013>이 방영되었다.

<학교 2013>은 장나라와 최다니엘이 교사 역할을, 이종석과 김우빈이 학생 역할을 맡으며 호연을 보여주었다. 또 학교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며 학교 폭력 문제, 학부모의 치맛바람, 계약직 교사의 현실 등 학교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묘사하여 공감대 형성에 성공했다. 때문에 <학교 2013>은 수작이라는 평가를 듣기에 충분했다.

 KBS 2TV <후아유-학교 2015>의 한 장면

KBS 2TV <후아유-학교 2015>의 한 장면 ⓒ KBS


그리고 27일 <후아유-학교 2015>(이하 <후아유>)가 방영됐다. 아역배우로 시작하여 자신의 영역을 하나하나 밟아가고 있는 김소현부터 남주혁, 육성재등 주목받는 신예들이 모두 출연한 <후아유>는 첫 회부터 '왕따'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시선몰이를 계획했다.

<학교> 시리즈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이렇게 왕따를 당한다는 설정이다. 주인공 이은비(김소현 분)은 학교 폭력의 피해자로 묘사되었다. 그러나 밀가루를 맞고 생일 케이크 취급을 당한다는 설정은 다소 과해 보였다. 최근 왕따는 그 모습이 더욱 교묘해지는 모양새다. 대놓고 티가 날 수 있는 행위를 하기 보다 뒤에서 몰래 왕따 피해자를 괴롭히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물론 대놓고 왕따를 시키는 경우가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설정이 진부한 것을 뛰어넘어, 스토리 연결에서도 자연스럽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대놓고 밀가루까지 맞는 왕따 피해자가 학교 폭력의 누명까지 뒤집어쓴다는 스토리로 이어지는 부분은 어색해 보였다.

또한 이은비가 왕따를 당하는 이유가 합리적이지는 않을 수 있지만, 그 계기 정도는 충분히 설명되는 편이 드라마에서는 훨씬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밑도 끝도 없이 당하는 왕따는 자극적인 장면 이외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첫 회 <후아유>는 '학교 2015'를 부제로 사용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학교의 현실감도 떨어졌고, 이야기 구조도 <학교> 시리즈보다는 <드림하이>나 <꽃보다 남자>등에 가까웠다.

시청자가 고개를 끄덕일 만한 공감대가 <학교> 시리즈에서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하지만 아직 <후아유>는 이 공감대를 보여준 데 성공했다 보기 어렵다. 첫 회 다소 어수선한 전개라는 인상을 남긴 <후아유>가 <학교> 시리즈의아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entertainforus.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후아유 학교 2015 김소현 남주혁 육성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