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여의도 MBC 남문광장에서 수목드라마 <앵그리맘> 조강자 역의 배우 김희선이 출연진, 제작진과 함께 점심 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

21일 오후 여의도 MBC 남문광장에서 수목드라마 <앵그리맘> 조강자 역의 배우 김희선이 출연진, 제작진과 함께 점심 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 ⓒ MBC


김희선은 밥을 듬뿍 펐다. 21일 점심, 절친 배우 성룡이 마련한 밥차에서 '밥심'을 충전하는 모습에, 여배우가 아닌 사학비리에 맞서 싸우는 '화난 엄마'가 보였다.

이날 오후 여의도 MBC에서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의 최병길 PD-조강자 역의 배우 김희선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아란(김유정 분)의 '엄마'이자, 딸의 학교에 잠입한 '학생' 조방울로 액션부터 코믹까지 소화하고 있는 김희선은 "아란이에 대한 모성애, 동칠(김희원 분)에 대한 분노, 학교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까지 표현할 게 많아 복잡하지만 재밌다"고 소회를 전했다.

"<앵그리맘>을 보면 속이 시원하다"는 시청평에는 김희선의 액션 연기가 한몫하고 있다. 불의를 참지 못하던 일진 출신 조강자가 딸을 괴롭히는 아이들을 혼내주는 통쾌한 장면도 있지만, 그 상대가 명성고 재단 수장 홍상복(박영규 분)과 대권을 노리는 교육감 강수찬(박근형 분)에 이르면서 점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도 하다.

특히 명성재단의 수하이면서 과거 강자와 악연인 안동칠과 칼까지 겨누는 몸싸움을 하는 장면에는 "너무 폭력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김희선은 "사실 촬영하다가 희원이 오빠의 구둣발에 얼굴을 맞아 입 주위가 찢어져서 리얼하게 피를 흘리며 찍었다"며 "때리는 것도 맞는 것도 힘들지만, 강자에게 있어 중요한 신이었기 때문에 감독님이 욕심을 내셨고 다행히 (영상이)잘 나왔다"고 전했다.

최병길 PD는 "폭력적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아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갈 준비를 하기 위해 항상 양복을 갖고 다닌다"는 농담으로 운을 뗐다. 최 PD는 "사실 기존 드라마에서의 액션보다는 수위가 낮은 편인데도,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해서 감정이 직접적으로 전달되니까 자극적으로 받아들이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앵그리맘>에는 액션만큼이나 코믹 요소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무거운 분위기를 중화시키려고 노력했다"고 답한 최 PD는 "하지만 진짜 우리 사회의 폭력을 이야기하니까 불편해서 외면하고 싶은 시청자들도 있을 것"이라며 "강자라는 슈퍼맨이 혼자 때려 부수는 판타지가 청량감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끝난다면 이 드라마의 의미가 있을까 싶다. 후반부에 강자가 강수찬의 비리를 폭로하고 홍회장을 처단하겠지만 '그렇게 해서 진짜 (악이) 처단됐을까'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에서 조강자 역을 맡은 김희선(오른쪽)과 그의 딸 아란 역을 맡은 김유정.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에서 조강자 역을 맡은 김희선(오른쪽)과 그의 딸 아란 역을 맡은 김유정. ⓒ MBC


어두운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또 하나의 장치는 로맨스. 극 중 아들 뻘인 고복동 역의 지수와 의외의 조화에는 김희선도 "생각지 못한 케미가 나왔다"고 반색하며 "드라마를 통해 대리만족하고 있다. 나야 좋은데, 예쁘게 봐 주시니 감사하다"고 전했다. 액션은 물론 로맨스와 코미디까지 소화하는 김희선을 두고 "우리나라에도 줄리아 로버츠 같은 배우가 있었다"극찬한 최 PD는 "드라마가 망해도 김희선은 살리고 끝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며 "이렇게 좋은 배우가 지금까지 제대로 능력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엄마'로서의 모습이다. 김희선은 요즘 아란의 엄마로 사느라 실제 딸인 연아 얼굴은 "몇 달째 못봤다"고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딸처럼 느껴진다는 김유정과 바로의 스킨십 장면에서 "강자가 아닌 진짜 엄마처럼 '이노무XX가 어디다가 주둥이를!'이란 말이 나오더라"고 전한 김희선은 "모성애를 표현하는 데 과잉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16부작 <앵그리맘>은 오는 22일 오후 10시 11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앵그리맘 김희선 김유정 최병길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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